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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함

category story ending Body bond level
니노미야 하나 스토리의 조용함 조용함 조용하다와 같은 평가, 어린 아이에게 있어 이것은 칭찬일까?
만약 그렇다면, 어릴 적의 니노미야 하나는 어른들이 보기에 말을 잘 듣는 착한 아이였을 것이다.
유치원 시절, 봄 소풍을 간 하나는 친구들과 숨바꼭질을 한 적이 있었다. 하나는 숨는 재주가 뛰어나서, 놀이가 끝난 뒤에 친구들이 하나의 존재를 잊어버릴 정도였다.
선생님이 한명 한명 이름을 부를 때가 되어서야 무언가 잘못 된 걸 깨닫고, 다급하게 사방을 다 찾아 다니고서야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서 쿨쿨 잠에 빠져있는 하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정말이지…… 혼자 이런 곳에 숨어 있었다니, 무섭지도 않은 거니?"
니노미야 하나의 기억으론, 두려운 감정은 없는 듯했다, 단지 약간의 실망이 있었을 뿐.
하나는 원래 동화책 속 공주님을 꿈꾸고 있었다. 사악한 추종자들을 피해 나무숲에 숨어, 왕자님의 도움을 기다리는 그런 존재 말이다. 하지만 눈을 떠보니 하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건 꾸짖는 얼굴을 한 선생님이었고, 하나는 눈을 비비며 고개를 숙이곤 "죄송합니다"를 말할 뿐이었다.
"여기서 이렇게 세상 모르고 자고 있었는데도 아무 일도 안 일어난 게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네가 너무 조용해서 아무도 널 발견하지 못한 게 대단하다고
해야 할까?"
그리고 수 년 후, 하나는 선생님께서 무심코 던졌던 그 말이 그야말로 저주와도 같았다고 회상했다. 하나는 점점 더 '조용'해져 갔고, 일상에서도 주변 사람들에게 쉽게 잊혀지는 아이가 되었던 것이다.
초등학교 3학년, 무대 연극을 할 때였다. 니노미야 하나는 기획된 연극이 자신이 매우 좋아하는 연극이란 사실을 미리 알았고, 이 때문에 며칠 밤 동안 이불 속에서 손전등을 켜고 대사를 외웠었다. 그리고 무대에 오를 사람을 뽑는 날, 하나는 흥분에 겨워선 손을 높이 들고선 온 마음을 다해 외쳤다.
"여주인공 하고 싶어요!"
하지만 하나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원하는 바를 표출하든, 하나에게 향하는 눈길은 없었다. 그 후 하나는 입술을 삐죽이며 친구들에게 자신이 무시당했다며 하소연했는데, 친구들은 오히려 의문스러운 투로 되물었다. "너, 정말로 손들었어?"
그때 니노미야 하나는 다른 친구들이 자신을 놀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한동안 우울에 빠졌었다. 하지만 공연 당일, 여주인공으로 선택된…… 후지타 카나가 무대에
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며, 내심 내키지는 않았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조명 아래에서 빛나는 그 모습이, 사실은 자신보다 주인공에 훨씬 어울린다는 것을.
하나 자신조차도 동화책에서 빠져나온 듯한 그 귀여운 모습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하나는 심지어, 그날 자신이 정말 큰 목소리로 여주인공이 되고 싶다며 말하기는 했었는지 의구심마저 들었다, 어쩌면 모두가 후지타 카나를 선택한 걸 보고, 자신 역시도 흐름에 따라 그녀에게 투표해 버렸던 것은 아닐까? 자신은 그저 비참한 패배를 인정하기 싫었을 뿐이고, 사실은 "난 이미 노력했어, 단지 모두가 더 나은 선택을 했을 뿐인 거야."라는 말로 자신을 속이고 있던 것일지도 모른다.
"난 정말로, 내가 그렇게까지 용감하다고 생각한 걸까?"
하나는 몰랐다, 만일 가능하다면, 하나는 자신이 노력했다고 믿고 싶었다……
하지만 그날의 추억엔 나쁜 일만 있었던 건 아니었다. 하나는 '나무'역할을 소화한 뒤 최우수 노력상을 받을 수 있었다. 하나는 연극 내내 전혀 미동도 없이 역할을 수행해 냈고, 무대에서 완벽한 배경이 되어 주었다. 이것은 그 나이대의 아이에겐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축하해, 하나쨩! 정말 대단한걸! 그렇게나 오래 서 있었는데 안 힘들었어?" '여주인공'이 진심으로 감탄하는 말을 듣자, 하나는 복잡한 심정으로 손에 들려진 상장을 바라보았다.
"……에이, 상을 받는 것보단, 여주인공이 더 되고 싶은데." 하나는 마음속으로 작게 한숨을 쉬었다.
絆レベル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