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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동화 마을로 걸어가서 잠시 쉴 곳을 찾으려 했다. 그런데 시야에 눈에 익은 파란색 머리카락이 들어왔다. 신시아가 어울리지 않는 인형 풍선을 들고 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 내가 막 신시아에게 다가가려는 그때, 두 여성이 나보다 한발 앞서 숭배하는 듯한 눈빛을 하고 신시아에게 다가갔다.
[여성 A] 내가 잘 못 본 게 아니었어, 역시 신시아 씨였잖아! 같이 사진 찍을 수 있을까요?
[여성 B] 우리 둘 다 팬이에요! 신시아 씨는 어떤 놀이기구를 좋아하시나요? 같이 가요!
[신시아] 마음은 감사하지만, 죄송합니다. 두 요청 다 거절하겠습니다. 저는 일하러 온 거예요.
[여성 A] 정말 신시아였어! 이런, 왜 아무도 놀이공원 촬영 일정을 얘기해 주지 않았지? 알았으면 카메라를 가져와서 찍었을 텐데!
[여성 B] 잘 됐다, 촬영하는 걸 구경할 수 있겠어. 꺄아아! 이제 어디로 가면 되지?!
[-] 팬은 두 명뿐이었지만, 그 둘은 신시아를 둘러싸고 길 한복판을 막았다.
[신시아] 다시 말하지만, 제 촬영 스케줄을 방해하지 말아 주세요. 제 팬이라면 기본적인 공공질서를 지켜 주시기 바랍니다.
[신시아] 그리고 어렵게 티켓을 얻으셨을 텐데, 어서 놀러 가보세요. 저는 보시다시피 이 모습이고, 더 본다고 해서 더 예뻐지지도 않아요. 하지만 놀이기구는 운영이 끝날 수 있어요.
[여성 B] 엄청 쿨하고 매력적이야……
[-] 두 여성은 분명 거절당했음에도 기뻐서 입을 다물지 못하고 떠났다. 독설하는 아이돌과 아이돌의 독설을 미덕으로 여기는 팬들이란…… 정말 감동적인 쌍방 통행이야.
[player] 하이, 신시아.
[신시아] 마음은 감사합니다만, 사진 촬영은 사양…… 오, 너였구나.
[-] 표정을 풀었던 신시아가 갑자기 또 경계하기 시작했다.
[신시아] 누군가 우리를 몰래 찍고 있는 것 같아.
[player] 에?
[신시아] …… 나올 때 마스크를 쓸 걸 그랬다. 팬에게 찍히는 거면 다행이지만 연예 기자에게 걸려서 대문짝만 하게 보도되면, 또 한동안 골치 아플 텐데.
[신시아] 신시아가 메이크업 수정용 거울을 열고 뒤를 비춰봤다. 거울에 비친 건 뜻밖에도 어린 여자 아이였다. 아이는 공주 조각상 뒤에 숨어서 머뭇거리고 있었다. 신시아와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player] 네 팬들은…… 연령대가 정말 다양하구나.
[-] 신시아가 나를 흘깃 째려보고는 아이에게 다가가 풍선을 흔들었다.
[신시아] 이 풍선이 갖고 싶은 거지?
[-] 어린 여자 아이
[어린 여자 아이] 저는…… 저는…… 네……
[신시아] 다음부터는 원하는 게 있으면 적극적으로 말하도록 해.
[-] 신시아는 몸을 굽혀 풍선을 아이의 손에 넘겨주더니, 안심이 되지 않았는지 아이의 손목에 풍선 줄을 가볍게 묶었다.
[어린 여자 아이] 고마워요 언니!
[-] 아이는 풍선을 들고 떠났다.
[player] 너는 쟤가 풍선을 갖고 싶어 하는 걸 어떻게 알았어?
[신시아] 처음 놀이공원 왔을 때가 생각났어. 그때는 양부모님에 대해서 아직 잘 몰라서, 속마음을 말하는 게 어려웠거든.
[신시아] 떠나기 전에 엄마가 내게 직원이 들고 있는 풍선을 갖고 싶은지 물었어. 어리석은 조숙함 때문에 나는 '괜찮아요'라고 대답했고.
