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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分で調べてから話す

……아까 아이가 실수를 좀 해서요. 좀 이따 제가 점수를 많이 벌어 둬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실수? 아, 정말이네. 몇 번이나 총을 당한 거야……
사건의 전말을 알기 전까지는, 일단 아무 일도 없었던 듯 행동할 것이다. 반장전이 끝나면 아이가 대기실로 돌아오기 전에 왜 그랬는지 물어봐야겠다.
단순한 오해였다면 내가 사과하면 될 일이다. 마음 속에 담아두면서 다음 판에 영향을 끼치는 것 보다는 낫다.
……찾았다.
대기실에서 나온 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와 하가였던 남자아이가 웃으며 걸어오는 모습을 보았다.
누나 엄청 잘하네! 나한테 점수를 이렇게나 많이 주다니, 돌아가면 애들한테 자랑해야지! 아직 두 판이나 남았는데, 우리가 정말로 결승전에 올라갈 수 있을까, 누나?
물론이지! 너희들이 '장난감 세트'를 가져갈 수 있게 이 누나가 전부 다 해결해 줄 테니까 걱정하지 마.
……별로인 장면을 봐 버렸다. 아이가 남자아이를 봐주고 있었다는 게 확실해졌다.
아이와 남자아이가 작별 인사를 하고 떠난 후에야, 내가 있는 것을 보고는 아이가 얼굴에 웃음을 잔뜩 머금은 채로 손을 흔들었다.
PLAYER, 일부러 마중나와 준 거예요? 마침 상의할 일이 있었는데 잘됐네요.
나더러 일부러 봐주라는 소리면, 거절하겠어.
나의 안색이 점점 안 좋아지는 걸 알아차린 아이의 표정이 웃음에서 어색함으로 서서히 바뀌었다.
하, 하하…… 제가 말하는 걸 들었나 보네요. 그 아이들, 겨우겨우 8강에 오른 데다가 장난감 세트를 가지고 싶은 것 뿐이라구요. 점수는 우리가 크게 앞서고 있으니까 방총 몇 번으로 결승전에 올려 주면 애들이 얼마나 좋아하겠어요?
8강에 오르는 건 누구에게든 어려운 일이야. 장난감을 받고 싶다면 본인의 실력으로 얻어야지.
그렇게나 진지할 필요 없잖아요? 그저 이벤트 대회인 데다가, 이 대형몰도 홍보를 위해 대회를 열은 것 뿐이에요. 꼬맹이들이 원하는 상품을 받지 못해서 울어버린다면, 직원들도 골머리를 앓게 되지 않을까요?
이벤트 대회도 대회야. 그리고 대회라면 진지하게 임해야지. 난 널 도와줄 수 없어.
쳇…… 쪼잔하시네요. 우리가 이만큼이나 앞서고 있는데 약한 애들을 조금씩 도와주면 좋잖아요.
그렇다면 난 기꺼이 진실한 쪼잔한 사람이 되어 주겠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게 약자의 전제 조건이라면, 난 그런 건 원치 않아.
그리고 외부인인 나는 둘째 치고서라도, 지금 이 상황에 대해서 네 친구나 그렇게나 존경하는 시라이시 선배랑 말해 보기는 했어?
그건 걱정하실 필요 없네요. 분명 저랑 같은 마음일걸요? 특히 나나 선배처럼 착한 사람은 백퍼센트 동의해 줄 거예요.
그러니까, 말 안 했다는 소리잖아……
됐어요, 됐어. 저는 선배랑 중학교 때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예요. 당신이 뭘 안다고 그러는 거죠?! 선배는 분명 제 편을 들어줄 거라고요!
어? 너네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열정적으로 나누고 있어?
아. 오셨어요, 선배?
너희들이 안 돌아오길래 찾으러 와 봤지, 빨리 밥 먹으러 가자. 뜨끈뜨끈한 도시락이 식어버리면 아깝잖아.
