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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를 막는다

그대로 귀를 막은 나는 등을 돌리고 서 있는 치오리를 볼 수만 있을뿐 그녀가 무엇을 말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수풀이 흔들리면서 각양각색의 '찹쌀떡'들이 뛰쳐나왔다. 다양한 색깔의 아기 고양이들은 치오리가 익숙한 듯 보였지만, 처음 본 두 발 달린 짐승인 나를 경계하는 듯, 내 근처에는 오지 않았다. 치오리는 손가방에서 미리 준비한 고양이 사료와 간식을 꺼냈다. 이어서 포장을 뜯자, 신중한듯 신중해보이지 않는 작은 찹쌀떡들이 발밑으로 몰려들었다. 그리고 그때, 고양이 간식 한 봉지가 눈앞으로 들이밀어지자 나는 그제서야 귀를 막고 있던 손을 떼고 간식을 받았다. [미카미 치오리]……같이 먹이 주자. 이러면 고양이들도 널 무서워하지 않을 거야. [player]하하, 고마워 치오리. [미카미 치오리]따, 딱히 널 위해서 그런 건 아냐! 그냥 고양이들이 겁에 질린 채로 밥을 먹게 할 순 없어서 그런 것 뿐이니까! [player]그럼, 그럼, 물론이지. 네가 말한 사정이란 게 고양이한테 먹이를 주는 거였구나? 리우는 모르고 있는 거야? [미카미 치오리]치오리는 꼬맹이가 아닌걸. 모든 일을 리우한테 의지하지만은 않아. 치오리의 말이 맞다. 리우의 성격상, 치오리가 고양이를 돌보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면, 주인을 대신해 공원에서 고양이 가족을 돌보는 걸 일상 업무에 추가해 버리고 말 것이다. [player]그래, 그래. 치오리 혼자서도 잘 하네. 대단한걸. [미카미 치오리]……당연하지. [치오리는]치오리는 고개를 돌리며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데 열중했지만,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빨개진 귀에는 치오리의 진짜 감정이 드러나 있었다. 치오리는 친구에게 자신의 '비밀 기지'를 보여 주는 게 제법 즐거웠던 것 같다. 하지만 여기는 제법 외진 곳이다. 놀이터에서 놀지 않았다면, 치오리는 어떻게 이 고양이들을 발견한 걸까? 난 지금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깨뜨리고 싶지 않아서 이에 대해 묻지 않기로 했다. [미카미 치오리]아앗?! [player]무, 무슨 일이야? [player]치오리가 지른 짧은 비명 소리에, 나는 내가 한 짓이 들킨 줄 알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 [미카미 치오리]……한 마리가 없어. [미카미 치오리]지난 번에 왔을 땐 다섯 마리였단 말이야, 오늘은 치즈냥이 안 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