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代わりにゲーム大会に出る

대신 게임을 이겨 준다
[player]소라, '대신 게임을 이겨 준다'를 선택하는 편이 좋겠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화면 속 마우스는 이미 그 선택지를 향해 있었다. 호흡이 척척 들어맞는 이 상황이 조금 안정감을 가져왔다.
그렇지만 결국 사실을 증명하듯…… 잘못된 데이터 표본은 아무리 많아도 쓸모가 없는 법이었다.
['이치노세 소라']여기 있었구나, 드디어 찾았다.
['류우시']음, 무슨 일 있어?
['이치노세 소라']콜록, 이…… 이거 줄게, 너 이거 엄청 가지고 싶어 했었잖아.
남자아이는 주머니 속에서 방금 획득한 상품을 꺼내어, 조심스럽게 앞에 놓았다.
['류우시']고마워, 하지만…… 이건 못 받을 것 같아.
['이치노세 소라']어째서? 교수님께는 이미 물어봤어, 문제없다고……
['류우시']그런 문제가 아냐, 나…… 너한테 몇 가지 물어볼 게 있어.
['이치노세 소라']말해 봐.
['류우시']다음 주가 너네 룸메이트 생일이지? 혹시 걔가 어떤 선물을 좋아하는지 알아?
['이치노세 소라']내…… 룸메이트?!
['류우시']응, 걔가 나랑 팀을 맺고 게임 대회에 참가해 준다고, 매일 나랑 같이 연습을 했었거든. 고마움의 표시로 선물을 주고 싶어서.
['이치노세 소라']……
게임 제작자는 현재 여주인공이 가진 룸메이트에 대한 호감도가 별 네 개 이상이라는 걸 대화 상자를 통해 강조하여 표현했고, 마치 이 사실을 잊지 말라는 듯이 선녀가 꽃을 흩날리는 듯한 특수 효과까지 넣어 두었다.
[player]……
[이치노세 소라]……
[player]잠깐, 잠시만, 연애 게임에 왜 다른 남자가 또 나타나는 거야?!
[이치노세 소라]보아하니 이것도 '뜻밖의' 시나리오 중 하나 같네.
[이치노세 소라]여자의 마음이란 정말 어렵네, 데이터도 확실하지 않으니까. 룸메이트의 호감도가 이미 우리를 앞질렀어, 앞으로는 선택에 더 신중해야겠어.
[player]말은 그렇지만, 난 벌써 안 좋은 예감이 들어.
학사복을 입은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는 모습이 보였다. 다들 얼굴에 미소가 번져 있었고, 맑은 웃음소리에 맞춰서 청춘의 숨결이 코앞에서 느껴졌다.
그리고 '이치노세 소라'는 고백 편지를 들곤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류우시']미안 미안, 늦어 버렸네.
['이치노세 소라']괜찮아, 나도 방금 왔어.
['류우시']근데 이치노세, 왜 나를 여기로 부른 거야?
['이치노세 소라']이…… 이걸 받아줘.
이치노세 소라'는 두 손으로 편지 봉투를 소녀에게 건넸다. 긴장하며 소녀의 반응을 살폈고, 소녀는 잠시 넋이 나가 있었지만 금세 정신을 차렸다.
['류우시']마음은 고맙지만, 이걸 받을 수는 없어. 사실 좋아하는 사람이 있거든.
배경음이 은은하게 깔리기 시작하며, 화면이 흑백으로 전환되었다. '류우시'는 주인공의 옆을 스쳐 지나가며 멀어지는 뒷모습만을 보여 주었다.
실 패'라는 문구가 잔혹하게 띄워지며, 지금까지의 기록들이 저장되었다.
[player]안 좋은 예감은 틀리지 않는 법. 누가 알았겠어? 후반으로 갈수록 여주인공이 점점 우리를 멀리하고, 호감도가 계속 떨어지면서 결국 조연 남주랑 친해지게 될 줄은.
[player]이번엔 모든 포인트를 최대로 올렸는데도 '류우시'의 사랑을 얻지 못했네. 도대체 어디가 문제였던 걸까?
[이치노세 소라]콜록…… 또 실패 표본이 생겼군.
내 고민과는 별개로 소라는 생각보다 빠르게 배드 엔딩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미 어두워진 얼굴이 그의 속마음을 말해주는 듯했고,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누구라도 열 번 넘게 연속으로 클리어를 실패한다면 결코 웃음을 지을 수 없을 것이다. 소라에게 있어서도, 이건 지금까지 마주한 문제 중 가장 어려운 문제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난 더 이상 소라의 실망한 표정을 두고 볼 수 없었기에, 소라의 어깨를 두드리면서 위로해 주었다.
[player]이제 거의 다 왔어, 다시 한번 해 보자. 이번엔 클리어할 수 있을 거야.
[이치노세 소라]응.
우린 게임기를 들고 '다시 하기' 버튼을 눌렀고, 그렇게 나랑 소라는 다시 처음 보았던 골목으로 돌아왔다. 같이 플레이해 보았으니, 이번엔 문제없이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이치노세 소라]음, 여주인공은 자기가 화나지 않았다고 했었는데, 왜 호감도가 떨어졌을까?
[이치노세 소라]이상해, 이번에 여주인공은 수요일에 데이트를 요청했어. 아까 했을 때는 분명히 거절하면서 이날 시간이 없다고 했었는데?
[이치노세 소라]여주인공이 말한 "아무거나 먹자"가 튀김, 해산물, 구이, 밀가루를 먹고 싶지 않다는 의미가 숨어 있었다니. 내가 뭔갈 놓쳤던 건가?
[player]……
소라의 의문은 경험이 쌓여서도 줄어들지 않았다, 사랑이라는 복잡한 단어 앞에선, 데이터는 그 의미를 잃었다.
소라가 이걸 클리어하기 위해서는, 아직 배워야 할 게 많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