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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를 집어들고 두루미에게 살살 다가가 본다.

힐리의 손에서 먹이를 조금 꺼낸 나는 두루미 쪽으로 살짝 접근해 보려 했으나, 두루미는 그 즉시 경계하며 필사적으로 경고의 울음소리를 냈다.
심지어 발버둥치며 공격을 하려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 그러나 다리의 상처가 너무 심해서인지 결국 일어나지는 못했다.
저러다가 상처가 더 악화될까 걱정된 나는, 재빨리 물러나며 손에 든 먹이를 다시 힐리에게 돌려주며, 힐리에게 먹이를 먹이라고 했다.
[힐리]휴, 이 아이는 사람을 굉장히 경계한단 말이지. 나 이외엔 아무도 다가오게 못하게 하고 있어.
[힐리]뭐, 어쨌든 내가 '두루미'라는 세 글자에 민감하게 반응한 이유는 두 가지야.
[힐리]첫째, 두루미는 매년 번식을 위해 서식지를 오가는 철새라서 이한시 부근의 습지에서 잠깐 머물지만, 지금은 아직 두루미가 올 시기가 아냐. 작년을 기준으로 하자면 두 달이나 이르다고.
[힐리]둘째, 이 아이가 사람을 경계하는 것과 몸에 난 상처를 보면, 분명 인간에게서 상처를 입었을 거야.
[힐리]따라서…… 누군가가 밀매를 위해 두루미들을 잡고 있다는 결론을 내린 거야.
[player]두루미 밀매라니, 왜? 애완동물로 기르려고?
[힐리]너도 알겠지만, 두루미 같은 야생 동물은 서식지 파괴 같은 이유 때문에 애초부터 수가 줄어들고 있어. 그리고 그로 인해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되어서 더 엄중한 보호를 받고 있지.
[player]응, 그런 쪽으로도 법은 엄격하지. 덕분에 이런 판매 행위를 막아 낼 수도 있고.
[힐리]아니, 오히려 그것 때문에 사람들이 큰 돈을 주고 불법을 저지르는 거야. 심지어는 잡아먹으려는 사람까지 있고.
[힐리]이래야만 그들의 재력과 지위, 능력과 권력을 자랑할 수 있거든.
[힐리]매매와 살육은 함께 존재하는 법이지, 누군가가 돈을 지불하면, 누군가는 돈을 위해 위험도 감수해.
깍…… 꾸욱…… 우리가 얘기를 나누던 도중, 두루미가 갑자기 힘없는 울음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힐리는 두루미의 상태를 체크하더니 눈썹을 찌푸렸다.
[힐리]원래는 이렇게 심한 상처가 아니라서, 요 이틀 정도면 어느 정도 나았어야 정상인데……
[힐리]아무래도…… 두루미는 자기 상처를 신경쓰지 않는 모양이야.
[player]얘랑은 대화할 수 없어? 그, 평소에 다른 동물들이랑 훈련할 때처럼.
[힐리]내가 조련사긴 해도, 자주 마주치는 건 모히토 같은 아생 동물들 뿐이라서…… 솔직히 말하자면 조류엔 자신이 없어. 전에 숲에 있을 때도 새들이랑은 잘 안맞더라고.
[player]아?
[힐리]……너도 먹잇감과 사이좋게 지낼 마음은 없을 거 아니야? 게다가 전에 살던 곳엔 습지가 없어서 두루미 같은 새랑 만날 기회도 없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