시라이시 선배가 다가오자 우리는 말싸움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아이는 태연하게 대기실로 돌아갔다. 시라이시 선배는 아이를 배웅하곤 내 등을 두들겼다.
후배 군이라면 점수를 만회하는 건 간단한 일이지. 방금 전에 아이가 했던 실수는 없던 일로 치자고.
글쎄요. 저도 운이 안 좋아질지도 모르는 일이죠.
이럴 때 불길한 말을 하다니, 귀엽지 않기는. 잘 들어! 선배가 괜찮다고 한다면 정말로 잘 하고 있는 거야! 자, 고민거리는 일단 밥부터 먹고 다시 작탁에서 싸워보자고!
시라이시 선배는 아이의 방총이 신경쓰여서 찾아간 걸로 오해하고 있는 것 같으니, 일단은 그렇다고 해 두는 편이 좋아 보였다. 뒤에서 험담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으니 말이다.
……하지만 사실 내가 말하고 싶지 않은 이유는, 시라이시 선배가 아이의 방법에 대해 보일 반응에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아이가 말대로, 선배와 알고 지낸 시간은 내가 확실히 짧으니까……
부장전
부장전이 시작되었다. 결승전에 들어서자, 참가팀의 자리는 고정이 되었고, 내 상가에는 성정여고 마작 동아리의 멤버가, 하가는 아이에게 도움을 청한 남자아이의 동료가 자리잡고 있었다.
좋았어! 뒷도라 6장을 더하면……
계산할 필요도 없어. 배만이잖아……
상가는 눈을 질끈 감고는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남풍전을 시작하기 직전, 그녀는 추격 리치로 크게 방총 당하고 말았다.
하가인 아이들은 크게 기뻐했다. 이제는 아이들이 2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아까 전에 아이가 일부러 다른 플레이어의 점수 차이를 좁히지 않았다면, 성정여고는 지금처럼 급하게 점수를 벌리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쯔모, 1본장, 1400, 2700.
계산 잘못했어. 양면 텐파이잖아. 40부는 어디서 온 거야?
똑바로 계산한 거야. 4, 5, 6, 6만은 4, 5, 6을 몸통으로 봐야 하니, 6만 단기 텐파이로 봐야지.
상가의 팀이 경기 외의 요소로 궁지에 몰린 것은 동정할 만한 요소지만, 점수는 확실하게 챙길 거다. 나는 애들을 저격하지는 않고, 모두를 공평하게 대할 것이다.
(작은 목소리로)나까지 편파적으로 행동한다면, 내가 무슨 낯으로 아이를 비판할 수 있겠어……
경기 대기실
다들 고생했어! 이제 나한테 맡기라고!
시라이시 선배가 나가자, 아이는 날 바라보며 의기양양하게 웃었다.
방금 전에 나나 선배한테 말했어요! 후후, 역시 선배는 제 편이던걸요!
정말로 그랬다고?
선배가 "알겠어. 걱정하지 마. 전력을 다할 테니까 말이야!"라고 말했으니까, 안심하고 선배한테 맡기면 돼요.
전력을 다한다라……
대장전, 동3국, 2본장
리치.
세 바퀴째에 양면 호형 리치…… 아직 단서가 너무 적어서, 다른 플레이어는 방어에 집중할 수밖에 없겠어.
다시 두 바퀴가 지났음에도 시라이시 선배는 단서가 될 만한 패를 버리지 않았다. 상가는 잔뜩 긴장한 채로 망설이다가, 결국 눈을 질끈 감고선 7삭을 버렸다.
상가는 자신이 오야일 때 성과를 내고 싶어 하기에, 과감하게 나가고 있음이 틀림없다. 시라이시 선배가 쯔모로 만관, 심지어 하네만을 하면, 상가는 지금까지 얻은 점수보다 잃는 점수가 더 많을 것이기에 이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상가가 계속 중얼거리는 것은, 아마 자신의 패가 안전패이기를 바라는 기도일 것이다. 떨리는 손을 겨우 패에서 떼며 시라이시 선배를 힐끔 쳐다본 그녀는, 선배가 활짝 웃는 모습을 보자 아연실색하다가, 선배가 계속해서 패를 매만지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와…… 일부러 사람을 놀래키시다니 선배도 너무하시네요. 저 사람은 분명 자기가 쏘인 줄 알았을 거예요.
