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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이시 선배에게 도움이 필요한지 묻는다

무슨 일이에요? 긴장한 것 같은데, 도와드릴까요? 그게…… 조금 복잡한 일이라 짧게 할 수 있는 얘기는 아냐. 큐르! 목표 발견! 뭐어?! 벌써 쫓아왔다고?!!!{var:Shake} 내 뒤에서 유즈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시라이시 선배는 전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다는 걸 눈치챈 나는, 속도를 높혀 선배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무슨 상황이에요? 유즈한테 쫓기다니, 무슨 나쁜 짓이라도 한 건가요? 아무 짓도 안 했어! 그리고 난 유즈한테서 도망치고 있는 게 아니라, 유즈가 데리고 있는 개한테서 도망치고 있는 거라고! 고작 개 한 마리 때문에 도망친다고요?! 뒤를 돌아보니, 입에 무언가를 물고 있는 말라뮤트가 유즈를 끌고 무시무시한 기세로 우리를 쫓아오는 게 보였다. 말라뮤트의 기세에 압도 당한 행인들은 알아서 길을 비켜주고 있었다. ……컹! 방금 전에 했던 말 취소! 저걸 보고 누가 안 도망치겠어?! 그렇다니까! 하아…… 하아…… 겨우 따돌린 것 같네요. 너까지 같이 뛰게 만들어서 미안해, 후배 군. 괜찮아요, 제가 궁금해서 따라온 거니까요. 하루 종일 같이 도망쳤으니까, 이제 무슨 일인지 말해 주시죠? 전에 유즈가 다른 사람들이랑 얘기할 때 내가 개를 무서워한다는 말을 꺼냈었거든. 그런데 오늘 유즈가 갑자기 날 위해서 특별히 큰 개를 데리고 온 거야. 개랑 같이 노는 충격 요법을 쓴다면 약점을 극복할 수 있을 거라면서 말이지. 충격 요법…… 이해는 하지만 개를 무서워하는 사람한테 처음부터 알래스칸 말라뮤트와 친하게 지내라고 하는 건 너무 지나친 거 아닌가…… 그게 아니야, 후배 군. 큰 개도, 작은 개도 무서워해야 개를 무서워하는 사람이라고 부를 수 있는 거야! 진짜로 개를 무서워하는 사람은 나처럼 다 겁쟁이라니까! 자기가 겁쟁이라는 걸 알면서도 이렇게나 당당할 수 있다니…… (작은 목소리) 으아앙…… 응? 이 소리는…… 누가 울고 있나? 후배 군, 저 여자아이가 울고 있는 것 같아. 가서 무슨 일인지 물어보자. 괜찮니? 왜 여기서 혼자 울고 있는 거야? 풍선을…… 못 꺼내겠어…… 으아앙…… ……아, 선배, 저거 보세요. 아마 저 나뭇가지에 걸려 있는 풍선을 말하는 건가 봐요. 풍선의 위치는 알아냈지만, 나뭇가지의 높이는 족히 3m는 돼보였다. 풍선을 꺼내려고 해도 분명 쉽지 않아보였다. 잘했어, 후배 군. 어디 있는지 알기만 하면 금방 꺼낼 수 있지. 우리가 풍선을 내려 줄 테니까 너도 이제 그만 뚝 하는 거야. 후배 군, 좀 도와줘. 어떻게 하려고요? 나무를 타야 할 것 같은데, 유즈가 쫓아오면 어떡해요? 금방 끝낼 테니까 괜찮아. 후배 군은 두 손을 교차시켜서 내 다리를 받치도록 해. 내가 밟고 올라가면 힘껏 밀어 올리는 거야. 아니, 그게 가능한 일인가…… 준비 됐지?! 그럼 간다! 시라이시 선배가 뒤로 물러나더니, 심호흡을 하며 내 앞으로 점프했다. 나는 배구공을 위로 올리듯이 선배를 밀어 올렸다. 그리고 힘을 받고 높게 뛰어오른 시라이시 선배는 빠르게 풍선을 낚아챘다. 잡았다! 이게 진짜로 되네?! 이 점프력…… 아사바 고등학교의 슈퍼맨인가…… 여기 풍선이야. 이제 잃어버리면 안 된다? 고마워, 언니! 언니 진짜 대단하다! 방금 엄~청 높이 뛰었어! 헤헤, 별 거 아냐. 사건 해결이네. 그럼 계속해서 도망쳐 볼까, 후배 군. 일단 진정하는 게 어때요? 계속 도망친다고 해결되는 일이 아니잖아요. 말라뮤트는 체력이 좋은 걸로 유명한데, 훨씬 더 잘 버틸 자신 있어요? 선배가 아무리 힘이 넘친다고 해도, 말라뮤트랑 지구력을 겨룰 필요는 없잖아요. 이겨봤자 얻는 것도 없고, 지면 벌칙밖에 없으니 결국엔 손해인거죠. 그렇기는 한데, 내일 학교에서 처리해야 할 부탁이 있단 말이야. 그건 어떻게 하고? 어디보자…… 어? 좌측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카페의 간판에는 '애완동물 출입금지'라는 표지판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