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알게 된 거죠?
응? 뭐라고 해명 안 하는 거야?
그렇게 말했다는 건, 저희한테 뭔가 잘못된 부분이 있었다는 거잖아요, 게다가 여기서 변명을 해도 의미는 없을 테니까 말이죠.
내가 꿰뚫어 봤다기 보다는, 나나쨩이 연기를 너무 못했다고 해야겠지. 처음 너희가 손을 잡았을 때, 나나쨩의 귀가 너무 빨개지더라고. 만약 진짜 연인이었다면 손 잡은 것만으로 그 정도가 되지는 않았겠지?
그렇구나…… 그거 하나 뿐인가요?
PLAYER, 너는 꽤 자연스러웠어. 하지만 밥을 먹을 때 알아봤지. 우리들도 나나쨩의 입맛이 굉장히 매운 편이라는 걸 알고 있었는데, 넌 연인인데도 매운 음식에 대비도 못하고 있었잖아.
그래도 오늘 나나쨩이 널 데리고 나오지 않았다면 이 연극도 진작에 끝났겠지. 사실 네 연기는 굉장히 훌륭했어, 만약 방금 네가 나나쨩이랑 같이 학교로 갔다면, 나도 그런 사소한 부분은 무시하고 너희들이 사귄 지 얼마 안 된 거라고 생각했을지도 몰라.
연인끼리 꼭 그림자처럼 붙어 있을 필요는 없겠지만, 이런 상황에서 쫓아가지 않을 이유가 어디 있겠어? 설마 여기 남아서 우리 곁다리가 되려고 한 거야?
……후우, 방심했네. 여자친구를 홀로 보내고 혼자서 다른 커플이랑 남다니, 확실히 자연스럽지 않았네요. 게다가 여러분이랑은 그렇게 친한 사이도 아니니 혼자 남은 게 더 이상하게 보였겠죠.
이미 알고 있었다면 좀 더 빨리 얘기해 주지 그랬어요.
재밌잖아, 하하하. 너랑 나나쨩이 우릴 속이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모습이 너무 재밌었어.
아…… 그러고 보니 너희들한테 비싼 부적까지 사게 만들었구나, 그 돈은 내가 절반 내 줄게.
괜찮아요, 여러분을 속인 업보라고 생각하죠.
그럼 좀 더 둘러보다가 같이 학교로 가서 나나쨩을 마중해 주자. 비록 가짜 연인이었지만 데이트를 했다는 건 사실이니까. 이럴 때 '여자친구' 혼자서 외롭게 집으로 보내는 건 너무 불쌍하잖아.
그렇긴 하네요, 제대로 된 연애 강사님의 말이니까 가슴속에 새겨 둘게요.
가자. 그러고 보니 미남 씨는 방금 전부터 말이 없네요? 왜 멍 때려요?
……PLAYER, 나나쨩이랑 사귀는 게 아니었던 거야?!
……
……이렇게 둔한 바보라니까, 신경 쓰지 말자.
이렇게 속아 넘어간 사람도 있으니, 역시 반나절의 노력이 헛된 것은 아니라고 봐야하나…
친구, 넌 이거야!
…… 응? 히쨩,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거야?
특별히 네 사람을 데리고 널 마중 나왔지. 애인이 마중을 나왔는데, 기쁘게 안겨야 하는 거 아냐?
당, 당연히 기쁘지, 그래도 안길 필요까지는……
히쨩, 이제 그만 놀려요. 선배도 이제 그만 해도 돼요.
에고…… 미안해 히쨩! 속이려던 건 아니었어, 단지……
사과 안 해도 돼, 오늘 즐거웠잖아? 자초지종은 PLAYER한테 들었어.
미안해 나나쨩, 앞으로 나도 남자친구 사귀라고 밀어붙이지 않을게.
진짜로?
진짜야, 곤란하면 얘기를 했어야지. 내가 그런 걸로 화낼 것 같았어? 게다가 네 주변에 좋은 상대가 있다는 걸 알았다면 나도 이렇게까지 안 했을 거야.
지금 PLAYER 말하는 거야?
하아?!
아니면? 나나쨩도 생각해 봐, 보통은 이렇게 데이트 도중에 가 버리면 벌써 화가 났겠지, 너의 '제멋대로' 사람 돕기는 둘째 치더라도 말이야.
내가 보기엔 PLAYER, 상당히 괜찮아. 이참에 그냥 사귀어 버려.
후, 후배 군, 히쨩의 헛소리는 무시해, 그냥 장난치는 거야!
장난인지 아닌지는 너희들한테 달렸지. 그럼 우린 먼저 갈게, 둘이 천천히 얘기 나눠 봐.
……아 맞다. 나나쨩, 뭐라고 해명할지는 생각해 뒀어?
해명? 이미 사실을 알았잖아?
나는 알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이한시는 그렇게 크진 않지만 작지도 않지. 정말 오늘밤 돌아가는 길에…… 아는 사람을 안 만날 자신이라도 있는 거야?
며칠 후
어떡하지 후배 군?! 우리 데이트할 때, 하나쨩, 란세이, 엘리사, 그리고…… 아무튼 많은 사람들이 손잡고 있는 걸 봤어. 오늘 운동장 청소를 하고 있을 때도 날 둘러싸고 질문 공세를 해 왔는데, 어떻게 말해야 하지?!{var:Shake}
하하하…… 마침 저도 핸드폰에 산더미처럼 날아온 물음표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고민 중이었는데……
그렇게 말하던 중, 테이블 위의 핸드폰이 또 울렸다. 발신자는 '키사라기 렌'. 답장하기가 더 두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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