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물! 순순히 항복해라!{var:ShakeScene}
[-] 사당의 대문에 들어서자마자 한 소녀가 나를 향해 달려왔다…… 잘못 본 게 아니라면, 손에 들린 건…… 식칼?
[player] 뭐? 제물…… 나?
[-] 이한시가 무법천지는 아니지만, 점점 가까워지는 식칼 때문에 나는 생각할 틈도 없이 일단 돌아서서 마당을 따라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식칼 소녀] 도망치지 마!
[player] 어떻게 안 도망쳐!{var:ShakeScene}
[-] 나는 도망치고, 그녀는 따라오고…… 나는 날개를 달고 당장이라도 날아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한참을 뺑뺑 돌았지만 소녀는 나를 포기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player] 후…… 더, 더 이상은 못 뛰어…… 차라리, 얘기라도 해봐야겠어.
[-] 그런 생각이 들자, 나는 발걸음을 멈췄다.
[player] 안녕, 나는……
[식칼 소녀] 아오이, 네 쪽으로 가고 있어!
[-] 소녀는 마치 회오리바람처럼 내 앞을 휙 지나갔다……
[player] 목표가 내가 아닌 것 같은데……
[-] 호기심이 생긴 나는 그들을 뒤따라갔다.
[???] 수탉아, 여기 맛있는 곡식이 있단다. 쪼쪼쪼……
[-] 담장 너머 마당에서 푸른 옷을 입은 낯선 소녀가 곡식 한 줌을 들고선 경계심 많은 수탉을 유혹하고 있었다. 옆의 인공 바위 산 뒤에는…… 그 '식칼 소녀'가 숨어 있었다. 손에 든 식칼이 햇빛을 받아 섬뜩한 빛을 발했다.
[player] 이 수탉이 진짜 제물인가 보네.
[-] 나는 옆에서 숨을 죽이고, 수탉이 걸려들기를 조용히 기다렸다.
[푸른 옷의 소녀] 아원, 이 닭이 곡식을 좋아하는 게 확실해? 여태 기다렸는데 반응이 없잖아.
[식칼 소녀] 틀림없을 거야. 흠…… 이번에도 못 잡으면 길시를 놓칠 텐데.
[푸른 옷의 소녀] 쳇! 좋은 말로 해서는 안 듣는 닭이네. 그렇다면……
[-] 푸른 옷의 소녀는 몸을 일으켜 손에 든 곡식을 버리더니, 손을 털고 곧바로 수탉을 향해 달려들었다. '식칼 소녀'도 가짜 바위 산 뒤에서 나와 칼을 들고 도우러 다가왔다.
[-] 두 사람의 협공에 수탉은 놀라서 허둥지둥하며 방향을 잡지 못하더니 내 쪽으로 미친 듯이 달려왔다.
[푸른 옷의 소녀] 얼른 도와줘,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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