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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맥주

物語: 
雀士: 
絆レベル: 

뜨거운 햇빛 아래, 나데시코는 성큼성큼 마트의 주차장으로 들어가 품에 안고 있던 차가운 맥주를 오토바이 뒷좌석에 실었다. 이어서 나데시코가 오토바이에 오르려던 순간, 무언가가 그녀의 허벅지를 향해 달려들었다.
고개를 숙여 내려다 보니, 그곳엔 불안한 표정의 어린 소녀가 큰 눈을 뜬 채 나데시코를 바라보고 있었다.
"응?"
"…… 흑…… 엄마가 아니야…… 으앙~~!!!"
아이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자, 나데시코는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뒤, 나데시코는 불안에 휩싸여 울고 있던 그 어린 소녀를, 마트 근처에서 아이를 애타게 찾고 있던 젊은 부부에게 간신히 데려다 줄 수 있었다.
나데시코는 계속되는 감사 인사를 뒤로하고 서둘러 주차장으로 돌아왔지만, 차가웠던 맥주는 이미 예상대로 미지근해져버렸다.
나데시코는 골치가 아픈 듯 고개를 들곤, 멀리서 뜨거운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아스팔트 도로를 바라보았다.
식사 전에 시원한 맥주를 사다 달라는 아버지의 심부름을 하러 나왔을 뿐이었는데, 오늘은 어쩐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집 근처에 있는 편의점은 문을 닫았고, 좀 더 먼 거리에 있는 가게는 하필 맥주가 다 떨어졌다. 그래서 오토바이를 타고 이 먼 곳에 있는 마트까지 왔으니 드디어 임무를 완수할 줄 알았는데, 방금 전과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만 것이다……
오늘은 꽝이다.
'됐다, 일단 돌아가자. 냉장고에 넣어 두면 금방 시원해지겠지……' 나데시코는 마음속으로 자신을 위로하며, 오토바이를 타곤 집으로 향했다.
삼십 분 후, 나데시코가 집에 돌아왔을 때는 더위로 인해 이미 땀에 흠뻑 젖어있었고, 이런 그녀를 반기는것은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는 냉장고였다. 냉장고에 맥주를 넣으려던 나데시코의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손에 들려 있던 맥주캔은 점차 찌그러져 가고 있었다.
이런 나데시코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버지는 음식을 들고 주방에서 흥겹게 걸어 나오셨다.
"아, 냉장고에 좀 문제가 생겼는데, 일단 신경 쓰지 마. 식은 맥주도 나름 마실 만하니까. 근데 너도 이제 스무 살이니, 이 아버지랑 같이 한잔하는 건 어떠냐?"
가뜩이나 차가워 보이는 소녀의 이목구비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며, 얼굴에 서늘한 미소가 띠어졌다.
"아빠는 늘 차가운 맥주만 마셨지?"
"하하하, 그렇지. 근데…… 응? 나데시코?"
부엌은 이미 냉장고 수리 현장이 되어 있었고, 불똥이 사방으로 튀고 있었다.
그 현장을 멍하게 쳐다보던 아버지는 크게 한번 웃고는, 소매를 걷으며 나데시코를 돕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딸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었다. 맥주 심부름은 그저 일상적인 '임무'에 불과했지만, 나데시코는 아까의 우여곡절을 겪자 갑자기 승부욕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어떤 일이든 도전으로 인식되기 시작하면, 나데시코에게 있어서 그것은 보통 일이 아니게 되어 버린다.
몇 시간 후, 냉장고 수리를 마친 나데시코는 다시 맥주를 냉장고에 넣었지만, 나데시코의 아버지는 이미 '식은 맥주'와 함께 배를 채우고 이미 소파에서 코를 골고 계셨다.
이어서 한밤중, 소파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나데시코는 알람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뻐근한 어깨를 어루만지며 냉장고의 문을 열자 시원한 바람이 뿜어져 나왔다. 나데시코는 꽤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차가운 맥주 한 캔을 꺼내곤, 이미 다 비워진 아버지의 캔에 건배한 뒤 맥주를 들이켰다.
풍성한 거품이 입으로 들어가자, 청량한 탄산 기포와 맥아의 감미로운 향이 섞여 입안에서 소용돌이쳤다. 맥주가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순간, 상쾌한 느낌이 뇌를 강타하며 하루의 피로를 순식간에 씻어내었고, 온몸은 곧 성취감과 만족감에 휩싸였다.
……흐응, 의외로 괜찮네.
입술을 할짝거리던 나데시코는 그 순간, 아버지께서 맥주에 빠진 이유를 조금은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