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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다운 행동이다

jyans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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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다운 행동이다 [player]정말 조셉 너다운 행동이야. [조셉]그렇지~ 힘들게 수집한 보물들을 다른 사람에게 줘 버리는 건 나 같은 바보만 가능한 일이겠지. [player]잠깐, 그런 의도로 말한 건 아냐. 넌 막 나가는 것 같아 보이긴 하지만, 바보 같지는 않다고. 난 그저 네 포부에 감탄했을 뿐이야. [player]너는 마작을 할 때 남에게 도움이 되는 패를 잡아 두는 걸 싫어했지, 다른 사람이 무언가를 원하면 그 패를 내어 주기 위해서 말이야. 내 생각엔 이것도 같은 맥락이야. 다른 사람이 좋다고 하면, 너는 그걸 주어서 덕을 쌓으려고 하는 것 같아. [조셉]하하하! 나를 정말 잘 아는군! My Friend! 맞아, 좋아하는 사람이 보물들을 소중히 여겨 주기만 한다면, 얼마든지 내어 줄 수 있지. [player]가치를 떠나서, 힘들게 찾아낸 것들이니까, 만약 나라면 너처럼 망설임 없이 내어 주지는 못했을 거야. [조셉]확실히, 이 사진 속의 물건들은 나한테 값을 매길 수 없는 보물들이지. 만약 내어 줄 때 일말의 망설임도 없었다고 한다면, 그건 거짓이겠군. [조셉]하지만 이미 나는 소유의 즐거움을 충분히 만끽했어. 이런 기쁨을 다른 사람에게 나눠 줄 수만 있다면, 하지 않을 이유도 없지. 게다가 이렇게 하니 보물들에게 귀속되지 않게 됐고 말이야. [player]귀속된다고? [player]보물에 귀속된다니…… 이상한 말인데? 네가 보물들을 소유했다고 해야 맞는 거 아닌가? [조셉]다른 사람이 보기엔 과거의 영광을 상징하는 보물들에 둘러싸인 내 모습이 부러울지도 모르겠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보물이 내 삶을 서서히 잠식해 오고 있었던 거야. 내가 욕심을 내기 시작한 뒤로, 보물은 계속해서 쌓여갔고, 나중에는 보물이 너무 많아져 발 디딜 틈조차도 없게 되었지. [player]정말 힘들었겠어. 다니는 것도 불편할거고, 뭘 하든 조심스러웠을 테니까 말이야. [조셉]방금 얘기한 건 물리적인 문제에 불과해. 나를 진짜 힘들게 했던 건, 정신적인 문제들이었지. 아마 너는 상상하기 힘들겠지만, 나는 한동안 탐험에 흥미를 잃었던 적이 있어. [조셉]육체적인 피로함도 역시 원인 중 하나였지만… 가장 결정적인 건, 어느샌가 탐험에서 신선함을 느낄 수가 없게 되었다는 거야. 당시 나는 뭘 해야 할지 몰랐고, 뭘 해도 무미건조하게만 느껴졌어. [player]……상상이 안 돼. 사람은 겪어 보지 않은 장면을 떠올리기란 쉽지 않다. 나는 이토록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남자가 의기소침해진 모습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조셉이 탐험에 싫증을 느꼈다니…… 말도 안 되는군.) [조셉]상상하기 힘들겠지. 나조차도 스스로가 탐험에 싫증을 느끼게 될 줄은 몰랐으니까. 영원히 탐험을 즐길 수 있을 줄만 알았지. 하지만 현실은 일 년 가까이 집안에 틀어박혀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 [조셉]정말 막막했던 시간이었어. 무슨 문제인지조차도 알 수 없었지. 정신적으로 병들었다는 사실 외에는 말이야. [조셉]정말 막막했던 시간이었어. 무슨 문제인지조차도 알 수 없었지. 정신적으로 병들었다는 사실 외에는 말이야. [조셉]의사는 잡생각을 자제하고, 다른 취미들을 해 보라고 했어. 하지만 나는 그 말이 틀리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따르려 하지 않았지. [조셉]난 오기가 생겼어. 무엇이 이토록 탐험을 싫증나도록 만든 것인지 알고 싶어졌거든. 그리고는 원인을 찾기 위해, 우선 내가 사랑했던 것들과 제대로 작별해 보기로 했어. [조셉]그렇게 내가 정신적으로 방황하고 있을 때,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가 찾아왔지…… 어느 날 오후, 두 사람은 식사를 하며 탐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조셉이 밖을 나간 지가 오래되었기에 꺼낼 수 있는 이야기는 옛날 탐험 얘기들 뿐이었지만, 그조차도 오랜 친구는 매우 흥미롭고 놀랍게 들어주었다. 