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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이시 선배를 보내 준다

시라이시 선배가 다급해 하는 모습을 보니, 일단 도망치게 내버려 두는 게 좋을 것 같다. 일단 호기심은 접어두고, 나중에 사정을 듣는 것도 늦지 않는다. 계속해서 거리를 걷던 나는 익숙한 모습을 발견했다. 유즈가 한마리… 말라뮤트를 끌고는 기세등등한 모습으로 내게 다가오고 있었다. 만약 입에 무언가가 물려있지 않고, 맑은 눈동자에서 보이는 은근한 멍청함이 느껴지지 않았다면, 난 그걸 늑대로 오해했을지도 모른다. 조, 좋은 아침이야, 유즈. 큐르르? PLAYER, 좋은 아침! 정의의 마녀는 지금 한참 바쁜 참이니까 먼저 실례하지! 어, 어어. 오늘따라 왜 이렇게 바쁜 사람이 많은 건지…… 응? 잠깐만…… 시라이시 선배가 도망치고 있고, 그 뒤로 유즈가 개와 함께 나타났다. 이 모습은 꼭 경찰이 범인을 쫓고 있는 듯한 모습이 아닌가? 유즈가 시라이시 선배를 쫓고 있는 건가? ……쫓아가서 물어보는 게 좋겠네. 이렇게 신경 쓰이는 일이 생기면, 마음 편히 돌아다니지도 못하니까 말이다. 다행히 유즈는 시라이시 선배처럼 '슈웅'하고 사라지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앞에서 커다란 꼬리 두 개가 왔다갔다 흔들리는 모습을 본 나는 발걸음을 서둘러 유즈에게 다가갔다. 유즈, 급한 일이란게 혹시 시라이시 선배를 쫓는 거야? 큐르?! 어떻게 알았지? 후후, 그건 내가 똑똑하기 때문이지. 하지만 아무리 똑똑한 나라도 네가 시라이시 선배를 쫓는 이유까지는 모르겠네. 선배가 정의의 마녀한테 쫓길 정도로 나쁜 짓을 벌이기라도 한 거야? 그런 건 아냐. 유즈는 나나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특훈을 도와주는 중이야. 약점이라니? 며칠 전에, 다같이 부회장을 도와 운동장 청소를 했는데…… 도와줬다고? 벌받은 게 아니라? 큐, 큐르?! 절대 아니거든! 어쨌든 운동장을 청소하면서 각자 자기가 무서워하는 걸 얘기했거든, 그런데 하늘 아래 무서운 게 하나도 없을 것 같던 나나가 개를 무서워한다고 하지 뭐야. 전에, 유즈가 약점을 극복하려는 걸 나나가 도와준 적이 있어. 결국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나나의 노력은 이 정의의 마녀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했지. 그래서 보답을 하려고 준비한거야. 그래서 이 개로…… 음… 보답을 하고 있다, 그 말이야? 큐르르…… 확실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이 아이는 최근에 친구가 유즈한테 맡긴 알래스칸 말라뮤트인데, 마침 나나의 약점 극복에 도움이 될 수 있겠더라고. 그래서 같이 쇼핑을 한다는 핑계로 나나가 개에 익숙해질 수 있게 하는 중이었어. 그리고 나나 선배는 개를 보자마자 놀라서 도망쳤고…… 너는 개를 끌고 쫓아가는 중인 거고? PLAYER의 설명에 조금 틀린 부분이 있긴 하지만, 뭐, 거의 그렇다고 볼 수 있지. 큐르르…… 그렇게 된 거구나. 유즈에게 "충격 요법이 조금 지나친 거 아닌가"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해우함'의 기록에서 시라이시 선배가 유즈한테 똑같은 짓을 했다는 사실을 기억해 냈다. 