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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를 열도록 응원한다

축제를 열도록 응원한다 [player]내 생각엔 축제를 여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요새 천월 신사에 기원하러 오는 방문객도 늘고 있으니까, 축제를 열면 재밌을거야. [player]그리고 회관에 모이는 어르신들도, 올해에 행사가 열릴지에 대해서 서로 맞춰 보고 있었어. [아이하라 마이]다들 그렇게 기대하고 계신 건가요? 음…… 하지만 마이는 여전히 외할아버지의 말씀이 마음에 걸려요. [아이하라 마이]마이는 신사를 이어받은 지 아직 몇 년 되지 않아서, 경영에 대한 건 대부분 외할아버지의 유지를 따르고 있었어요…… 그마저도 혼천 신사 여러분들께서 도와주셔서 그나마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었던 거죠. 그래서 마이는 더 큰 결정을 하기가 무서워요…… [player]괜찮아. 축제 같은 큰 일을 결정하는 데, 조심해서 나쁠 건 없지. [내레이션]마이가 의기소침해 하자, 위로의 말을 건넸다. 그러자 마이의 표정이 예상외로 빠르게 돌아왔다. 마치 뭔가 중요한 일을 떠올린 듯했다. [아이하라 마이]혼천 신사…… 맞다. 이치히메 님의 일행분들께선, 혹시 외할아버지께서 축제가 필요 없다고 하셨던 이유를 알고 계시지 않을까요? [player]그런가? [아이하라 마이]네, 천월 신사와 혼천 신사는 깊은 관계니까요. 또 외할아버지께선 일찍부터 이치히메 님 일행과 알고 지내오던 사이세요. 그러니 혹시 남기신 말이 있을지도 몰라요. [player]좋아, 그럼 저녁 먹고, 가서 물어보자. [내레이션]저녁을 먹은 뒤 마이와 함께 혼천 신사를 찾았다. 그리고 멍지로에게 과거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멍지로]내가 기억하는 바로는, 늙은 신주가 축제를 열지 않으려고 했던 이유는 먼저 떠난 아내를 떠올리게 될까 봐서 그런 거였다멍. [멍지로]마이의 외할머니는 생전에 축제를 좋아했었지. 하지만 외할머니가 떠나고 난 뒤, 천월 신사에서는 다시 축제를 연 적이 없었어. [아이하라 마이]그럼 외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신 "지금의 천월 신사는 축제가 필요 없다"라는 말은, 축제를 보고 과거를 떠올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하신 말씀이었을까요? [이치히메]맞다냥, 그 전까진 천월 신사에서도 축제를 자주 했었다냥. 이치히메도 참가한 적 있다냥! [아이하라 마이]그렇고 보니…… 마이도 조금 기억이나요. [멍지로]그건 아마 네가 세 살 때였을 거다멍. [player]세 살? 정확히 십오 년 전이네. 사이토 씨의 말이랑 딱 맞아. [아이하라 마이]그랬군요. 외할아버지께선 사실 축제가 싫었던 게 아니라, 외할머니가 떠올라서…… [이치히메]혼천 신사도 사장의 초대를 받았다냥. 멍지로가 이미 수락했다냥, 맞지냥? [멍지로]축제를 열면 재밌는 상점들이 많이 열릴 거야. 수익도 짭짤할거다멍~ [이치히메]만약 마이가 허락한다면, 이치히메랑 같이 축제를 주최할 수도 있을 거다냥. [아이하라 마이]그럼 같이…… [내레이션]이치히메와 멍지로의 이야기를 들은 마이는, 다시 고개를 숙이며 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고 잠시 뒤, 마이는 다시 고개를 들었다. [아이하라 마이]주인님 생각은 어떠신가요? 마이는…… 조금은 축제를 열어 보고 싶어졌어요. [player]내 생각엔, 만약 할아버지께서 단순히 과거를 떠올리기 싫었기 때문에 축제를 거부해 온 거였다면, 지금이야말로 새로 시작하기 적절한 때인 것 같아. 