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어질어질하네."라는 게 무슨 의미야?
노아가 날 바라보는 눈빛은 뭐라고 해야 할까, 마치 동정으로 가득 찬 눈빛처럼 보였다.
[노아](메시지)방금 상황을 분석한 결과, 첫 번째 꽃은 800만 코인이, 두 번째 꽃은 950만 코인이 필요할 거야.
[노아](메시지)하지만 지금은 1000만 코인으로 살 수밖에 없지. 물론 보스는 네가 그리 똑똑하지 않다고 생각할테고, 차액도 너한테 회수하려고 하겠지만 말이야. 그럼 열심히 발버둥쳐 봐.
[player](메시지)진짜 악덕 상인이네! 안그래?
[노아](메시지)그 발언, 전부 캡쳐해서 보내 뒀어.
[player](메시지)……그래, 고맙다.
[노아](메시지)하지만 눈앞의 문제부터 해결하는 편이 좋을 거야.
[player](메시지)?
[노아](메시지)기도춘에서 경매 자격을 획득한 참가자들에 대해 전부 신원 조회를 해봤어.
[player](메시지)훌륭하네. 인터넷에서 사적인 얘기를 해도 되는 건지 모르겠군.
[노아](메시지)내가 가지고 있는 너의 정보에 따르면, 최근에 각종 스팸 전화를 많이 받았지? 보아하니 더 이상 숨길 프라이버시 같은 건 별로 없어 보이는데.
[player](메시지)너무 가시돋힌 말보단, 조금 더 부드러운 말을 써 주면 안 될까?
[노아](메시지)본론으로 돌아가지.(너랑 이야기하면 자주 본론에서 벗어나게 돼 버려. 그러니까 반성 좀 하도록 해.)
[player](메시지)좋아, 먼저 말해 봐.(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이지. 같이 반성하도록 하자고.)
[노아](메시지)이번에 의심을 사지 않은 건 기도춘에서 뒷조사 때 파악해 둔 네 생활 습관과, 오늘 네가 보여 준 행동이 일치했기 때문이었어.
노아가 보낸 메시지를 읽고 나니, 직원 두 명이 우리를 향해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직원 A]두 분께서는 저희와 함께 후속 거래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는 서로를 바라본 뒤, 일어나서 직원들의 뒤를 따라갔다. 긴 복도를 지나 도착한 응접실의 테이블 위에는 내가 낙찰받은 꽃이 놓여져 있었다.
노아 덕분에 각종 수속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그리고 거래가 끝나자, 직원은 내게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직원 A]축하드립니다. 내일 기도춘에서 당신만을 위한 다과회를 제공해 드릴 예정이며, 토죠 아가씨께서 당신과 함께 다과회를 즐기실 것입니다.
[player]토죠 아가씨 라니…… 설마 토죠 쿠로네인가요?
[직원 A]맞습니다. 정말로 운이 좋으시군요.
진짜로 낙찰되다니, 쿠츠지는 정말 내 운을 보고 날 선택한 걸까?
난 그들에게 내 목적을 들키지 않게끔 흥분을 최대한 가라앉히기 위해 노력했다. 이어서 낙찰된 꽃을 조심스럽게 안고 방을 나와 기도춘의 입구에 도착하자, 노아가 내 어깨를 두들기며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노아](메시지)네 운이 그렇게나 좋을 줄은 몰랐네. 평소에 역만을 많이 쳤겠는걸.
[player]내가 오늘 이렇게나 운이 좋을 줄 알았다면, 그냥 복권이나 사러 갈걸 그랬어.
나는 꽃을 노아에게 넘기려고 했지만, 노아는 고개를 저으며 이어폰 한쪽을 내게 건네 주었다.
[쿠츠지](음성 메시지)노아, 꽃은 가지고 올 필요 없어. PLAYER한테 상으로 줘 버려. 꼬맹이들은 선물로 받는 꽃을 좋아하잖아?
참을 인자 세 번이면……
나는 한 마디 쏘아주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며 비싼 꽃을 꽉 움켜쥐었다. 그리고 노아는 내 어깨를 두들긴 후 돌아서선 붉은색 승용차에 올라탔다.
이후 승용차는 빠르게 사라졌다. 가는 김에 나도 집에 데려다 주지…… 고마워 할 줄 모르는 녀석들 같으니라구.
그렇게 내 자랑스러운 튼튼한 다리로 지하철 역을 향해 걸어가는데, 갑자기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안 봐도 발신자가 노아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노아](메시지)내일 데리러 갈 때까지 푹 쉬도록 해.
배가 고파진 나는 밥을 먹을 만한 장소를 찾기 시작했다. 임무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니, 내일의 일은 내일의 나한테 맡기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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