그렇기에, 오늘 일은 시라이시 선배의 자업자득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시라이시 선배가 개와 친해지게 만들 생각으로 말라뮤트를 데리고 왔다면 이건 조금 지나친걸. 나도 방금 전에 말라뮤트가 뛰어오는 모습을 보고 엄청 놀랐으니까 말이야. 몸집이 작고 온순한 개로 바꿔보는 건 어때? 그러면 충격 요법이 성공할 확률이 높아질 거야. 알래스칸 말라뮤트가 조금 큰 종이긴 하지만, PLAYER, 네가 오해하고 있는 게 있어. 말라뮤트는 엄청 순종적인 강아지야. 보기와는 다르게 아주 온순하다고. 온…… 순? …… 어?! 지금 얘가 날 노려본 거 같은데? 설마 내가 얘를 화나게 만든 건 아니겠지…… 큐르르, 온순한 아이라고 했잖아. PLAYER도 의심이 많구나. 못 믿겠으면 입에다가 손을 한번 넣어보면 알 거야. 얘는 입을 열고 있기만 하지, 절대로 물지 않을 테니까 말이야. ……알겠어. 생각해 보면 힐리의 집에 있는 모히토도 무서워 보이긴 했지만 실제로는 엄청 온순했지. 보이는 모습으로만 의심하는 것도…… 참, 얘 이름이 뭐야? 오레오. 미안, 오레오. 겉모습으로만 네 성격을 판단해 버리는 실례를 저지르고 말았네. 오레오는 내 말을 알아들은 듯, 고개를 내쪽으로 돌리며 순진무구한 눈빛을 발사했다. 나는 오레오의 귀여운 면을 조금은 알 것 같았다. 물론 그걸 알면서도 섣불리 손을 입에 집어넣지 못했다. 사람이란 머리로는 이해하면서도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하는 불쌍한 생물이다. (소근소근)그러고 보니…… 오레오가 물고 있는 저거, 머리끈 아닌가? 어디서 본 것 같은데…… 큐르르,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발걸음이 느려져서 이 방향으로 가는 게 맞는지 잘 모르겠네. 오레오, 이 방향이 맞아? 오레오는 발걸음을 멈추고서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잠시 후, 오레오는 오른쪽을 향해 '우우'거리는 소리를 내며 자신을 따라오라는 듯이 빠르게 꼬리를 흔들었다. 유즈는 계속해서 나나를 쫓아갈 거야. PLAYER, 이제 볼일 없으면 이쯤에서 헤어지자. 잠깐만, 나도 너희들이랑 같이 가겠어. 큐르? 왜? 왜냐니? 이한시의 정의의 마녀가 다른 사람의 약점을 극복할 수 있게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 이한시의 선량한 시민으로서 어떻게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있겠어? 물론 전부 다 핑계다. 난 평소에 선배 행세를 하는 시라이시 선배가 무서워하는 동물을 보면서 혼비백산 하는 모습을 무척이나 보고 싶었다. 그리고, 또 하나 다른 이유는 내가 선배를 아끼기 때문이다. 시라이시 선배가 혼자서 이리저리 쫓기는 모습을 보니 참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만약 선배가 막다른 골목에 몰려 기절이라도 한다면, 누군가는 선배를 업고 집에 돌아가야 할 테니까 말이다. 나와 유즈는 오레오의 후각을 따라 골목길을 지나며 시라이시 선배를 쫓아갔다. 우리는 시라이시 선배의 행방을 자세히 파악하기 위해, 사람들에게 선배를 보았는지 물어보면서 나아갔다. 노란 머리에 포니테일을 한 언니 말이야? 봤었어! 엄청 좋은 사람이었는걸! 