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薄暗い部屋の中を覗いてみると、床一面に帳簿と思われる冊子が散乱していて、どこからともなくパラパラと紙がめくれる音も聞こえてき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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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어두운 방안에 장부들이 잔뜩 흩어져 있었다. 구석 어딘가에서 "툭" 하는 무거운 소리가 들려오는데 왜인지 섬뜩함이 느껴졌다……
[-] ……정말 여기가 맞아?
[-] 나는 고개를 돌려 뒤에 있는 메이를 바라봤다. 메이는 눈앞의 광경이 아무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 이곳에 오게 된 경위를 설명하자면 아침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했다.
[미나미 후우카] 오늘은 우리 비서가 재무실에 다녀와야 할 것 같네요.
[player] 재무실?
[미나미 후우카] 네, '죽운'의 재무 센터요.
[player] 그런 중요한 곳에 제가 가는 게 맞나요?
[미나미 후우카] 걱정하지 마요. 거긴 직원들 사무만 관리하지 사업 기밀을 다루는 곳은 아니거든요.
[미나미 후우카] 게다가 당신은 제 사람인데 못 갈 곳이 어딨겠어요.
[player] 그럼 내가 가서 무슨 일을 하면 돼?
[미나미 후우카] 오늘 갈 재무실의 총책임자는 나이가 좀 많아서, 병가를 낸 상태예요.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따가 임시로 업무를 맡을 계약직 둘의 면접을 봐야 해요. 주 혼자서 하기엔 힘들 것 같아서 당신이 좀 도와줬으면 해요.
[미나미 후우카] 메이, 미안하지만 PLAYER 데리고 재무실에 다녀와 주겠어요?
[메이] 여기야, 들어가.
[-] 상사가 시킨 일이니 일단은 들어가는 수밖에 없었다.
[???] 지금 '2분기 요리 연구 비공개 재무 분석표'를 밟고 있으니, 왼발을 5cm만 옆으로 치워주겠어?
[-] 나는 어디선가 들려오는 앳된 소년의 목소리에 놀라 황급히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 이제는 '3분기 재무 월간 보고 관리표'를 밟았어.
[???] 뒤로 좀만 더 물러나면 '재무 처리 사례 분석'이 있어.
[player] 정말 너저분하네……
[-] 방금 들어갔던 나는 다시 밖으로 나와야 했다.
[메이] 주, 여긴 이번 축제의 책임자 PLAYER. 나와서 인사해.
[-] 메이의 목소리에 방안 구석에서 한 소년이 장부 무더기를 받쳐 든 채 모습을 드러냈다.
[-] 그는 바닥에 있는 장부들을 정확히 피해서 우리 앞까지 왔다. 이마의 땀과 먼지를 훔쳐내니 앳되면서도 노련함과 침착함이 묻어나는 얼굴이 드러났다.
[주] 당신이야? 어제는 무과 시험을 보더니 오늘은 마음이 바뀌어서 문과 시험이라도 보게?
[player] ……피차 같은 노동자인데, 너무 나무라진 말아줘.
[메이] 오늘 재무 부서 총책임자가 병가를 냈는데 이따가 계약직 면접이 있어서. 미나미 후우카 님께서 너 혼자서는 하기 어려울까 봐 도와주려고 PLAYER를 보냈어. 사이좋게 지내.
[주] ……난 쥬화 같은 멍청이가 아니야. 이런 일은 나 혼자서도 할 수 있어.
[-] 주'라는 이름의 소년은 고개를 돌리며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더니 다시 돌아서서 나를 바라봤다.
[주] 나랑 같이 계약직 면접을 보려면 일단 숫자를 잘 다루고 셈이 빨라야 해. 제일 간단한 것부터 테스트해볼게.
[주] 일단 밖에 앉아 있어. 내가 들어가서 종이와 펜을 가져다줄 테니까.
[-] 주가 조심스럽게 장부를 피해 가는 모습을 보던 나는 참지 못하고 한 마디 질문을 던졌다.
[player] 여긴…… 항상 이렇게 너저분했어?
[주] 그럴 리가 없잖아!
[-] 애늙은이처럼 진중했던 소년의 목소리가 갑자기 높아지더니 나이에 어울리는 모습이 나타났다.
[주] 여긴 재무실이야! 재무실! '죽운' 전체가 뒤집혀도 이곳만큼은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을 거라고!
[player] 그럼…… 지금은 왜 이런 건데?