마이네 외할머니께서도 축제가 다시 열리는 걸 보면, 분명 하늘에서도 기뻐하실 거야. [멍지로]나도 그렇게 생각한다멍~ [아이하라 마이]혼천 신사가 참여한다면, 역시 천월 신사도 참여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응! 마이는 결정했어요. 천월 신사에서도 축제를 열 거예요! [내레이션]마이가 이전에 두 신사 사이에는 깊은 연이 있다고 언급했듯, 마이는 아마 그런 이유로 인해 생각을 바꾼 듯했다. [이치히메]잘 됐다냥! 이치히메는 축제에서 솜사탕이랑 오징어 구이를 먹을 거다냥! 그리고 게임도 많이 할 거다냥! [내레이션]혼천 신사의 분위기는 여전히 시끌벅적하다. 아마 이처럼 다른 것에 구애받지 않는 분위기이기에, 마이의 고민을 도울 수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내레이션]그 후 수 개월 뒤, 우린 이히치메, 멍지로와 함께, 사이토 씨의 지원을 받아 분주하게 축제를 준비했다. [내레이션]그리고 드디어 축제날 저녁이 다가왔다. 천월 신사와 혼천 신사의 합동 축제가, 지금 시작됐다. [카비]손님, 제비를 뽑아 운명을 점쳐 보세요. [손님A]와, 대길이야~ [손님B]엑…… 난 왜 흉이 나온 거지? 이제 어떡하면 좋을까요? [카비]유감스럽게도, 운명은 쉽게 바꿀 수 없답니다. [손님B]엥? 운을 트이게 할 수는 없나요? [카비]제비를 신목에 달아 보는 무의미한 발버둥도 괜찮기는 하겠죠, 비용은 이쪽에서 지불하시면 됩니다. [내레이션]나와 마이는 앞에 있는 소원패들을 지켜보다가, 멀리서 카비가 점을 치는 모습이 보였다. [아이하라 마이]천월 신사에 이 정도의 손님이 온 건 정말 오랜만이에요. [player]그렇지. [아이하라 마이]마이는 사실…… 이런 분위기가 좋아요. [사이토 오사무]소원패 하나만 부탁하지, 고맙군. [아이하라 마이]어…… 어서 오세요! [내레이션]축제 삼일 전부터 바빠서 그림자도 안 보이던 사이토 씨가, 갑자기 우리가 있는 곳에 나타났다. 곁에 비서가 없는 것으로 보아, 일이 아니라 단순히 놀러 온 모양이다. [아이하라 마이]저기…… 이번 축제…… 정말 감사해요! 그, 소원패는 여기 있어요! [사이토 오사무]천만에. 아이하라 아가씨가 평소에 인간관계를 잘 쌓아 두었던 덕분에, 홍보에도 도움이 됐다. 사람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축제가 되었으니,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레이션]사이토 씨는 뭔가가 떠오른 듯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리곤 우리를 보며 진지하게 말을 더했다. [사이토 오사무]오늘의 이 분위기는, 십오 년 전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군. 나는 더 둘러볼 생각이니 이만 가 보도록 하지. [내레이션]사이토 씨는 소원패를 걸자마자 바로 뒤돌아 떠나갔다. 나는 그의 소원패가 걸린 곳을 바라보았다. 그곳엔 무겁고도 강직한 필체로 미래에 대한 염원이 쓰여 있었다. 역시 사이토 씨답다. [내레이션]방금 사이토 씨가 한 말을 떠올리자, 그가 예전부터 말하던 그 축제가 마음에 걸렸다. [player]계속해서 언급되는 걸 보면, 그해의 축제는 분명 성대했을 것이다. [아이하라 마이]사실…… 마이도 그 축제에 대한 기억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매번 떠올릴 때마다 조금…… 왠지 거부감이 들곤 해요. [player]왜? [아이하라 마이]왜냐면…… 마이도 어머니 생각이 나서요. [내레이션]즐거운 축제의 분위기는 여전히 바로 옆에서 느낄 수 있었지만, 어쩐지 마이의 표정은 점점 확연하게 어두워져 갔다. [내레이션]마이가 어릴 때부터 어머니와 헤어졌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마이가 이런 이야기를 꺼낸 것은, 아마도 슬픈 과거를 떠올린 것에 대한 표현일 것이다. [아이하라 마이]천월 신사를 이어받을 사람은 원래 마이의 어머니였어요. 