운이 정말 좋네요. 이제 남은 손패가 방총패는 아니지만, 안전패 형태를 만들어가며 수비 하려 하겠죠. 가장 좋은 건 방총패를 쯔모해서 공격을 하는 건데, 이러면 아이들이 확실하게 결승전으로 올라갈 수 있어요!
(작은 목소리로)꼭 하가는 방총을 하지 않을 것처럼 말하네……
하가의 어린애도 안전패 형태를 만들어가며 수비할 생각은 없는지, 시라이시 선배의 리치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로 위험패를 던져대고 있었다. 마침 하가의 손패에 5만이라는 방총패가 있기는 했는데, 4, 5, 5, 6만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5만을 버리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였다.
그 후, 상가가 또다시 위험패를 두 번이나 버리며 손에 있는 다수의 패를 정리했다. 그녀의 눈빛엔 '까짓거 해 보자'라는 각오가 담겨 있는 듯했다. 하가는 시종일관 두려울 게 없는 것처럼 아무 패나 던지면서 화료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유일하게 혼자서 성실하게 방어하는 상대방은, 양옆의 사람을 보더니 고개를 저으며 현물을 내며 방어했다. 지금 그 사람의 머릿속엔 물음표가 떠다니고 있을 게 분명했다.
……아, 텐파이다.
용감한 자에게는 달콤한 보상이 주어진다고 했던가. 상가에게 시라이시 선배와 똑같은 5, 8만 양면 텐파이가 나왔다. 하지만 리치를 외치지는 않는 걸 봐서는 들어오는 패를 보면서 점수를 높이려고 하는 것 같다.
곧이어, 하가도 텐파이가 됐다.
리치!
하가가 점수봉을 던지자, '퍽'하는 소리와 함께 5만이 쓰러졌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은 상가는 큰 소리로 '화료'를 외치며 패를 가져갔다.
아앗! 아까워라. 하지만 3판짜리니까, 아까의 배만을 따라잡기에는 한참 멀었어요.
화료.
엇……
하가는 어안이 벙벙한 모습으로 시라이시 선배가 손패를 펼치는 모습을 바라보았고, 내 옆에 앉아 있는 아이도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지, 지금 이게 어떻게 된 거죠?
미안하지만, 동시 후파이야. 어디보자…… 어라? 뒷도라가 2장이니까 하네만이네.
오야의 3판에 자의 하네만을 더하고, 다시 본장의 수를 더하고 나니, 하가의 팀이 지난 판에 얻은 점수가 완전히 도루묵이 되어 버렸다.
그렇다면… 시라이시 선배는 애초부터 아이들을 봐줄 생각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선배는 평소에 하던 것처럼 대장전을 치르고 있었다.
조력자를 잃은 하가는 일순간 당황한 듯, 몇 번의 실수를 하며 상가에게 주도권을 넘겨주고 말았다. 결국, 상가가 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었다.
하하, 전력을 다하겠다는 게 이런 의미였구나. 평소의 시라이시 선배와 다를 게 없네.
어째서…… 이게 아닌데……
대회가 끝난 후
이게 어떻게 된 거죠?! 나나 선배, 저희한테 말한 거랑 완전히 틀리잖아요!
시라이시 선배가 대기실에 들어오자, 아이는 격분하며 달려들었다.
응? 내가 말하지 않았나?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이야.
제 말을 이해 못하셨나요. 저는……
시라이시 선배는 처음부터 널 도와줄 생각이 없었던 거야. 그걸 꼭 선배가 말로 해야 알아듣는 거야?
지금 선배랑 얘기하고 있잖아! 외부인은 빠져!
아니, 후배 군 말이 맞아. 이기고 싶으면 전력을 다해야지, 어떻게 봐줄 수 있겠어?
