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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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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라고 하면 어떤 키워드가 연상되는가?
매혹? 요염함? 여우불? 교활함? 음흉함? 의심?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단어를 떠올릴 것이다. 백과사전에도 "정처없이 떠돌며, 교활하게 군다." 라고 적혀 있다.
에인은 코웃음을 쳤다. 태어날 때부터 마을의 후계자로 여겨졌던 에인은 부족에서 인정하는 명랑하고 세심하며 부드러운 소년이었다. 여우라는 이유로 이러한 편견을 받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마을에서 떠나 먼 곳에서 자신의 사냥터를 찾아 떠날 때, 마을 밖 세계의 사람들이 에인에게 편견 섞인 말을 던졌다.
"조심해", "그에게서 떨어져", "분명 나쁜 일을 하러 왔을 거야." ……에인의 주변에는 항상 그런 말이 맴돌았다. 심지어 에인은 그저 웃으며 길을 물으려 했을 뿐이었는데도 말
이다.
이렇듯 반복되는 처사는 여우를 화나게 만들었지만, 에인은 자신이 다른 사람의 시선을 바꿀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으므로, 경계 섞인 눈빛을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
다.
"실례합니다만, 지하철로 가려면 어디로 가야 하나요?" 에인은 편의점 직원에게 물으며, 양손을 가슴 앞에 얹고 상대방의 시야에 모든 것을 들어오게 만들어 불필요한 추측을
낳지 않도록 행동했다.
이어서 눈앞의 여우가 소란을 피우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든 점원은, 에인에게 다가와 질문에 대답을 해 주려고 했다.
하지만 의외의 사건은 종종 의외의 시간에 벌어지는 법이다. 갑자기 한가로운 편의점에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울려퍼졌다. 청년 한 명이 자신의 가방을 뒤적이며 크게 외쳤다. "지갑! 내 지갑이 없어졌어!"
그리고 그와 동시에 편의점에 있던 사람들이 에인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마치 괴물을 보는 듯한 눈빛으로 에인을 쳐다보았고, 심지어 한 명은 핸드폰을 꺼내 경찰에
신고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편의점 안에 있던 손님 전부가, 여우가 가게에 들어온 이후로 누구와도 접촉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성격이 제아무리 좋다고 해도 더이상은 참을 수 없었다. 에인은 눈썹을 찌푸리며 사람들에게 소리를 쳤다. "난 아냐."
"그건 모를 일이지." 지갑을 잃어버린 청년은 씩씩거리며 에인을 쳐다보았다. "넌 여우잖아? 속임수를 썼을지도 몰라! 당당하면 몸 수색을 하게 해 주던가?!"
"결백을 증명하려면 이게 가장 빠르지."
"지갑을 훔치지 않았다면, 거절할 이유도 없잖아?"
"우리가 의심이 많은 거라고 탓해선 안돼. 우리 도시엔 여우가 벌인 소매치기 사건이 많이 발생하니까 말이야……"
에인이 청년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죄를 인정하는 거나 마찬가지라며, 편의점에 있던 사람들은 각자 열렬히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있었다.
에인은 꽉 쥐었던 주먹을 풀고, 반복해서 심호흡을 하며 의심하거나 경멸하는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이들에게 답했다. "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가게 안에 있는 사람들 모두
가 용의자 아닌가요? 그렇다면 모두가 점원의 몸 수색을 받아야만 하겠죠. 제 말이 틀렸나요?"
………………
한순간 공기가 얼어붙은 듯했다. 몸 수색이 지나친 요구라는 걸 깨달은 사람들은 슬슬 반대하는 표정을 내비치기 시작했다.
지갑 도난 사건은 교착 상태에 빠졌고, 편의점 안에는 지갑을 잃어버린 청년의 거친 숨소리만이 들려왔다.
얼마쯤 지났을까, 눈썰미가 좋은 손님 한 명이 선반 아래에 떨어진 지갑을 발견했다. 주변에 떨어진 지폐들의 흔적이 실수로 떨어뜨렸다는 것을 증명해 주고 있었다.
에인을 에워싸고 있던 사람들이 사라지자, 점원은 긴장된 분위기를 풀려는 듯 활기차게 인사를 건넸다.
이번 만큼은 에인도 가볍게 넘길 수 없었다.
"거기 너," 에인은 편의점에서 나가려는 청년을 불러 세웠다. "사과해."
"뭐라고?"
"나한테 사과해야 하지 않겠어? 날 의심한 거랑 몸 수색을 요구한 것도, 전부 무례한 행동이었잖아?"
청년은 반박하려고 했다. "그건 네가 여우니까……"
"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그건 세 살 먹은 꼬맹이도 아는 진리라고." 에인은 물러서지 않았다. "여우든, 사람이든 마찬가지야. 좋은 사람도 나쁜 사람도 있는
법이지."
말문이 막힌 청년의 얼굴은 새빨개지고 말았다. 아까 전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편의점 점원은, 이번엔 먼저 에인에게 말을 걸었다. "선생님, 지하철 역으로 가시는 거죠? 그러면……"
"아니요." 에인은 실망한 눈으로 바라본 뒤 고개를 저었다. "기차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주시겠어요? 이제 그만 다음 도시로 가고 싶어서요."
에인은 문든 어젯밤 티비의 광고에 나왔던, 극동에 위치한 '이한시'라는 이름의 미스테리한 도시가 생각났다.
그래, 다음 목적지는 이한시로 정하자. '삼라만상'이라 불리는 도시답게 날 실망시키진 않았으면 좋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