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弟子のことを尋ねる

마작장에 자신의 제자가 있다, 라는 말이 내 흥미를 끌었다. 평소 가는 마작장에선 마작을 두기만 했고, 어쩌다 키타하라 릴리와 사이온지 카즈하의 초대를 받아 '북풍'과 '서풍' 마작장에 갔을 때도 사람을 모아 마작을 뒀을 뿐이지 가르침을 주고 받는 건 생각조차 못했다.
[player]제자라는 건 무슨 말씀인가요? 마작을 가르친다는 말씀이신가요?
[토죠 쿠로네]네, 이한시의 마작장 중에선 오로지 '동풍', '남풍', '서풍', 그리고 '북풍'. 이 '사풍 도관'만이 누군가로부터 사사받을 자격이 있지요.
[토죠 쿠로네]이 네 마작장들은 사실 두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답니다. 어쩌면 나리께선 마작에 집중하시느라 발견하지 못하셨을지도 모르겠네요. 일반 손님분들께선, 정문을 통해 홀에 들어간 뒤에 바로 응대를 맡은 직원들의 안내 하에 마작을 치러 가시니까요.
[토죠 쿠로네]도관의 제자들은 일반인에게는 통행이 금지된 측문을 통해서 곧바로 학습 장소로 이동할 수 있답니다. 각 도관마다 학습 공간이 다른데, '동풍' 마작장의 경우는 전통적인 목조 건물 양식으로 총 3층으로 되어있지요.
[토죠 쿠로네]'동풍'의 1층은 평범한 마작장이지만, 2층은 제자들이 배움을 받는 곳이며 저도 가끔 그곳으로 가서 제자들에게 가르침을 준답니다.
[토죠 쿠로네]3층에 관해선…… 우선은 비밀로 해 두겠사와요. 다음에 나리께서 '동풍' 마작장에 걸음을 하게 되시면, 그때 제가 다시 소개해 드리지요.
[player]그렇다면, 언제 기회가 된다면 꼭 가 봐야 하겠네요.
[player]네 마작장에서 가르치는 내용은 어떻게 다른가요?
[토죠 쿠로네]기술적인 부분에선 큰 차이가 없지만, 신념적인 측면에서 다르다고 표현하는 편이 좋겠네요.
[토죠 쿠로네]'동풍' 마작장에선 마작은 그저 즐기는 과정이니, 결과를 너무 중시하지 않아도 좋다는 식으로 설명한답니다. 음…… 제자분들의 말로는 비교적 초연하게 마작을 즐긴다고 표현하더라구요.
[토죠 쿠로네]'남풍' 마작장에선 마작을 비즈니스 수단이라고 표현하지요, 마작 한 판으로 해결되지 않는 일은 없다고 하더군요.
[토죠 쿠로네]'서풍' 마작장에선 마작 대국을 통해 스스로의 실력을 더욱 갈고 닦아야 한다고 말해요, 그래서 다른 세 마작장에 시합 요청을 자주 보내곤 하지요. 바로 며칠 전에도 그쪽과 마작 시합을 했던 걸요.
[토죠 쿠로네]'북풍' 마작장에선, 마작이란 욕망의 체현이라고 한답니다. 대국의 목적은 오로지 승리 뿐이라고 주장하죠.
[토죠 쿠로네]이렇듯 마작에 대한 신념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네 마작장의 제자분들 또한 서로 다르답니다. 하지만 모두가 스스로의 신념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 이 하나는 서로 같사와요.
[토죠 쿠로네]만약 나리께서도 원하신다면, 내면의 소리를 따라 저희 중 한 곳의 마작장을 선택하셔도 좋겠지요. 나리라면, 분명 찾기 힘든 수준의 큰 전력이 되리라 믿어요.
그 뒤로도 난 토죠 쿠로네와 함께 계속해서 마작에 관한 얘기를 나누며, 그녀가 마작에 대해 품은 깊은 식견에 감탄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다과회를 마무리 지을 시간이 다가왔다. 내가 눈치챘을 땐, 직원들은 이미 밖에서 대기 중이었다.
토죠 쿠로네는 상대방의 의중을 헤아리고 대화를 이어나가는 데 뛰어난 사람이었다. 그녀와 함께 있으면 자신이 어떤 사람이든 관계 없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느낌을 받곤 한다. 아마 이게 바로 그녀의 매력이자, 모두가 이 다과회에 오고 싶어하는 원인이겠거니 하는 생각도 든다.
직원의 안내에 따라 떠날 준비를 하는데, 토죠 쿠로네가 갑작스레 내 옷에 대해 질문했다.
[토죠 쿠로네]그나저나 나리께서 입으신 의상의 비단 장식이 상당히 참신한데…… 시중에서 판매하는 물건 같지는 않고, 아마 어느 장인분께서 직접 만드신 물건이겠지요.
[토죠 쿠로네]혹시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어느 장인분의 솜씨인지 여쭤 보아도 괜찮을지요?
[player]그런 것도 알 수 있나요?
[토죠 쿠로네]후후, 부끄럽네요. 기도춘에 자주 오는 손님분 중에서는 신분이 존귀하신 분들도 여럿 있어서, 웬만한 사치품들에 관해선 꽤나 익숙하답니다. 그런데, 오늘 본 디자인은 제가 아는 그 어느 브랜드 것과도 다르더군요.
[player]'Chaque Jour'라는 이름의 가게입니다, 요즘 이한시에서 유명하다고 들었어요.
[토죠 쿠로네]감사드립니다, 이토록 아름다운 무늬를 만드는 가게라면 저 또한 꼭 방문해 보고 싶네요.
기도춘을 떠날 때, 노아는 이미 문 앞에서 날 기다리고 있었다.
함께 차를 타고 'Chaque Jour'에서 옷을 갈아입은 다음 오늘 보고 들은 것들을 노아에게 얘기해 주려던 찰나, 노아가 내가 입었던 옷의 어깨 부근에서 조심스럽게 무언가를 꺼내기 시작했다.
[노아](메시지)마이크로 카메라야, 이게 다 기록했으니까 따로 보고할 필요는 없어.
난 그걸 언제 몸에다가 달아놓은 건지 물어보려고 했지만, 토죠 쿠로네를 만나러 가기 전에 내 어깨를 두드린 위치가 딱 저곳이었다는 게 떠올랐다.
이어서 뭐라 말을 하려고 입을 달싹거리다가 포기하기를 수차례, 하지만 슬슬 '효'의 작업 스타일에 익숙해진 난 그냥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 또한 마냥 나쁘기만 한 건 아니었다, 쿠츠지에게 따로 보고를 할 수고는 덜었으니까.
난 집에 돌아온 뒤, 잔뜩 쌓여 있던 마작 초대들을 거절하고선 침대에 바로 드러누웠다. 임무를 완수해서 그런가, 마음 속에 얹혀 있던 커다란 돌도 드디어 사라진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때, 쿠츠지에게서 연락이 한 통 왔다.
[쿠츠지](메시지)오늘 형씨의 활약, 아주 좋았어. 며칠 뒤에 거래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데리러 가지.
솔직히 말해, 저 인간이 대체 여기서 어떤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는지는 짐작조차 가지 않았다. 그 전설 속의 사귀인에 관해선 알아갈수록 더욱 많은 수수께끼들이 나올 뿐이었는데, 게다가 그 수수께끼들끼리 서로 상충되고 합쳐지다가 또다시 새로운 수수께끼가 만들어지는 꼴이었다.
어쩌면 언젠간 사건의 진상을 알 수 있는 날이 오겠지, 라고 생각하며 나는 서서히 잠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