[신시아] 사실은 갖고 싶었어. 아니, 부러웠던 것 같아…… 주변의 다른 아이들이 풍선을 들고 있는 걸 보면서, 나도 풍선을 가질 수 있다면 그 친구들처럼…… 부모님과 함께 즐겁게 놀 수 있는 아이가 될 수 있을 것 같았어.
[신시아] 나중에 아빠가 돌아가시고, 엄마도 아프셔서 다시는 함께 놀이공원에 오지 못했어. 부모님에게 사실은 풍선이 정말 갖고 싶다고 말할 기회가 없었어.
[신시아] 방금 그 아이의 눈빛이 원하지만 말하지 못했던 예전의 나 자신과 너무 닮아 있었어.
[-] 아이를 바라보는 신시아의 눈에는 아쉬움과 후련함이 동시에 담겨 있었다. 아마도 신시아는 그 아이가 어린 시절의 자신을 대신해 원하던 풍선을 얻었다고 느꼈을 거다.
[-] 하지만 무언가를 할 수 있는데, 왜 굳이 아쉬움을 가져야 할까?
[player] 그럼 우리도 직원에게 풍선을 달라고 할까?
[신시아] 됐어. 다 커서 아이의 풍선을 뺏으면 창피하지 않겠어?
[player] 하하, 안 창피해. 내가 하나 가져올게.
[신시아] 하?! 잠, 잠깐만!
[-] 나는 재빠르게 직원에게 가서 풍선 하나를 사 신시아에게 건넸다. 신시아가 한참 동안 받지 않자, 나는 일단 신시아 옆 의자의 등받이에 풍선을 묶어 두었다.
[신시아] 넌…… 전혀 부끄럽지 않아?!
[player] 신시아 씨, 여기가 어디지?
[신시아] 동화 마을이지, 왜?
[player] 빙고! 여기는 아이들의 낙원이야. 이곳에 오는 사람은 누구든 영원히 자라지 않는 아이가 될 수 있어.
[player] 그러니 풍선 하나 달라고 하는 것쯤 뭐가 부끄럽겠어.
[player] 그리고 착한 일을 하면 좋은 결과가 있고, 나쁜 일을 하면 나쁜 결과가 있듯이, 풍선은 풍선으로 보상받아야지. 네가 다른 사람에게 풍선을 줬으니, 나도 너에게 풍선을 줄 수 있지. 이렇게 이 세상에 존재하는 풍선의 균형이 맞춰진 거야.
[신시아] 그건 무슨 궤변……
[-] 신시아가 뭐라고 더 불평하려는 그때, 전화벨 소리가 우리의 대화를 끊었다.
[신시아] 네, 알았어요, 곧 가요.
[-] 신시아는 의자 등받이에 묶인 풍선을 떼어냈다. 웃고 있는 나를 보고, 신시아는 또다시 나를 째려봤다.
[신시아] 강요당한 거지만, 내 것이 됐으니 내가 가져가는 게 맞겠지. 그렇게 기분 나쁘게 웃지 마.
[player] 내 웃음이 뭐가 어때서……
[신시아] …… 저녁에 일정 있어? PLAYER.
[player] 됐고, 일정이 있어도 비워둬. 내가 저녁 살 테니.
[player] 나한테? 왜?
[신시아] 너란 인간은…… 나랑 같이 밥 먹고 싶어하는 사람이 혼천 신사부터 이한시의 항구까지 줄을 섰어! 그런데 왜냐니……
[player] 세상에 공짜가 어딨어, 그러니 이유는 있어야지.
[신시아] 쳇…… 별다른 이유는 없어. 단지 어린 시절의 날 대신해서 고마움을 전하고 싶을 뿐이야.
[player] 어린 시절의 너?
[-] 자세히 생각해볼 새도 없이 신시아는 떠나버렸다.
[-] …… 됐다, 깊게 생각하지 말자고. 밥 사준다는데 나쁠 거 있나, 기쁘게 수락하면 그만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