아까 나무 위에 풍선이 걸려서 울고 있었는데, 나를 본 언니가 단숨에 뛰어올라가 풍선을 내려줬어! ……단숨에 뛰어올랐다고? 내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지금 보이는 가장 가까운 곳의 나뭇가지는 지상에서 최소 3m에서 4m의 높이를 가지고 있었다. 큐르?! 이렇게나 높이 뛰었다니, 나나가 점프를 그렇게나 잘 해?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마…… 4m나 점프할 수 있다면 시라이시 선배는 '아사바 고등학교의 슈퍼맨'이었겠지. 우리 세계관에 그런 사람이 있을 리가 없잖아. ……아마도 없을 거야. 그럼 풍선을 내려 준 언니가 어디로 갔는지도 알고 있어? 너희는 내 말 안 믿으니까 안 알려줄 거야, 흥! ……미안해. 하지만 '아사바 고등학교의 슈퍼맨'의 진짜 정체를 드러내지 않기 위선 모르는 척을 할 수밖에 없었어. 우리는 지금 그 언니를 찾아서 긴급 상황을 해결해야만 해. 이건 너만이 도울 수 있는 일이야! 어, 언니가 정말로 슈퍼맨이었어?! 언니는 저쪽으로 갔어. 빨리 쫓아가 봐! 정의에 보탬이 되어 줘서 고마워! 유즈, 가자. 큐르르…… PLAYER, 안색 하나 변하지 않고 어린애한테 거짓말을 하다니. 유즈 앞에서 나쁜 짓을 하는 아이는 전부 벌을 받아야해! 잠깐만! 일단은 빨리 시라이시 선배를 찾는 게 급선무 아니겠어?! 아야…… 포니테일을 한 노란 머리 여자애? 아, 방금 전에 나를 도와주고 간 사람이야! 그 애, 진짜 대단하더라! 난간에 부딪히는 바람에 놓친 택배 상자가 다른 사람 위로 떨어질뻔했는데, 택배를 발로 차고 그걸 덩크슛으로 트렁크에 집어넣지 뭐야. 게다가 얼마나 정확하던지, 택배 상자가 귀퉁이 하나 구겨지지 않았더라니까. 이렇게나 힘조절을 잘하는 걸 보면 분명 격투기의 고수가 틀림없어! 격투 만화를 많이 봤으니까 확실해! 오오~ 대단하네요. 그럼 그 다음에는요? 어디로 갔는지 봤어요? 내가 감사 인사를 하려니까 이미 저 멀리 가 있더라고. 아마 저쪽이었을걸? 마치 바람처럼 말이야. 역시 고수는 다르다니까. PLAYER, 어쩌면 '아사바 고등학교의 슈퍼맨'이 진짜로 존재하는 걸지도 몰라. 그냥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한 건데 그게 진짜로 존재할 리가 없잖아…… 가자, 사람을 돕느라고 잠깐씩 멈추고 있는 것 같으니까 곧 따라잡을 수 있을지도 몰라. 말 꼬랑지 머리…… 어떤 아가씨라고? 노란색 머리요. 혹시 보신 적 있나요, 할머니? 아~ 노란색 머리…… 노란색 머리에 어떤 아가씨라고? ……실례하겠습니다. 아까 전부터 여기에 계속 서 계시던데, 혹시 무슨 일이라도 있으신가요? 홀홀홀…… 신경 써 줘서 고맙지만,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이상한 걸 봐서 그래. 아까 전에 맞은편에 있는 표지판을 보고 있었는데, 노란색 회오리 바람이 불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여기로 와 있지 뭔가. 큐르? 노란색 바람이라면…… 설마 규칙을 지키지 않는 마법사인 걸까?! 누군가가, 이 할머니가 횡단보도를 건너지 못한다고 생각했던 게 아닐까 싶은데 말이야. 아, 그러고 보니 어떤 여자아이가 "할머니, 제가 도와드릴게요"라고 하는 걸 들었던 것 같은데 말이야. 홀홀홀…… 젊은애가 어찌나 재빠르던지, 어떻게 생겼는지도 제대로 못 봤단 말이지…… 알겠습니다…… 누가 할머니를 옮겨 드렸는지 대충 알 것 같아요. 