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월 신사에서 푸린을 찾아본다
나는 마이와 천월 신사에 있는 마작장에 도착했다.
[???]마이잖아? 정원 청소는 다 한거니?
마작장은 영업 중이었고, 입구 쪽에 앉은 단골손님들이 손을 들어 우리에게 인사를 건넸다.
신사 환경이 잘 가꾸어진 편이라서, 주변에서 노인들이 자주 산책을 왔고, 마이는 그런 노인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기원소 옆에 있는 작은방을 쉼터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쉼터가 생긴지 얼마 지나지 않아, 노인들은 심심풀이도 되고 신사도 수익이 생길 테니 일석이조라며 쉼터에 마작 테이블을 놓는 게 어떠냐고 건의를 했고, 마이도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해서, 쉼터를 마작장으로 개조해 지금까지 영업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할아버지]아직 사람이 부족해서 그런데, 마이가 같이 좀 해 줄래?
[아이하라 마이]죄…… 죄송해요, 마이가 지금은 급한 일이 있어서…… 다음에 같이해 드려도 될까요?
[할머니]흠? 마이가 고민이 있나 보구나.
[할아버지]이 할비한테 말해 보거라, 도움이 될지도 모르니까 말이야.
여기서 마작을 하는 노인들 대부분은 마이를 어렸을 때부터 봐온 사람들이었기에, 마이를 손녀처럼 여기며 친근히 대해 주고 있었다.
[player]저, 혹시 푸린 보셨나요?
[할아버지]푸린? 그 뚱뚱한 고양이 말인가? 여긴 안 왔어. 이 할비가 계속 문 앞에 있었는데 고양이는 본 적이 없다. 왜, 푸린이 없어졌니?
[아이하라 마이]네…… 푸린이 어디로 간 건지,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닌지 걱정돼요.
[할머니]마이야, 할미 생각엔 유기 동물 보호소에 가 보는 게 좋을 것 같구나. 우리 아들이 그러는데, 요즘 거기서 길고양이나 떠돌이 개들한테 무슨 통조림 같은 걸 준다더라.
[아이하라 마이]통조림이요? 푸린은 고양이 통조림을 제일 좋아해요. 정말 거기로 갔을 수도 있겠네요! 마이가 한 번 가 볼게요! 할아버지, 할머니, 감사합니다!
[할아버지]감사는 무슨. 우리도 평소에 마이한테 도움을 많이 받았잖니. 특히 이 마작장은 시간 보내기에 참 좋단 말이야.
[할머니]할아버지 말씀이 맞단다. 마이 넌 우리 손녀나 마찬가지니까, 무슨 일 생기면 어려워 말고 얘기하거라. 누가 괴롭히면 꼭 이 할멈한테 와야 한다.
[player]어르신께서 이렇게나 마이를 아껴 주시니, 함부로 마이를 괴롭히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할머니]허허, 말도 참 잘하는구나.
[할아버지]말만 잘하면 뭐 하나, 도움이 되어야지.
[아이하라 마이]주인님은 언제나 절 도와주고 계세요. 방금 전에도 정원 일을 도와주셨고, 지금도 같이 고양이를 찾고 있어요.
[할아버지]고양이를 찾아내야 도와줬다고 할 수 있는 거지. 마이야, 걱정 말거라. 이 할비도 같이 찾아 줄 테니까 말이야. 젊은 것보다야 훨씬 나을 거다…… 아얏, 할멈, 왜 꼬집어?
[할머니]늙은이는 젊은이들 방해하지 말고 가만히 좀 있어요. 마이는 이제 가서 볼일 보거라.
[아이하라 마이]네. 할아버지, 할머니도 편히 쉬다 가세요. 저희는 보호소로 가 볼게요.
[player]할아버지, 걱정 마세요. 혹시 알아요, 반장전이 끝나기 전에 푸린을 찾을 수도 있을지요~
[할아버지]말로만 하지 말고…… 아야, 할망구야, 꼬집지 말고 말로 해, 말로! 너희는 얼른 가 보거라……
유기 동물 보호소에 도착하자, 고양이 무리가 야옹대며 허겁지겁 밥을 먹고 있었다. 마이와 함께 직원의 허락을 받고 '고양이 랜드'로 가 보았다.
[player]고양이가 엄청 많네…… 그런데 여기에 푸린은 없는 것 같아.
뚱뚱한 푸린은 고양이들 사이에서도 눈에 띌 것이다. 그래서 두 바퀴를 샅샅이 뒤져본 후, 푸린은 여기 없다고 빠르게 결론지었다.
하지만 마이는 포기할 수 없는지 계속 푸린을 부르며, 푸린이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하라 마이]푸린, 푸린……! 숨바꼭질 그만하고 이제 나와, 마이가 걱정하잖아! 푸린……!
[아이하라 마이]……주인님…… 푸린은 여기 없는 것 같아요……
시간이 갈수록 마이가 더 우울해하는 것 같아 어깨를 토닥여 주었다.
[player]고양이가 갈 만한 데는 많아. 이 근처에서 다시 찾아보자.
하지만 무작정 주변을 둘러본다고 해결되는 건 아닐 것이다. 다른 단서가 있으면 좋을 텐데.
[아이하라 마이]주인님…… 푸린이 여기 없다는 건, 배부르게 먹고 다른 데로 간 거 아닐까요? 직원분한테 한번 여쭤볼까요?