이야기꽃이 피면서 조셉은 독특한 문양의 장식품을 꺼내어 친구의 손에 들려주었고, 친구는 그 장식품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나머지 손에서 내려놓질 못했다. 친구가 그 물건을 너무도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아, 조셉은 내친김에 선물로 주겠다고 했다. 친구는 조셉이 보물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듯한 모습에 불만을 토로했지만, 조셉은 생일 선물을 미리 주는 것이라며 "소중하기에 그렇다"라는 말을 하곤 미소를 지었다. 친구는 어딘가 못마땅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떠났지만, 조셉은 떠나는 친구의 뒷모습에서 허리춤에 걸린 장식품을 보고는 흡족해했다. 친구의 모습이 사라지자, 조셉의 마음속에 희미하게 남아 있던 물건에 대한 집착도 사라졌다. '아쉬울 것도 없지, 나중에 더 좋은 보물을 발견할지도 모를 일이니까.' 이런 생각이 스치자, 조셉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듯했다. [조셉]그러고 나니까 갑자기, 정말 갑작스럽게 무언가를 깨달았어. [조셉]돌아와서 내 소장품들을 다시 보니까, 그 물건들이 거추장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했어. 단순히 싫어졌다거나 하는 느낌이 아니라, 갑자기 '내 삶이 그것들에 묻혀 있었구나'하는 묘한 느낌이었지. 조셉은 예전에 보았던 책에서 어떤 떠돌이 신사가 한 말을 떠올렸다. 사람들은 항상 자신이 무언가를 지배하고 있다 여기지만, 자신이 지배를 당하고 있는 줄은 모르지. 조셉은 이 신사의 오만한 태도에는 부정적이었지만, 그가 말한 몇 마디는 지금의 조셉에게 미묘한 동질감을 안겨주었다. 추억은 훗날 목적지를 향한 여정에 걸림돌이 되고, 이내 과거를 침범한다. [조셉]나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닫게 되었지…… 나를 기다리고 있는 미래의 모험들을 위해, 어쩌면 적당한 작별을 준비해야 할지 모른다고. 이후 밤을 새운 조셉은 보물들을 챙겨 집을 나섰다. 어떤 물건들은 친구들에게 선물하고, 어떤 물건들은 시장에 내놓고 누군가 가져가 주길 기다렸다. [조셉]Yes~ 어느날 한가해서 영화를 다시 돌려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알게 됐어…… 여기 이 엑스트라 배우, 어디서 본 것 같지 않아? [조셉]가격은 신경 쓰지 않았어. 그 사람이 그저 그 물건에 어울리기만 한다면, 그냥 줘도 상관없었지. 이 나라의 속담처럼, 사람과 사물 간의 인연을 중요하게 생각한 거야. 비워낸 만큼 집도 차차 넓어졌고, 결국에는 텅 비어 보일 정도가 되었다. [조셉]굉장히 힘든 선택이었어. 스스로 "바보 같은 짓을 하는 건 아닐까?"라며 수없이 되묻곤 했지. [조셉]마지막엔 텅 빈 집을 둘러보며 익숙했던 뜨거운 감정이 솟구쳐 오르는 걸 느꼈고, 이 모든 게 가치 있는 일이라는 확신이 들었어…… Fire. 나를 탐험의 길로 떠민 그 뜨거운 무언가가 다시 타오르고 있는 느낌이었지…… 그는 더 이상 눈에 보이는 '추억'에 속박되지 않았다. 그가 있던 그곳은 이제 완전히 새로운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그는 탐험 이야기들을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새로 발견한 보물들을 연이 닿는 이들에게 나눠 주게 되었다. 그것을 우정의 연결고리로 삼으며…… [조셉]아무것도 소유하지 않고 나서야 나는 비로소 현재와 과거를 저울질하지 않을 수 있었고, 그래야만 앞으로 계속 나아갈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 [player]……네 말은, 보물들을 계속 가지고 있으면 새로운 보물을 찾아도 이미 비슷한 게 있기 때문에 새롭다는 감정을 느낄 수 없게 된다는 거야? [조셉]그런 셈이지. 보물을 찾고자 하는 마음은 곧 탐험을 떠나게 만드는 동기야. 개인적인 이유로 보물들에 대한 열정이나 자연에 대한 경의를 잃을 수는 없어. 그건 일종의 오만이거든. 그리고 나는 이런 동기에 갈증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지. 그 갈증들이야말로 내게 새로움을 가져다줄 테니 말이야. [조셉]난 모든 물건을 '유일무이'하게 볼 능력은 없어. 그렇다면 '작별'이라는 바보 같은 방법을 써서라도, 적어도 스스로에게만이라도 그것들을 '유일'하게 만드는 수밖에. 모든 만남에 설렘과 기쁨이 가득하게끔 말이야. 이야기를 듣고 난 후, 난 이제서야 이 남자에 대해 알게 되었다고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