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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の長雨が続き、日中も心地よい涼しさが感じられるようになったので、夏場はエアコンの効いた部屋に引きこもってばかりだった私も、最近はよく外出するようになった

계속된 가을비 덕분에 기분 좋은 선선한 날씨가 되었다. 에어컨이 켜진 방 안에서 온 여름을 보냈던 나는 드디어 밖으로 나와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게 되었고, 기다렸다는 듯이 소라와 함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약속 잡을 준비를 했다.
다만 간과했던 것은, 우리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이렇게나 많았다는 것이다!
번화가에 가득 들어선 사람들의 행렬이 파도처럼 움직인다. 나와 소라는 간신히 인파를 뚫고 나와, 벽을 붙잡은 채로 숨을 몰아쉬었다. 문을 나설 때의 설렘과 즐거움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였다.
[player]분명히 여유 있게 주말을 즐길 기회가 있었는데, 내가 너무 안일했네. 진짜 후회된다. 만약 돌아갈 수 있다면 밖에 나올 생각은 안 했을 거야.
[이치노세 소라]요즘 이 거리에서 축제를 하고 있으니까, 난 또 이걸 즐기러 나온 줄 알았어.
[player]사람들 사이에서 샌드위치처럼 껴있는 취미는 없어…… 이럴 줄 알았으면 같이 혼천 신사에 가서 이치히메네 애들이랑 마작이나 치는 건데.
나는 사방을 둘러보았다. 마음속에 남아 있던 마지막 미련을 한숨과 함께 저 수많은 인파 속으로 흘려보냈다. 그 후, 소라를 데리고 비교적 한산해 보이는 밀크티 가게로 들어갔다.
[player]여기에 좀 있으면서 오후 일정을 계획하는 게 좋겠다. 음…… 뭐 마실래?
난 메뉴를 자세히 살피며 손으로 곁에 있는 소년을 가볍게 톡톡 건드렸다. 나는 이미 소라의 몸 상태에 대해 알기 때문에 소라가 먹어선 안 되는 음식이 많다는 사실도 인지하고 있다. 그래서 메뉴를 정하기 전에 되도록 확인을 받아 보는 편이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 주문 순서까지 앞에 두세 명밖에 남지 않았음에도, 소라는 아직 답이 없었다.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뒤를 돌아보자, 벽에 붙어 있는 포스터를 보며 멍을 때리는 소라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player]방탈출? 하하, 밀크티 가게에까지 이런 포스터를 붙여 놨네.
[이치노세 소라]PLAYER, 이 가게를 알아?
[player]이 가게는 원래 체험형 극장인데, 매년 핼러윈 즈음에 개방해. <사무엘의 마음>이라는 작품이 인기가 많았어. 나도 마이랑 같이 가봤었고. 전에 사장님이 핼러윈 기간이 아닐 때도 체험형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임대료를 충당할 거라고 했었는데, 그게 방탈출일 줄은 몰랐네.
[player]최근 일주일 동안 TV든 지하철이든 상가든 이 가게 광고가 다 있더라고, 또 좋은 후기도 많아서 요즘 인기가 엄청나.
방금 길거리에서 받은 전단지를 뒤져보니, 역시 포스터와 같은 내용의 홍보물이 있었다.
[이치노세 소라]<나비 현상>, <광란의 목요일>, <이세계 신사>, <브록백 마운틴 노트>, <늑대 인간과 흡혈귀의 말하고 싶은 이야기>……?
이치노세 소라는 전단지를 받아들곤 그 위에 쓰여있는 제목들을 하나씩 읽어 나갔다. 내용이 뭔가 심상치 않게 흘러가자, 나는 이 미성년자의 정서가 우려되어 바로 흐름을 끊어 버렸다.
[player]흠, 방의 제목은 별로 중요하지 않잖아. 인터넷에서 어떤 글을 봤는데, <이세계 신사>가 지금 가장 인기가 많다고 하더라고. 이한시에서 가장 재밌는 방탈출이란 평가도 있어.
[player]이런 게임들은 젊은 층한테 인기가 많아서, 수수께끼 푸는 걸 좋아하는 마니아들 말고도 친구를 사귀려는 목적으로 찾아오는 손님들도 많아.
[이치노세 소라]나쁘지 않네.
이치노세 소라가 방탈출에 대한 흥미를 드러냈다, 원래는 바로 제안에 응할 줄 알았지만 예상외로 확답을 하지는 않았다.
[이치노세 소라]하지만…… 여기 방탈출은 최소 네 명이 같이 해야 하는데, 우린 둘밖에 없잖아.
[player]그걸 걱정했던 거야? 연락을 돌려 보자, 아마 같이 할 사람들을 구할 수 있을 거야.
[이치노세 소라]누구…… 한테?
[player]가족, 친구, 마작 동료, 누구든 상관없어. 오늘은 주말이니까 밖에 나와서 기분 전환하려는 사람이 많을 거야.
방탈출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전까지의 스트레스가 날아갔다, 난 바로 핸드폰을 꺼내 연락을 돌리며 소라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도 함께 연락을 돌려 보길 바라며.
하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잔인했다. 모두들 주말에 대한 기대가 가득했던 것인지, 친구들은 모두 일정이 있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주말 약속은 '예약'이 필요한 것이었다.
또 한 번 거절을 당한 나는 핸드폰 화면을 끄고는 뒤돌아봤다. 소라가 벽에 기대어 멍을 때리고 있었다. 그는 핸드폰에 걸려 있는 큐브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는데, 이것은 그가 마음이 답답하거나 침울할 때 나오는 습관적인 행동이었다.
[player]조셉과 카나는 아직 회사 일이 남아 있다고 하고, 히나타는 커피숍 손님이 너무 많아서 나오기 힘들다고 했다. 이시하라 우스미 녀석은 전화조차 안 받았는데, 아마 또 부회장을 화나게 하고 어딘가 숨어 버린 거겠지……
[이치노세 소라]누나는 엄마랑 장 보러 가야 해서 놀러 갈 시간이 없대.
[player]방심했다. 방탈출…… 시작도 못해 보고 이렇게 끝나 버릴 줄이야.
기대했던 일정이 갖가지 이유로 연이어 무산되자 머리가 복잡해졌다. 연락처 목록에 더 이상 연락할 대상이 없다고 확신이 들었지만, 포기할 수 없었던 나는 눈을 다시 소라에게로 돌렸다.
[player]어쩌면 동료를 구할 방법이 하나 있을지도 몰라.
[이치노세 소라]어떤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