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ヒーリさんにシジュウカラをみっちりお仕置きしてもらう。

어르신들께선 말씀하셨지, 때려야 말을 듣는다고. 박새의 저 태도를 보니 역시 말로 해선 입을 열 수가 없을 것 같았다. 따라서 나는 뒤로 한 발자국 물러나기로 했다. 힐리의 거친 행동으로 나한테까지 피가 튈까봐 겁이 났다.
채찍이 매섭게 휘둘러지는 소리와 함께 비명 소리가 들려오고, 몸에 채찍 자국이 하나 늘어난 박새는 드디어 입을 열었다.
[박새]사실 별 일은 없는디 우리덜 보스가 오늘 옆동네 '효' 그짝 리더랑 만나기로 약속을 해부렀어. 그래가꼬 체면 좀 세울라고 같이 갈 형제들을 부른 것이지라.
[박새]우리덜은 기냥 형제들을 찾으러 온거랑게.
[힐리]감히 거짓말을 해?!
[박새]뭣이라?
[힐리]똑똑히 들었다고, 너희들이 '두루미'를 찾으러 간다는 걸.
[박새]그치, 두루미를 찾으러 왔는디. 왜, 뭐가 안되는디.
힐리가 곧바로 채찍을 휘두르려는 순간, 어딘가 이상하다는 걸 느낀 나는 그녀를 붙잡았다.
여자 무사 힐리, 참아참아 이 말도 슬슬 지겨워졌다. 저 '까마귀' 놈들이 좀 눈치가 있으면 좋으련만.
[player]힐리, 네가 말하는 두루미는 뭔데?
[힐리]흥, 두루미는 두루미지. 머리가 빨간 새 있잖아, 본 적 없는 건 아니지?
[박새]대구리 뻘건 새는 무슨, 우리는 대구리가 뻘건 인간을 찾는 중이여.
[player]머리가 빨간 사람이라니…… 무슨 소리야?
[박새]하따, 방금 말했잖소, 사람 찾으러 왔다고.
[덩치 큰 깡패]옆동네 그룹의 머리, 학형. 머리에 빨간 브릿지를 해서 우리들끼린 다들 '두루미'라고 부르지.
[마른 깡패]맞아, 오늘 학형이 이 근처에서 농구를 하고 있다길래 우리랑 박형이랑 찾으러 온 거야.
[힐리]……
힐리가 입을 떼려나 말았다를 반복하는 모습을 보니, 오해라는 걸 눈치 챘으면서도 미안해서 차마 말을 못 꺼내는 것이란 사실을 알아챌 수 있었다. 그럼, 이건 이 선량한 모범시민께서 대신 해결해 줘야만 하겠군.
[player]그, 서로 싸우면서 친해진다는 말 있지? 하하.
[player]여러분, 오해가 풀린 것 같으니 그냥 서로 악수 한 번씩 하고 헤어지심이?
[박새]이런 &$^%……@#……
[힐리]……
[박새]후, 됐다, 됐으. 느그들이랑 그만 말하고 싶다.
[박새]다음에 우리 '까마귀' 앞에 나타나지 마쇼잉, 그땐 좋은 꼴 못 볼 텐게.
[평범 깡패]그래, 좋은 꼴 못 볼 거라고.
다행스럽게도, 힐리의 손에 들린 채찍 덕분인지 박새와 건달들은 으름장만 몇마디 놓고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갔다.
녀석들이 떠나자, 난 힐리를 돌아보며 아까부터 궁금했던 걸 물어보았다.
[player]힐리, 왜 '두루미'라는 말을 듣고서 싸움을 건 거야?
[힐리]하아, 도움을 받았으니 알려 주는 게 예의겠지.
[힐리]혹시 시간 있어? 같이 어디 좀 가자.
애초에 내 목적은 힐리와 함께 움직일 기회를 찾는 거였으니, 기회가 참으로 빨리 찾아왔다고도 할 수 있겠다. 물론, 그 과정이 지금처럼 스릴 넘치지만 않았다면 더 좋았겠지만.
[player]시간이야 당연히 있지.
힐리는 날 데리고선 Soul 근처의 한 건물의 정원에 데려왔다. 사람이 사는 것 같지도 않고, 이미 버려진 지 오래인지 잡초와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잔뜩 피어 있었다. 덩쿨이 벽 한쪽을 완전히 뒤덮다 못해 창문까지 반쯤 가려 버리니, 나름 야생의 아름다움이 느껴지기도 했다.
이어서 정원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목이 쉰듯한 새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도심에서는 들을 수 없는 소리에 순간 잘못 들었나 싶어서 힐리를 바라보니, 힐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내 짐작에 긍정해 주었다.
힐리의 뒤를 따라 정원의 어느 커다란 나무 아래로 가니 판자와 짚풀로 만든 작은 집 하나가 보였다. 소리는 바로 그 안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고개를 살짝 내밀자, 앙상한 모습의 두루미 한 마리가 누워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다리 한 쪽은 구부러져 있었고, 나머지 한 쪽에는 붕대와 부목이 대어져 있었다.
[힐리]이틀 전에 이 다친 두루미를 구해냈어. 다리가 부러지고 깃털도 듬성듬성 빠져 있더라, 혼자서는 다시 무리를 찾아 돌아갈 수가 없는 상태였어.
[힐리]그래서 여기서 회복하는 동안 매일 내가 먹이를 주고 있지.
힐리는 그렇게 말하며, 허리춤에 있는 가방에서 새의 먹이를 꺼냈다. 사이사이에 섞인 말린 간식들이 있는 걸로 보아 꽤 영양이 잘 갖춰져 있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