하지만…… 생각도 못한 일들 때문에, 어머니께선 마이가 태어나고 얼마 안 돼서 어딘가로 떠나 버리셨죠. 마이를 보러 온 적은 거의 없었어요…… [내레이션]마이는 어머니와 헤어지고 난 후 유일하게 만났던 때가, 외할머니의 장례식이었다고 말했다. [내레이션]마이가 어머니를 만났을 때, 어머니는 그저 검은 정장을 입은 커리어 우먼으로밖에는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어머니는 빈소 앞에서 고개를 숙인 채 주위 그 누구와도 말을 하지 않았고. 굉장히 차가워 보였다고 한다. [아이하라 마이]장례가 끝나자 어머니는 바로 떠나셨어요. 그 후로 십수 년간, 마이는 매년 보내 주시는 편지만을 받을 수 있었죠. [내레이션]나는 마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녀의 무력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럴 땐 위로의 말조차 무의미할 것이다. [후지타 카나]예이~! 카나 등장! 늦어서 미안, 방금 전 싸인회에 사람들이 너무 많이 왔지 뭐야! [내레이션]분위기가 무거워질 무렵, 우리와 교대했던 후지타 카나가 나타났다. 카나는 사이토 오사무의 회사와 계약한 연예인으로서, 오늘 축제에서 아이돌 이벤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내레이션]카나는 싸인회에서 팬들과 만나면서도, 각 노점을 돌아다니며 임시 점원으로서 고객들과 소통도 해야 했다. [player]카나 왔구나, 괜찮아. 바쁜데도 우릴 도우러 와 줬네, 정말 고마워. [후지타 카나]헤헤. 원래 카나가 해야 할 일이긴 했지만, PLAYER한테 감사 인사까지 들으니까 더 힘이 나네! [후지타 카나]하지만…… 카나는 무거운 분위기를 감지했어. 이건 아이돌한테 굉장히 안 좋은 상황이야! PLAYER, 혹시 마이를 괴롭힌 거 아냐? [player]조금 진지한 얘기를 하긴 했지만, 카나를 보니까 다시 기분이 좋아졌어. 그치? [아이하라 마이]마…… 맞아요. 주인님은 마이에게 계속 다정하게 대해 주셨어요. 항상…… [후지타 카나]흠…… 굉장히 의심되는 말투네. 설마 이건, 아이돌한테 절대 금기시되는 연애의 분위기인가? [팬A]어이, 저거 카나 아냐? 카나도 축제에 참가했구나! [팬B]진짜야! 카나 님, 싸인 좀 해주세요! [후지타 카나]아야야…… 보아하니 휴식은 여기까지인가 봐. 마이는 곧 무녀의 춤을 추러 가야 할 테니까, 소원패 판매는 카나한테 맡겨 줘. [내레이션]무녀의 춤은 축제가 시작될 때부터 기대하고 있었던 이번 축제의 하이라이트다. [후지타 카나]아직 시간 좀 있으니까 빨리 가서 좀 놀아 둬. 카나가 오후에 꽤 많이 돌아다녔는데 되게 재밌더라구! [내레이션]그리고선 카나는 바로 일을 시작했다. 아이돌의 홍보 효과로, 소원패 구매줄이 순식간에 배는 늘어났다…… 무서울 정도의 효과였다. 살짝 패배감마저 들었다. [아이하라 마이]주…… 주인님, 그럼 우린…… 어디 가서 놀까요? [player]아. 복잡한 건 잊어 버리고, 축제니까 마음껏 놀아 보자! 마이는 뭘 해 보고 싶어? [아이하라 마이]마이는…… 어른들이 하는 놀이를 즐겨 보고 싶어요. 괜찮다면 주인님이 소개해 주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