You are here

もしかして、もう他のに決めてた?

세 가지 선택지 말고 다른 걸 찾고 싶다고?
[이치노세 소라]……아, 아냐. 콜록콜록…… 왜 그런 걸 물어보는 거야?
[player]그 의상들은 예뻤고 너랑도 잘 어울렸어. 그런데도 네가 거절할 이유라면 하나밖에 없잖아…… 네가 원하는 의상이 아니기 때문이지.
[이치노세 소라]음…… 진짜 아냐……
[player]어쩌면 스스로도 자각하지 못한 거 아닐까? 괜찮다면 나한테 네가 생각하고 있는 의상을 말해 줘. 너를 더 이해해야 적절한 의견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이치노세 소라]콜록, 내가 생각하고 있는 의상은, 전체적으로 색이 화려하지 않고, 바지는 몇 군데가 찢어져서 안쪽에 금빛 피부가 보이는 의상이야. 오른쪽에 달린 기계 팔에는 녹슨 흔적을 가리기 위해 테이프가 엉망으로 붙어 있고. 또……
앳된 목소리가 귓가에 수차례 맴돌자, 소라의 묘사에 따라 어떤 그림자가 내 머릿속에서 선명하게 그려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player]프랑켄슈타인!
[이치노세 소라]어, 어떻게 알았어?
[player]그렇게 자세하게 묘사하는데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과학을 맹신하면서 계산에 빠져 살고, 고독하고 기괴하고도 복잡한 실험실에서 탄생한 괴물. 할로윈에서 이런 캐릭터가 나오는 건 조금 신선할지도 모르겠네.
[이치노세 소라]하지만 프랑켄슈타인은 멋있지도 않고, 신비롭지도 않아…… 승률은 고작 0.012%…… 콜록콜록…… 이기려면 역시 인기 있는 캐릭터가 좋을 거야.
[player]난 그렇게 생각 안 해.
[이치노세 소라]응?
[player]이런 기념일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람들한테 가장 간단한 즐거움을 주는 거야. 그리고 즐거움이라는 건 아주 다양한 요인에 의해 형성될 수 있으니까, 어떤 복잡한 수식으로도 정확한 계산이 불가능해. 고작 1%의 확률이라 해도, 충분한 가능성이 존재하는 거지.
[이치노세 소라]50% 미만의 승률로는 우승 상품을 얻기는 너무 어려울 것 같아.
[player]상품은 결과일 뿐이야, 마작처럼 승리의 '결과'를 취하는 방식엔 꼭 한 가지만 있는 게 아냐. 기념 책자라면 내가 오노데라한테 물어봐 줄 수도 있어. 오노데라는 책이랑 관련된 일이라면 다 해결할 수 있으니까.
[player]모처럼 할로윈 패션쇼에 참가하게 됐는데, 제대로 즐기지 않으면 아깝잖아. 난…… 소라의 개성이 담긴 분장이 어떤 모습일지 보고 싶어.
[이치노세 소라]……당연히 실험실에 살고 있는 그 괴물…… 프랑켄슈타인이지!
신나서 발그레해진 양쪽 볼에서 기쁨이 엿보였다. 소라는 이제 앞선 초조함을 떨쳐 내고, 나이에 어울리는 생기발랄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player]그럼, 목표가 명확해졌으니까 바로 행동으로 옮겨야지. 어디 보자, 그런 의상을 판매하는 곳이 어디 있을까?
[이치노세 소라]사실…… 이미 봐 둔 곳이 있어! 나를 따라와!
[player]천천히 해, 옷이 도망가는 것도 아니고. 천천히 가도 되잖아……
십 분 뒤, 우린 깨비깨비 옷가게으로 돌아왔다. 아까 그 점원은 피에로 의상으로 갈아입고 있었다. 점원은 우리를 보자 '역시'라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player]"또 만나게 될 것 같다"라는 말이 진짜였네요. 우리가 다시 돌아올 걸 이미 알고 있었던 건가요?
[이치노세 소라]그 의상이 이쯤 있었던 것 같은데…… 아, 찾았다!
소라는 구석으로 달려가, 옷더미 사이에서 자신이 원하던 그 의상을 찾고 있었다. 너무 빨라서 점원이 말릴 틈도 없었다. 아까 소라가 구석을 흘깃 쳐다보던 눈빛으로 보면, 여기는 이미 몇 번이나 생각하던 장소였을 것이다.
어쩌면…… 소라는 내가 말하지 않았어도 여기로 돌아와 결국 원하던 것을 골랐을지도 모른다.
[점원]어라라, 이 의상을 고르실 건가요 손님? 좀 예상 밖이네요~ 최근 몇 년간 아오츠유 중학교의 할로윈 패션쇼 우승자들은 모두 드라큘라나 강시를 골랐거든요. 그래도 이런 새로운 느낌도 나쁘진 않겠네요.
[player]점원님도 패션쇼에 대해서 알고 있어요?
[점원]저희의 고객은 éternité만 있는 게 아니랍니다. '깨비깨비'는 아오츠유 중학교 선생님들께도 할로윈 의상을 제공하고 있어요.
[player]선생님들께 제공하는 의상에, 절 놀라게 만들었던 그 의상도 있는 건 아니죠?
[점원]어라~ 학생분들께서 놀랐을 때, 손님과 같은 반응이 나오지만 않았으면 좋겠단 말밖엔 못하겠네요~
침묵, 그건 오늘 밤의 혼천 신사였다.
나는 조용히 고개를 돌리고, 아오츠유 중학교 패션쇼에 참가하는 학생들을 위해 기도했다.
[이치노세 소라]뭔가…… 빠진 것 같은데?
[점원]프랑켄슈타인 의상만으론 확실히 뭔가 아쉽네요. 액세서리를 조금 추가해 보는 걸 추천드려요. 손목에 얇은 은색 체인을 달아보는 게 어떨까요? 추가 비용은 받지 않을게요.
[이치노세 소라]그건 어울리지 않아요. 프랑켄슈타인은 고독을 두려워하죠. 무심한 그의 모습은, 그저 자신의 부드러운 내심을 숨기기 위한 것이니까요.
[점원]그럼 잭오랜턴은 어떨까요? 따듯한 불빛이 캐릭터를 더 생기있게 만들어 줄 거예요.
[이치노세 소라]귀엽게 생긴 랜턴도 있나요? 만약 프랑켄슈타인이 실존했다면, 할로윈 데이는 분명 그가 가장 좋아하는 날일 거예요. 이날만은 아무런 위화감 없이 사람들 사이에 섞일 수 있으니까요.
[점원]일단 할로윈 랜턴이 '귀여운'이 어울릴지도 모르겠는데, 제 짧은 식견으로 보자면…… 랜턴과 프랑켄슈타인 사이에는 꽤 거리가 있어 보이네요, 손님.
[이치노세 소라]콜록콜록, 프랑켄슈타인의 외모와 내면의 대비를 잘 표현해 낼 방법이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