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화각에서 일주일 동안 일을 도와준 것에 대한 보답으로, 니카이도 미키가 우리에게 손수 만든 저녁 식사를 대접해 주겠다고 했다. 니카이도가 앞치마를 입고 나왔을 때, 멍지로가 나를 잡아끌어 천화각을 뛰쳐나왔다. 등 뒤에선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치히메]냐아앙………………!!
혼천 신사
날이 어두워지고 나서야, 이치히메가 기운이 넘치는 모습으로 혼천 신사에 돌아왔다.
……기운이 넘치는 모습?//n이치히메는 저번에 니카이도 미키가 해 준 음식을 먹고 어딘가 불편한 것처럼 힘이 없어 보였는데, 오늘은 오히려 정반대라 당황스러웠다.
[player]이치히메, 오늘 니카이도가 차려 준 저녁 먹고 온 거 맞지?
[이치히메]냥? 이치히메는 아직 저녁 안 먹었다냥.
분명 이치히메가 '강제로' 끌려가는 걸 봤는데, 아직 저녁을 안 먹었다니? 니카이도 미키가 안 먹게 둘 리 없는데. 그 식사를 거부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었거나.
[player]그럼 내가 저녁 차려줄게.
마침 주방에 식재료가 좀 남아 있어서, 이치히메에게 간단히 밥을 차려주었다.//n이치히메가 맛있게 다 먹자, 그릇을 치우면서 한번 물어보았다.
[player]맛 괜찮았지?
[이치히메]냥? 이치히메는 아직 저녁 안 먹었다냥.
무슨 소리야!//n분명 이치히메가 고봉밥을 두 그릇이나 먹어치우는 걸 봤는데.
[이치히메]주인, 주인! 그릇은 왜 치우는 거냥. 이치히메는 아직 저녁 못 먹었다냥……
이치히메는 내 옷자락을 잡고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채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마치 길가에 버려진 아기 고양이 같은 모양새라, 당황스러웠지만 새로 밥을 차려 주었다.
이치히메는 새로 차린 음식도 금방 먹어치웠다. 미동도 없는 이치히메의 배를 보며, 배 속에 무슨 블랙홀이라도 들어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들었다.
그릇을 다시 치우면서,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물었다.
[player]맛 괜찮았지?
[이치히메]냥? 이치히메는 아직 저녁 안 먹었다냥.
만약 이치히메가 나한테 장난을 치는 게 아니라면 정말 난감하다. 그런데, 정말 아무런 기억도 안 나는 것 같아 보였다.
[이치히메]주인, 주인! 그릇은 왜 치우는 거냥. 이치히메는 아직 저녁 못 먹었다냥……
저녁을 못 먹었다면서 내 옷자락을 붙잡고 눈물을 글썽거리던 이치히메는, 작고 연약하지만…… 걸신이라도 들린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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