[player]그것도 방법이지만, 매일 고양이들이 이렇게나 많이 오는데, 직원이 기억할까……
[player]……그래도 한 번 물어는 보는 게 좋겠어. 마이, 핸드폰에 푸린 사진 있지?
푸린은 눈에 띌 정도로 뚱뚱하기도 하고, 사진까지 보여 준다면 직원도 뭔가 기억나는 게 있을지도 모른다.
직원에게 푸린 사진을 보여 주며 본 적이 있는지 물어보았고, 운 좋게도 단서를 얻을 수 있었다.
[직원]아~ 이 뚱뚱한 고양이, 오늘 왔었죠. 밥 먹고 번화가 쪽으로 가는 거 같던데요.
[아이하라 마이]저, 정말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 그, 푸린이 먹은 통조림 값은……
[직원]괜찮아요. 천월 신사 무녀님이시죠? 옆집 사람이 하도 운이 안 좋아서 무녀님을 찾아갔었는데, 그 후로 일이 잘 풀렸다고 하더라구요.
[직원]그러니까, 그 정도는 그냥 신사에 봉납한 걸로 할게요.
[아이하라 마이]마, 마이가 여러분께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이에요…… 하지만 여러분의 복을 비는 건 당연히 무녀가 해야 할 일인 걸요. 공짜로 받을 수는 없어요.
[player]푸흡……
[아이하라 마이]으음…… 갑자기 웃으시다니, 마이가 말실수라도 했나요?
[player]아니, 아무것도 아냐. 마이 말이 맞지. 엄청 지조 있어.
[직원]하하, 무녀님, 정말 귀여우시네요.
우리 대화를 듣던 직원도 웃음을 터뜨렸다. 직원 말처럼, 마이가 사람을 대하는 진지한 모습은 때론 서툴러서 귀엽게 느껴지기도 했다.
[아이하라 마이]주인님, 저 진짜 말실수한 거 아니죠?
[player]아니, 절대 아니야. 우선 빨리 번화가로 가 보자. 방금처럼 사람들한테 사진을 보여 주면 푸린을 금방 찾을 수 있을 거야.
[아이하라 마이]그, 그것도 그렇네요. 그럼 가죠, 주인님.
좋았어. 무사히 말을 돌렸다.
[점원]아, 이 뚱뚱한 고양이, 우리 가게에 왔었어요. 마침 옥수수를 먹고 있어서 조금 나눠 줬었죠.
[점원]그러고는 손님이 와서 잠깐 다른 일을 하다 보니 안 보이더라고요. 어디로 갔는지는 모르겠네요. 죄송해요.
[아이하라 마이]아니에요. 푸린이 와서 방해했다니 마이가 사과드려야죠.
[player]단서가 없는 건가……
번화가에서 푸린의 행방을 묻다가, 지나가던 사람이 푸린을 봤다는 가게에 우릴 데려다주었다. 또 한 번 엇갈린 순간이었다.
[player]다른 곳은…… 고깃집 정도겠네. 지나다니면서 보니까, 항상 고양이들이 어슬렁거리고 있더라고.
[아이하라 마이]번화가를 벗어난 것만 아니면 좋겠어요. 이쪽은 차가 적어서 그나마 안전할 테니……
[점원]벌써 가시려고요? 여기까지 오셨는데 옷 한번 보고 가세요, 싸고 품질도 좋아요!
[점원]특히 무녀님은 귀여우셔서, 잘 어울릴만한 옷이 많아요!
[player]죄송하지만, 지금은 고양이를 찾는 중이라 다음에 올게요, 다음에.
[점원]얼마 안 걸려요, 금방 추천해 드릴게요. 이것 보세요, 신상 모잔데, 요새 엄청 유행하고 있어요!
그러더니 점원은 막무가내로 내 머리에 모자를 씌웠다. 거울을 보니, 마치 몰래카메라에 나올 것만 생김새였다. 모자챙 위에 복슬복슬한 털 뭉치는 마치 멍지로 귀 같았다.
[아이하라 마이]아, 이거. 마이도 잡지에서 본 적 있어요. 생각보다 주인님이랑 잘 어울리네요.
[player]이 모자가 유행이라고? 음…… 괜찮긴 하네. 아, 지금은 바쁘기도 하고, 짐이 있으면 불편하니까. 고양이를 찾으면 다시 올게요.
[점원]손님! 마음에 들면 사셔야죠. 마침 할인 중이거든요!
[player]하, 하하…… 제가 마음에 드는 것만 할인하는 건 아니겠죠……
그리고선 마이 손을 잡고 그 '과잉 친절' 점원을 피해 빠져나왔다. 역시 i에게 이런 친절은 힘들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다음에 간 고깃집에서도 별다른 수확이 없었다.
[아이하라 마이]주인님, 그러고 보니 이 근처에 나나미 씨네 카페가 있어요. 오후 내내 물도 못 마셨는데, 뭐 좀 마시러 갈까요? 아니면 신사에 돌아가서 쉬는 건 어떠세요? 푸린이 신사에 돌아와 있을지도 몰라요.
[아이하라 마이]어쩌면…… 푸린은 어디 숨어서 자고 있는 걸지도 몰라요. 그런 거면 좋을 텐데……
우리는 오후 내내 푸린을 찾다가 힘이 빠져서 벤치에 주저앉았다. 마이는 내가 지친 걸 눈치챘는지 조용히 말을 건넸다.
괜찮다고 하고 싶었지만, 미안해하는 마이의 눈빛이 느껴졌다. 이럴 때 거절하면 마이 성격상 더 죄책감을 느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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