[주] 하아, 그게…… 어제 퇴근 후에 누가 와서 난리를 친 건지 장부를 엉망으로 만들어놨어. 다행히 중요한 데이터는 이 방에 없었지만.
[메이] 누가 했을지, 의심 가는 사람 있어?
[주] 있긴 한데…… 확실하진 않아.
[-] 나는 고개를 숙여 문 앞에 흩어져 있는 장부들을 자세히 살펴보다 종이 위에 새의 발톱 자국 같은 흔적들이 잔뜩 남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 얼마 전 발휘했던 탐정의 직감이 되살아나며 어제 봤던 쥬화의 비둘기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중 몇 마리가 종이와 펜을 물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한데……
[-]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나는 고개를 들어 주를 바라보았다. 뜻밖에도 그는 잔뜩 긴장한 채 내 반응을 살피고 있었다.
[-] 그 순간 나는 내 추측이 맞았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주와 내 생각이 같다는 것과…… 메이가 알게 해선 안 된다는 것까지도.
[player] 크흠, 주, 내가 해야 하는 테스트는?
[주] 아아. 여기, 자.
[player] 7월 6일, 테이블 번호 28번의 손님 6명이 간장 천엽 볶음 총 10접시를 시켰다. 판매 수입이 6,000 코인이고, 인건비와 재료 원가가 4,000 코인이라면 해당 테이블의 간장 천엽 볶음의 수익률을 구하시오……
[player] 50%…… 이런 문제도 계산이 필요해?
[주] 흠, 방해 요소에도 흔들리지 않는 굳은 심지군. 좋아, 이따가 면접 볼 때도 이렇게만 해주길 바라.
[player] 면접관으로서의 역량을 시험한 거였구나.
[???] 저, 여기가 맞는겨?
[-] 나와 주가 열심히 메이의 주의를 돌리려고 하고 있을 때, 갑자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나였다.
[주] 면접 볼 사람들이 벌써 도착한 모양이야. 여기 한나 양은 이력서를 보니까 관련 경력도 있고,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란대.
[player] 한나는 지금 '천화각'에서 일하고 있는 것 같은데…… 분명 아주 능숙할 거야.
[???] 휴…… 위험했다, 하마터면 지각할 뻔했네. 어라, 늑대 씨?
[player] 엘리사? 너도 면접보러 온 거야?
[엘리사] 늑대 씨! 리사리사는 늑대 씨 엄청 보고 싶었어!
[뽀요용] 메에!
[-] 오랜만에 만난 엘리사와 뽀요용이 내게 달려와 꽉 안겼다.
[주] 크흠, 면접관, 이런 공공장소에서는 조심해 줘. 그리고…… 면접자와의 지나친 친분은…… 면접의 공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삼가도록 해.
[-] 주의 말을 듣고 나는 어쩔 수 없이 뽀요용과 엘리사를 한 손에 한 명씩 내 몸에서 떨어뜨려 놓았다.
[player] 그러고 보니 엘리사 네 수학 실력으로…… 어떻게 면접까지 온 거야?
[엘리사] 흥! 늑대 씨, 이번엔 리사리사 칭찬해 줘야 해. 리사리사는 선발 과정에서 유일하게 1,000까지 실수 없이 센 면접자라고!
[엘리사] 현장에서 99%의 참가자를 물리쳤어.
[player] 1차 시험 문제가 너무 터무니없지 않아? 거기다 어떻게 참가자의 99%가 1,000까지도 셀 줄 모를 수가 있어!
[메이] 현장 직원들의 말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이 100 이상을 센 뒤 졸기 시작했는데, 엘리사 양만이 1,000까지 졸지 않고 셌다고 해. 졸음은커녕 오히려 정신이 더 또렷해진 것 같다고 했어.
[주] 수학의 아름다움을 모르는 인간에게 수학은 고통일 거야. 이런 면에서 봤을 때, 엘리사 양은 어쩌면 놀랄만한 수학적 재능을 가진 걸지도 모르겠네.
[player] 인간이 파악한 엘리사의 재능은 아직 1%도 안 되는 모양이네.
[주] 두 명 다 왔으니 우선 필기 테스트를 시작하자.
[player] 뽀요용, 조심……
[-] 새 발자국이 잔뜩 찍힌 장부 위에 양 발자국까지 더해졌다……
[주] 여기 문제가 10개 있어. 계산기를 하나씩 줄 테니 5분 이내에 완성하면 돼.
[-] 주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한나와 엘리사가 곧바로 집중 모드에 돌입했다. 다만 진도는 굉장히 느렸다.
