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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상치 않은 어린 관객

物語: 
絆レベル: 

이한시 중심의 상가 건물 옥상에서는 정기적으로 히어로 쇼가 열린다.
"힘들어 죽겠네……" 공연이 끝나자 악당을 연기한 K 씨는 홀가분하게 무대 뒤로 돌아왔다, 그는 오늘 무대에서 '커다란 트러블'을 만나게 될 거란 사실을 예상치 못했다.
바로 방금 전, "우리를 잡으려는 건 히어로를 속여서 나오게 만들기 위해서야! 악당의 뜻대로 되게 놔둘 수 없어!"라는 외침이 흘러나오자, 한 꼬마 소녀를 필두로 무대 위에
있던 아이들은 대본을 무시한 채 악당들과 눈싸움을 하기 시작했다. 결국 악당들이 어떤 위협을 하든, 아이들은 히어로를 무대 위로 불러내지 않았다.
때문에 K 씨는 어쩔 수 없이 아이들 쪽에 섞여들어 조용한 목소리로 좀 도와달라고 부탁했고, 끝나고 나면 사탕을 주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하지만 이런 '사탕발림' 역시도 아
이들에게는 함정으로 여겨져 거절을 당하고 말았다.
수습이 되질 않자, 히어로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었다!"라는 대사를 크게 외치며 억지로 등장할 수밖에 없었다. 이어서 악당들도 이에 맞춰 돌진하였고, 결국 히어로에게 공
격당해 땅에 쓰러지며 단숨에 극을 끝냈다. 그렇게 다행히 오늘의 히어로 쇼를 망치지 않을 수 있었다……
공연이 끝나고 답답한 열기가 가득한 탈을 벗으려 하던 K 씨는, 순간 뒤에서 누군가가 잡아당기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뒤돌아보니 활기 가득한 어느 노란색 무언가가 눈에 들
어왔다. 눈앞에는 노란머리의 꼬마 소녀가 있었고, 그 소녀는 바로 방금 전 아이들을 이끌고 그에게 대항했던 바로 그 '커다란 트러블'의 주인공이었다.
그는 이 꼬마 소녀를 알고 있었다. 그녀는 바로 그의 집 근처에 살고 있는 초등학교 3학년짜리 학생, 시라이시 나나였다. 이 꼬마 소녀의 인사는 항상 기운이 넘치고 인상적이
었다.
"방금 전엔 엄청 불쌍했어, 그러니까 이거 줄게." 시라이시 나나는 그렇게 말하며 초콜릿 한 조각을 건넸다.
"방금……" K 씨는 잠시 멍을 때리고 난 뒤에야, 이게 무슨 일인지 알아채고 반응할 수 있었다.
공연이 끝날 무렵, 장난기 많은 아이들은 잔뜩 신이 나 쓰러져 있는 악당에게 주먹을 휘두르며 "확인사살"을 가했다. K 씨와 그의 동료들은 이미 습관이 되어, 프로그램을 보존
하기 위해 그러려니 하던 상황이었다.
"멈춰!" 그때 의외의 상황이 발생했다. 바로 아이들을 이끌고 악당들을 난처하게 만들었던 시라이시 나나가 오히려 아이들 앞을 막아서며, "항복한 사람을 괴롭히는 건 비겁하
지 않아?!"라고 외친 것이다.
아이들은 옆에서 지켜보던 히어로가 엄지를 치켜들자 주먹을 거둬들였다. K 씨와 일행들 역시도 엄지를 들어올렸다. 악당의 탈이 두껍긴 했지만 얻어맞는 게 즐거운 사람은 분
명 없을 것이다.
"히어로랑 사진을 안 찍고 악당을 위로하러 온다고? 특이한 아이네." K 씨는 투덜거리긴 했지만 내심 한 가닥의 따듯한 위로를 느꼈다. 악당을 연기한 지는 오래되었지만, 아이
에게 위로를 받아 본 것은 처음이었다. "흐흥, 내가 배를 채우고 힘을 회복하면, 그 녀석은 끝장이다, 어때? 무섭지?"
"무섭지 않거든? 너희들은 항상 지잖아." 시라이시 나나는 천진난만하게 비웃듯이 말했다. "어차피 계획은 실패할테니까 너희들은 역시 나쁜 짓을 안 하는 게 좋겠어."
하지만 당연히 그럴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지 않으면 히어로 쇼는 어떻게 되겠는가. 하지만 직업 의식을 지키기 위해 K 씨는 이 모든 게 연출된 거라고는 차마 대답할 수 없
었다. 분명 꼬마 아이들의 꿈이 무너질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생각 끝에, 그는 아이를 놀리려는 마음과 함께 비밀스러운 듯이 말했다. "순진한 녀석, 우리의 뒤에는 엄청나게 사악한 존재가 우릴 다스리고 있다……" 이후 긴장한 시라이시 나
나의 안색을 보자, K 씨는 억지로 웃음을 참으며 한발 더 나아가 목소리를 깔았다.
"일…… 일은 우리가 악행을 벌이게 만들지! 일은 사람을 타락시켜! 일은 만악의 근원이야! 일은 우리 악당들의 존재 이유다!"
"일……" 시라이시 나나는 혼자 중얼거리며 순간 깨달음을 얻었다, 악당의 말이 그녀의 오랜 의혹을 풀어 주었던 것이다. 어째서 TV 속 슈퍼 히어로는 직업이 없을까, 그는 하루
종일 악당들을 때려눕힐 만한 시간이 남아돈다, 결국 일은 사악한 것이었다! 히어로는 직업이 없기 때문에 정의를 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날, 시라이시 나나는 자신이 엄청난 깨우침을 얻었다고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