그럼 저희가 표지판을 볼 수 있게 옮겨 드릴게요. 할머니를 바래다 드린 뒤, 우리는 계속해서 오레오와 함께 시라이시 선배의 흔적을 뒤쫓았다. 멍…… 오레오도 지친 것 같고, 우리도 한동안 계속해서 쫓아다녔으니 일단 쉬도록 하자. 하긴, 큐르르…… 말라뮤트는 체력이 좋은 아이인데, 오레오가 지칠 때까지 찾지 못할 줄은 생각도 못했어. 그러고 보니 엄청 열심히 도망치네…… 다른 사람을 도우면서도 우리를 따돌릴 수 있다니, 얼마나 빠른 거야?! 도망치면서도 다른 사람을 돕는 걸 잊지 않았다. 이렇게까지 열심이니 만큼 칭찬해 주고 싶으면서도, 적당히 하라는 말이 목까지 차올랐다. 시라이시 선배처럼 마음씨 좋은 사람은 앞으로 분명 두 번 다시 만나지 못할 것이다. 10분 후 ……충분히 쉰 것 같으니 계속 쫓아가도록 하자. 이제 슬슬 그만두는 건 어때? 시라이시 선배의 체력이라면 오레오가 지쳐서 쓰러질 때까지 따돌릴 수 있을지도 몰라. 아니. 아직 포기하기엔 일러. 게다가 오레오도 나나한테 할 말이 있다고 하니까 말이야. 중요한 일? 뭐, 그럼 계속해서 쫓아가 볼까. ……그런데 이 길을 쭉 따라가면 아사바 고등학교로 가는 거 아냐? 설마 학교 안으로 피신한 건가? 내 추측이 맞았다. 오레오가 안내하는 대로 따라가 보니, 우리는 아사바 고등학교에 도착했다. 우리는 교문과 운동장을 지나 학교 건물에 들어섰고, 마침내 복도 끝에 있는 문 앞에 도착했다. 컹~ 오레오가 흥분하며 도는 모습을 보니, 나나 선배는 아무래도 이 안에 있는 것 같네. 여기라면 더 이상 도망칠 곳도 없겠다. 빨리 들어가 보자. 잠깐만 문 열지 말아 봐. 도망칠 곳도 없는 곳에 숨었을 거라고 생각해? 일단 먼저 여기가 어디인지 확인하는 게 좋을 거야. 큐르?! 하, 학생회 사무실이잖아……{var:Shake} 오늘이 주말이긴 해도 렌이 여기서 추가 근무 중일지도 몰라. 전에 원예 동아리를 도와주려고 주말에 온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렌은 일하고 있었거든. 내 기억상으론…… 아사바 고등학교의 교칙에 의하면, 특수한 상황이 아닌 한 애완동물을 교내로 들여보낼 수 없다고 되어 있었지? 그, 그렇구나, 큐르르…… 물론, 렌이 없을 수도 있지. 그럼 문을 열고 확인해 보는 건 어때? 여, 열지 마! 유즈는 학생으로서 학교 규칙을 준수해야 해. 방금 전엔 나나 때문에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었지만, 유즈는 여기서 벗어나야겠어. 오레오, 가자! 유즈는 목줄을 끌어당겼지만, 오레오는 떠날 생각이 없어 보였다. 오레오는 유즈의 발꿈치를 문지르며 물고 있던 머리끈을 흔들었다. 큐르르? 아, 아…… 그렇구나, 유즈는 이해했어. 오레오가 뭐래? 오레오가 자기 대신 이걸 나나한테 돌려 달래. 이게 바로 오레오가 계속 나나를 쫓던 이유였어…… 유즈가 떠난 후 나는 학생회 사무실의 문을 열었다. 문을 열기 전에 나는 렌에게 주말에 방문한 이유에 대한 변명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다행히도 안에는 테이블 뒤에서 바들바들 떨고 있는 시라이시 선배밖에 보이지 않았다. 선배, 추격전은 재미있으셨나요? 유즈는 없지…… 휴우…… 후배 군도 너무한 거 아냐?! 날 돕기는 커녕 유즈랑 같이 날 쫓아오다니! 저는 걱정이 돼서 따라간 건데, 선배가 너무 빨리 도망치는 바람에 못 쫓아간 거라구요. 