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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응 속도를 보는 '칼리갈리'

칼리갈리는 플레이어가 과일이 인쇄된 카드를 순서대로 뒤집으며, 같은 과일의 숫자가 5가 될 때 테이블 위에 놓인 종을 먼저 누르는 사람이 승리를 거두는 게임이다. 치오리가 마작에선 마왕이나 마찬가지긴 해도, 일상 생활에서는 오히려 어수룩한 모습을 자주 보여 주곤 한다. 빠른 반응 속도를 요구하는 게임을 선택한다면 치오리에게 이길 수 있을 게 분명하다. [player]나는 칼리갈리를 선택하겠어! 예상대로, 칼리갈리를 선택했다는 말을 듣자마자 치오리의 표정이 구겨지기 시작했다. [미카미 치오리]……쳇, 날 따라다니면서 약점을 찾아냈구나. [player]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들 하지. 안 봐 줄 거니까, 각오하도록 해. 예상했던 대로, 게임이 시작되자 치오리의 어수룩한 속성이 발동했다. 치오리는 테이블 위에 놓인 과일의 수를 열심히 지켜 보았지만, 번번이 나에게 선수를 빼앗기고 말았다. 땡! 난 세 번째로 벨을 누르고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치오리의 카드를 가져갔다. 텅 빈 테이블을 바라본 후, 눈을 깜빡인 후에야 테이블에 같은 과일의 숫자가 5개였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치오리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날 쳐다봤다. [미카미 치오리]아직 안 끝났어! 계속 해! [player]물론이지. 게임이 다시 시작되자, 우리는 온 정신을 집중해 카드를 뒤집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테이블 위에 같은 과일의 숫자가 5개가 된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내가 벨을 누르려던 찰나…… [미카미 치오리]우와앗! 저거 봐, 저게 뭐야! 치오리가 갑자기 내 등 뒤를 가리키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player]뭐? ……어이쿠. 나보다 손이 느리다고 해서 이런 얕은 속임수 따위를 쓰다니. 그게 나한테 통할 거라고 생각한 건가? [미카미 치오리]빠, 빨리 보란 말이야! 진짜로 뭐가 있단 말이야! 내 손이 벨에 점점 더 가까워질수록, 치오리는 더욱더 과장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말을 믿게 하려고 애를 썼다. 심지어 눈동자에는 작은 '진주'가 생기기까지…… 정말이지 너무 귀엽잖아! 근데 설마, 이기기 위해서 이렇게까지 한다고? 아니지, 분명 룰에는 이런 행위를 하면 안 된다곤 쓰여 있지 않았으니…… 순간, 나는 살짝 흔들리고 말았다…… 치오리의 귀여운 '연극'을 그만하게 만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