……이해가 안 돼요. 그냥 이벤트 대회잖아요? 왜 이렇게 진지하게 하는 거에요? ……이겨야 한다고 해도 점수는 우리가 훨씬 앞서나가고 있었잖아요! 하네만 같은 건 불필요했다고요!
그 어린애들은 그저 '장난감 세트'를 원했을 뿐인데, 나나 선배는 언제나 약자한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고 했으면서, 어째서……
잠깐만. 내가 사람들을 돕는 걸 좋아하는 건 맞지만, "약자한테 손을 내밀어야 한다."라고 말한 건 내가 아닌걸…… 나도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이야. 그런 멋진 대사는 진짜 영웅이나 하는 거지.
걔네들이 '장난감 세트'를 원한다면, 나는 결승전에서 이겨서 받은 선물을 줄 거야. 같은 테이블에 앉아서 마작을 즐기는 게 흔한 일은 아닌데, 제 실력을 발휘하지 않고 게임을 즐긴다면 너무 아쉬운 일이잖아.
……그런다고 그 아이들이 기뻐할 것 같지는 않은데요. 결승전에 진출할 희망이 보였는데, 상품을 받는다고 정말로 기뻐할까요?
시합에서 진다면, 보통 즐거워하지는 않지.
결승전에 진출하지 못했다고 분해할 수도 있지만, 그 분함은 스스로를 더 강하게 만드는 양분이 되어 줄 거야. 난 그 상품이 아이들에게 격려가 되었으면 좋겠어. 물론 다음번에 더 잘할 수 있도록 만들면 더 좋고. 그 아이들이 약하다고 해서, 동정심 때문에 결승전에 진출할 기회를 주는 건 옳지 못해.
저, 저는 그런 뜻이……
하하, 긴장할 거 없어. 그런 뜻으로 한 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는데 뭐. 하지만 예전에 내가 널 도와준 게 널 불쌍히 여겨서라고 생각했다면, 그리고 날 자기만족에 빠진 나르시스트라고 생각했던 거라면 난 정말로 속상할 거야.
친절한 것도 중요하지만, 경기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겠어? 자, 이 얘기는 여기까지만 하도록 하자. 이제 결승전을 준비하고 승리해서 '장난감 세트'를 아이들한테 선물해 주자고.
아, 아직 한가지 일이 더 남아 있구나. PLAYER한테 사과하도록 해, 아이.
네에?! 제가 왜 사과를 해야 하죠?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 방금 전에 무슨 말을 했는지 벌써 까먹은 거야? PLAYER 이 친구는 우리의 팀원일 뿐만 아니라, 내가 인정한 후배 군이기도 해. 외부인이 아니라고.
감정이 격해진 건 이해하지만, 무례한 말을 했던 건 사과해야지.
선배 말이 맞아. 아이가 사과해야 해.
어렵게 팀을 꾸려서 참가한 대회잖아. 자, 악수하고 화해하자.
너희들, 둘 다 내편 안 들어 주는 거야?! 정말이지…… 아, 알겠다니까!
아이는 토라진 얼굴로 다가와 미안하다고 말했지만, 여전히 불만스러운 얼굴이었다.
윽…… 사과할 필요까지는 없지 않나. 시라이시 선배도 괜찮다고 했으니까 그냥 넘어가죠.
안돼. 한 글자씩 또박또박 말하도록 해.
아, 알겠어요…… (소근소근)빨리 사과하고 끝내자……
후우…… (큰 소리로)미.안.해.요! 아.까.는.말.이.너.무.심.했.어.요!
그래, 바로 그거야! 아주 잘했어!
귀가 쩌렁쩌렁할 정도네…… 굳이 이렇게까지 안 해도 괜찮은데 말이야.
안 돼요. 나나 선배가 저한테 사과하라고 했으니까, 당연히 사과해야죠. 그리고 제가 심하게 말한 것도 사실이니까, 사과하는 건 당연한 거죠.
그럼 왜 그렇게 못마땅해 하는 건데?