그리고 방금 전에 제가 적당히 막지 않았다면, 유즈는 분명 말라뮤트랑 같이 여기로 뛰어들었을 거예요. 아…… 다 자업자득이야. 분명 전에 유즈의 약점을 극복시켜 준다고 고집을 부린 일 때문에 화가 난 걸 거야. 유즈는 단순히 선배의 약점을 극복하는 걸 돕고 싶었을 뿐인걸요. 선배가 했던 것처럼 말이죠. 자, 이거 선배 거죠? 어라? 이건 내가 예비용으로 들고 다니는 머리끈이잖아? 후배 군, 이거 어디서 주웠어? 오레오라고 하는 알래스칸 말라뮤트가 주워서 줬어요. 계속해서 쫓아오던 이유가 바로 이 머리끈을 돌려 주기 위해서였더라고요. 아…… 그랬구나. 일부러 날 놀리려고 쫓아오는 줄 알았는데. 전부 내 오해였네. 조금 미안한걸…… 후배 군, 나 대신 유즈랑 오레오한테 감사 인사를 전해 줄 수 있을까? 마음 같아선 내가 직접 감사 인사를 하고 싶지만…… 하아, 나는 그럴 수가 없지……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개를 무서워하는 건 단시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잖아요. 무서워하는 동물한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생각한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대단한 거예요. 게다가 지금 같은 시대에 꼭 만나서 감사를 전할 필요는 없으니까 말이죠. 이럴 땐 정말로 과학 기술의 발전에 감사하게 된다니까요. 나는 핸드폰을 들어 유즈에게 영상 통화를 걸었고 전화는 금세 연결되었다. 무슨 일이야? PLAYER. 시라이시 선배한테 머리끈을 돌려줬어. 선배가 너희들한테 감사 인사를 하고 싶다는데, 옆에 오레오 있어?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놀고 있어. 유즈가 지금 부를 테니까 기다려. 오레오!! 컹! 화면 속에서 활기에 찬 오레오의 소리가 들려왔다. 시라이시 선배가 카메라로 가깝게 다가온 오레오를 봐도 전혀 무서워 하지 않는 걸 보니, 개를 무서워하는 약점을 극복할 가능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닌 것 같았다. 머리끈을 가져다 줘서 고마워, 오레오. 컹! 유즈, 오늘 하루종일 허탕만 치게 만들어서 미안해. 일부러 내 약점을 극복할 수 있게 도와주려고 한 것도 고맙고. 하지만…… 지금은 아직 개랑 같이 어울릴 수는 없을 것 같아. 괜찮아. 무서운 건 어쩔 수 없는 거지. 하지만 유즈는 포기하지 않겠어! 계속해서 노력하다 보면 나나도 분명 약점을 극복할 날이 올 거야. 나나도 유즈의 약점을 극복할 수 있게 도와줬잖아? 큐르르! 같이 힘내자고! 아, 알겠어…… 그런데 이렇게 화면 너머로 보니까 오레오도 엄청 귀여운 것 같아. 오늘 하루종일 날 쫓아다니느라 엄청 고생했겠지…… 좋았어. 조금 더 노력해서, 다음에는 용기를 짜내서 오레오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겠어. 컹컹! 한 말은 반드시 지켜야 된다는 거 알죠? 제가 옆에서 지켜볼 테니까 도망칠 생각은 안 하는 게 좋을 거예요. 후후…… 도망치면 전력을 다해서 막을 거라구요. 뭐? 지금이야말로 용감하게 나서서 선배를 지켜 주겠다고 말할 타이밍 아냐? 에잇, 정말이지 센스없는 후배 군이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