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안쥬를 데리고 귀신의 집 입구로 왔다. 음산하고 공포스러운 귀신 얼굴 모양의 입구를 보고 있자니, 그냥 다른 놀이 기구를 타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뒤에서 갑자기 쉰 듯한 남자 목소리가 울려 퍼졌고, 고개를 돌려 보니 피에로 분장을 한 직원이 우리 뒤에 서 있었다.
[피에로]오늘 기묘한 집에서는 커플들을 위해 특별한 코스를 준비했답니다. 놓치지 마세요, 히히히히히……
[player]우린 그런 게……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피에로는 우리를 귀신의 집 안으로 힘껏 밀었다……
기묘한 집
땅으로 떨어졌지만 아프지 않았고, 오히려 푹신한 곳에 빠졌다. 우리는 허둥지둥 서로를 끌어내 빠져나왔고,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나마 확인해 보니 거대한 스펀지로 채워진 풀장이었다. 기묘한 집은 이름처럼 정말 기묘함으로 가득했다.
사실 나도 귀신의 집은 처음 와 본다. 곳곳의 벽에 보이는 촛불 모양의 전등은 아주 작은 공간만을 비추었고, 어두컴컴했다. 이런 조명들 덕분에 꽤나 쉽게 공포스러운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벽에 숨겨진 스피커에서는 계속해서 기이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나랑 안쥬는 잔뜩 겁에 질려 서로의 팔을 꽉 잡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가만히 서 있는다고 방법이 있는 건 아니었다. 우리는 용기를 내어 서로를 토닥이며, 천천히 어둠 속으로 걸음을 내디뎠다. 한 걸음, 두 걸음, 세 걸음……
입구부터 첫 번째 코너까지는 겨우 십 미터 밖에 안됐지만, 나는 마라톤을 뛴 것처럼 힘들어졌다. 모퉁이를 돌면 벌어질 일에 대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던 그때, 갑자기 '끼익'하는 기계 소리가 들려왔다.
초조하게 그쪽을 쳐다보니, 언제 열린 건지 알 수 없는 문이 있었다. 그리고 거기서 사람 그림자가 튀어나와 "카카카카카" 소리를 내며 빠르게 우리를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다.
[스즈미야 안쥬]꺄아아아아아!
[player]아아아악!
우리는 손을 잡고 비명을 지르며 정신없이 앞으로 달려갔다. 우리 뒤에는 얼굴이 안 보이는 누군가가 괴성을 지르며 우릴 바짝 쫓아오고 있었고, 길에서는 시도 때도 없이 장애물이 튀어나와 도망가기가 힘들었다.
코너를 하나 지났을 때, 안쥬가 보이지 않았다. 허전해진 내 손을 보는데 피에로의 말이 떠올랐다. "커플을 위한 코스"…… 이별의 코스는 아니겠지.
하지만 지금은 안쥬를 걱정할 때가 아니다. 나도 지금 막다른 길에 들어선 것 같다. 근처에서 묵직한 발걸음 소리가 들리는 것이, 왔다 갔다 하며 순찰을 하는 듯했다. 갑자기 NPC가 튀어나올까 봐 안쥬를 부르지도 못했다.
이때, 검은 그림자가 내 쪽으로 재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내가 소리를 지르려던 순간,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PLAYER 님?
[player]안쥬!
[스즈미야 안쥬]쉿…… 제, 제가 출구를 찾았습니다.
안쥬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나를 잡고 있는 손에서도 떨림이 느껴졌다.
[player]근데, 왜 다시 돌아온 거야?
[스즈미야 안쥬]PLAYER 님을 버릴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PLAYER 님도…… 무서하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이렇게나 무서워하면서, 날 걱정하고 있던 건가……
[player]고마워, 안쥬.
나는 안쥬를 따라 어두컴컴한 길목을 지나갔다. 그러자 햇빛이 비치는 출구가 보였다.
바깥으로 나왔을 땐, 마치 100년이 지나간 것 같은 기분이었다.
[스즈미야 안쥬]KR-976은 앞으로도 노력할 겁니다.
[player]응?
[스즈미야 안쥬]다음에 이곳에 다시 왔을 때는, PLAYER 님을…… 보호할 수 있도록.
안쥬는 고개를 들고는 진지하게 말하고 있었다.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다. 나는 손을 내밀어 안쥬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player]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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