그건…… 나나 선배가 당신을 내가 인정한 후배 군이라고 불렀으니까요. 제…… 제가 먼저였는데! 나나 선배를 안 것도, 나나 선배를 가장 존경하는 것도 저인데, '인정한 후배'라고 말한 건 너무 불공평하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어째 경기 때보다 더 진지한 것 같은 느낌이…… 아앗, 옷깃 잡아당기지 마! 시라이시 선배, 이 녀석은 선배가 만들어 낸 괴물이잖아요, 빨리 해결…… 응? 어디 갔지?
선배가 청춘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두 사람을 방해하고 싶지 않으니, 대회가 끝난 후에 아이들한테 어떻게 선물을 줄지 얘기를 나누고 온다고 했어요.
쳇…… 이 사태를 만들어 놓은 원흉이 도망치다니!
덕분에 결승전이 시작되기 전까지, 난 어쩔 수 없이 아이의 원망섞인 눈빛과 불만의 목소리를 듣고 있어야 했다……
정말로 우리 주는 거야?! 고마워, 누나!
헤헤, 다음에 또 같이 마작 치자.
응! 다음 번엔 우리가 꼭 이길 거야!
결승전이 끝난 후, 우리는 우승 상품과 3등 상품인 '장난감 세트'를 교환했다. 그 후 상품은 약속한 대로 꼬맹이들에게 선물했다.
다른 두 사람은 일이 있어서 먼저 돌아갔고, 나와 시라이시 선배, 그리고 아이만 남았다.
……애들이 엄청 좋아하네. 게다가 나나 선배를 보는 눈빛이 꼭 영웅을 보는 듯한 눈빛이었어.
결승전에 가지 못해서 우울해 하고, 마작을 싫어하게 될까 봐 걱정했는데 지나친 걱정이었나 봐……
그럴 수도 있었겠지만,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시라이시 선배는 자신의 선택대로 상대방을 진지하게 대했을 거야.
흥…… 이번엔 당신이 이겼어요.
이겼다니? 내가 뭘 이겼다는 거야?
분하지만 지금의 저는 아직 나나 선배에 대해 잘 모르고 있어요. 당신처럼 나나 선배랑 똑같은 선택을 할 수 없었으니, 당신이 이긴 거죠.
그 말을 들은 나는 마음이 조금 복잡해졌다. 아까 시라이시 선배가 아이의 편을 들어 줄 거라고 생각했던 내가, 과연 아이보다 시라이시 선배를 잘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아니, 이런 일은 생각해 봤자다. 오늘은 예전보다 시라이시 선배를 더 잘 알 수 있게 되었으니 그걸로 된 거 아닐까.
하지만 언젠간! 저도 나나 선배한테 "아이는 내가 인정한 후배야."라는 소리를 듣고 말 거예요! 절대 안 질 테니까요! 그럼…… 저 먼저 가 볼게요.
우리랑 같이 안 갈 거야?
아뇨. 앞으론 어떤 방식으로 다른 사람을 도울지 생각해 보려구요……
시라이시 선배가 아이들과 얘기를 나누고 돌아왔을 때, 아이는 진작에 떠난 후였다. 아이가 먼저 떠난 이유를 들은 선배는 두 손을 뒤통수에 얹으며 허탈하다는 듯이 웃었다.
엄청 진지한가 보네. 그런 아이를 방해할 수는 없지. 그럼 이제 뭐 할까? 후배 군.
날도 어두워졌는데, 일단 밥부터 먹죠.
좋았어! 하루 종일 고생한 선배한테 밀크티를 사주는 후배가 있다면 더 좋겠는데 말이야.
하하하, 마침 그런 후배가 여기에 있네요.
그럼 빨리 안 가고, 뭘 그렇게 멀뚱멀뚱 서 있어?
펄이 가득 들어있는 달달한 밀크티는 확실히 피곤한 몸을 달래기 딱이었다.
아, 까먹고 못한 말이 있어요.
응?
선배는 오늘도 멋지시네요.
헤헤, 당연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