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here

자유의 표지판

物語: 
雀士: 
絆レベル: 

"어이, 듣고 있어?"
나데시코의 말에 무전기는 그저 지직거리는 소리로 회답하며, 나데시코가 통신 범위를 벗어났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고 있었다.
손목시계의 시간으로 보아, 나데시코는 한동안 프리 라이딩을 한 모양이다. 이제 곧 국도 옆 보급소로 가 이번 투어를 함께한 팀원들과 합류해야 했다.
하지만 내비게이션 신호가 약해지는 예상 밖의 상황이 발생하며, 실수로 길을 잘못 들어 버렸다.
나데시코는 다시 한번 팀원들과 연락을 해 봤지만, 결국 아무런 대답을 듣지 못한 채 곧 무전기를 내려놓았다.
나데시코의 오토바이는 초목이 무성한 산길 어딘가에 조용히 멈춰 서 있었다. 오토바이의 금속 바디와 주변의 풍경은 이질감이 느껴져, 나데시코와 오토바이를 '불청객'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비록 이들은 다른 영역의 것들이긴 했지만, 이곳의 산들은 그것조차 포용하며 받아들였다.
흙과 풀의 향기를 머금은 선선한 산바람이 마음을 파고든다. 눈을 가늘게 뜨고 주변을 살펴보니, 나데시코는 곧 자신이 있는 곳이 어떤 곳인지 알게 되었다. 이곳은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길이긴 했지만, 아직 내비게이션에 업데이트가 되어 있지 않은 '야생의 길'일 것이다.
출발 전, 팀의 책임자가 안전교육을 하며 말했었다, '야생의 길'을 마주하는 건 야외 라이딩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위험한 상황' 중 하나라고 말이다. 다시 말해, 길을 잘못 들어 코스에서 이탈한 뒤, 내비게이션에도 나오지 않는 길에 들어서게 되는 경우를 뜻하는 것이었다.
이 경우는 길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없기에, 깊숙이 들어갔을 땐 위험해질 가능성이 컸다.
후, 그렇게 생각하니 정말……
짜릿한걸!
나데시코는 기대에 찬 눈빛을 발사하며, 다시 오토바이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엔진의 낮은 굉음은 나데시코의 감정에 호응하는 듯했고, 마침내 열이 오른 사냥터처럼 나데시코와 오토바이는 수일만에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이번 여행이, 드디어 재밌어지기 시작했어!"
이번 라이딩은 나데시코가 처음으로 참여한 대규모 라이딩이었다.
주최 측은 이한시의 젊은 라이더 열 명을 모집하여, 삼 일간 이한시 주위를 도는 코스를 준비하였다.
출발하기 전에는, 나데시코 역시 기대에 차 있었다. 하지만 코스를 돌며 나데시코는 라이딩의 멤버들이 화려한 테크닉만 뽐내는 폭주족 같은 사람들로 가득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주최 측이 계획한 코스 역시 지루하고, 형식적이었다…. 이런 여러 상황이 뒤얽혀, 나데시코의 마음은 점점 굳어가고 있었다.
"이건 내가 원하던 게 아냐."
비록 나데시코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기 했지만, 그녀 역시도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었다.
아직까지도 말이다.
나데시코는 오토바이를 타고 미지의 길을 따라 전진했다. 울퉁불퉁한 돌이 박혀 있는 흙길, 양측으로 아무렇게나 자라 있는 나무들, 모든 게 이 도로가 형편없는 도로라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었다.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길을 따라 풍경이 바뀌는 매력을 지니고 있기도 했다. 나데시코는 일부러 좀 더 느리게 달리기 시작했다. 평소 도시에 있을 때처럼 어딘가에 '정시 도착'을 할 필요도 없었고, 사람들과 필요 이상으로 많은 대화를 할 필요도 없었으므로, 그대로 자연 속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었다.
나데시코는 그렇게 그곳에 심취해 나아가고 있었다, 인공지능 알림이 울리기 전까지는.
"잘못된 길입니다, 새로운 길로 안내하겠습니다."
내비게이션의 신호가 다시 정상적으로 회복되었다.
나데시코는 정신을 차리자, 자신이 하나의 산길을 통째로 가로질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내 인공 건축물의 흔적 또한 보이기 시작했다. 샛길을 이리저리 돌았지만, 결국 사람이 있는 곳으로 통했다.
무전기의 채널은 다시 떠들썩해졌고, 쌓여 있던 휴대폰의 알림이 울려대기 시작했다. 팀원들은 나데시코가 걱정되었는지 연신 나데시코의 위치와 상황을 물어보고 있었다. 나데시코는 화면을 가득 채운 메시지들을 보며, 이번 여행으로 인해 굳어져 있던 마음이 풀리기 시작했다.
사람마다 오토바이와 여행에 빠져드는 이유는 각각 다르다. 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자신이 출발할 의미를 찾는 것이다.
"걱정 마, 지금 바로 돌아갈게."
나데시코는 무전기를 내려놓곤 다시 오토바이에 탑승했다. 그리고 경적을 세 번 울리며, 뒤로 멀어져 가는 광야에게 작별의 인사를 고했다.
"걱정 마, 다시 돌아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