[-] 계산기는 한나의 발바닥보다 훨씬 조그만했다. 그녀의 넓고 두툼한 발바닥 젤리로는 버튼 3~4개가 동시에 눌리기 일쑤였다. 테스트장 안에는 C 버튼을 누르는 소리만 계속해서 울려 퍼졌다…… 5분만 준 게 오히려 다행인 것 같았다.
[-] 한편, 엘리사는 연습장에다가 직접 쓰면서 계산하는 고전적인 방식을 사용하고 있었다. 계산기는 뽀요용의 입에 물려 리듬감 있게 '6'만 눌리고 있었다.
5분 후
[-] 이번 필기 테스트의 승자는…… 엘리사 양이야.
[-] 나는 참혹한 시험지를 보았다. 하나는 계산기를 쓰지 못해 백지상태로 제출되었고, 하나는 온통 빨간 '×' 투성이에 겨우 3점을 획득했다.
[player] 주, 굉장히 덤덤하네.
[주] 왜냐하면 저 둘은 면접자 중에서도 최악은 아니거든. 심지어 이 정도로 그친 거에 안도감이 들기까지 해.
[player] 최근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주] 그게…… 간단하게 100여 명 정도의 이력서를 보고 2~30명 정도 면접을 봤었거든.
[-] 주는 덤덤한 게 아니라…… 무뎌져 버린 거였다.
[주] 이제 두 번째 테스트야. 두 수의 크기를 비교하도록 해.
[-] 나는 문제를 다시 봤다. 아무리 무뎌졌어도 그렇지, 이렇게 될 대로 돼라는 식이면 안 되지!
[player] 메이 매니저, 얘 좀 잘 타일러 봐!
[-] 왼쪽은 18, 오른쪽은 19, 비교할 게 뭐가 있을까. 설마 이것도 틀리는 사람이 있나?
[엘리사] 이게 더 커.
[player] 어?
[-] 엘리사의 손가락이 '18'을 가리키고 있었다.
[엘리사] 당연히 81이 61보다 크지. 리사리사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실수는 하지 않아!
[한나] 리사 양, 왜 시험지를 거꾸로 들고 있는겨?
[-] 엘리사는 다급히 숫자가 적힌 종이를 뒤집었다……
[엘리사] 으음…… 18이랑 19였잖아!
[한나] 리사 양 순서가 틀리긴 했지만, 답은 정확허네!
[player] 어?
[한나] 18=4×4+2,19=3×3+10.
[한나] 깡쯔 4개 또이쯔 1개, 18은 스깡쯔 화료여! 19는…… 커쯔 3개, 산패 10장이라 화료가 불가능한겨. 그러니 확실히 전자가 더 강한 숫자인 거라니께! 그래서 18이 19보다 큰겨!
[메이] 한나 양의 계산 능력은 마작에만 쓸 수 있을 것 같군……
[주] 문제가 너무 어려웠던 모양이야.
[player] 주, 정신 차려!
[주] 한나 양, 엘리사 양, 이제 마지막으로 논리력을 시험해 볼게.
주가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잠시 생각하더니 종이에 문제를 써내려갔다……
[주] 경치가 아름다운 한 마을에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나란히 네 채의 집이 있다. 대문 앞에는 각각 매화, 난초, 대나무, 국화 네 가지 식물이 심어져 있다. 이 집들의 주인들은 각자 특별한 취미를 가지고 있는데, 그림책 그리기, 만담 듣기, 차 마시기, 주산이다.
[주] 우리는 그들에 대한 몇 가지 소문을 들었다.
[주] 가장 왼쪽 집의 주인은 차 마시기를 좋아한다. 두 번째 집 대문 앞에는 난초가 심어져 있다. 세 번째 집의 주인은 주산을 잘하며, 대문 앞에 매화를 심지 않았다. 가장 오른쪽 집의 대문 앞에는 국화가 심어져 있고, 그 집의 주인은 그림책 그리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주] 그렇다면 대문 앞에 매화가 심어져 있는 사람의 취미는 무엇일까?
[엘리사] 어…… 우으으으음!{var:Shake}
[한나] 머리가 왜 이렇게 간지러운겨, 뇌가 자라기라도 하는 거여? 긁적긁적.
[엘리사] (작은 소리로) 늑대 씨, 리사리사 좀 도와줘!
[-] 나는 문제를 보고 메이와 주가 신경 쓰지 않는 틈을 타 조용히 엘리사에게 알려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