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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오늘도 Soul은 공연을 쉬는 건가……

jyans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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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오늘도 Soul은 공연을 쉬는 건가…… 요 근래 Soul은 공연을 쉬고 있다. 멍지로와 장을 보러 나섰던 나는 한산해진 극단 천막을 보고는 발걸음을 멈췄다. 얼마 전, 나는 극단 스태프로부터 Soul이 공연을 며칠 쉰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물론 당분간 사라의 공연을 보지 못해서 아쉽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사라가 지금까지 거의 쉬지도 못하고 달려온 걸 생각해 보면, 그녀가 이렇게라도 휴식을 취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멍지로]극단이 이렇게 오랫동안 쉬는 건 처음 본다멍. Soul은 원래 유랑극단이었던 걸로 아는데, 설마 다시 예전처럼 장소를 옮겨가며 공연할 준비를 하고 있는 거 아니냐멍? [player]유랑 준비…… 인가. 멍지로의 말도 일리가 있다. Soul은 유랑극단인 만큼, 그들이 여길 떠나는 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러니 나도 팬으로서 마음의 준비를 해 두는 게 맞겠지. 하지만…… 하지만! [player]극단이 여길 떠나지 않았으면 좋겠어! [멍지로]멍? [player]사라가 갑자기 떠나 버린다니, 그런 일은 없었으면 좋겠어! 못해도, 못해도 사라의 공연을 100번은 보고 포스터를 방 전체에 도배해 버릴 때까진 보내 줄 수 없어…… [멍지로]일단 진정해라멍, 이 몸은 그냥 혹시나 그럴 가능성도 있다는 것 뿐이었으…… [멍지로]멍? 이 냄새는…… PLAYER, 저기 좀 봐, 사라가 온 것 같은데? 멍지로가 멀지 않은 곳을 손으로 가리켰다. 그곳에는 사라가 한 여자아이의 손을 잡은 채 화기애애한 모습으로 아이스크림을 할짝이며 가게에서 나오고 있었다. 사라의 어깨에 매달려 있던 반려묘 미짱은 아이스크림 냄새를 맡아 보더니 별 흥미를 느끼지 못했는지 한차례 하품을 하곤 곧장 바닥으로 뛰어내렸다. [player]저 꼬마 아이는…… 사라의 여동생인가? [멍지로]아마…… 둘 다 피부색도 비슷하고, 생긴 것도 닮았다멍. 나이 차이도 적당한 게 맞는 것 같다멍. 내가 사라에게 인사를 하러 다가가자, 미쨩은 주인보다 빠르게 우릴 발견하고선 “냥냥”하며 인사했다. 미쨩의 반응을 본 사라 역시 우리 쪽으로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사라]어머. 이런 곳에서 만나다니, 정말 우연이네. [멍지로]오랜만이다멍. [player]오랜만이야, 휴가는 잘 보내고 있어? [사라]요즘 너무 좋아. 이렇게 쉬는 게 대체 얼마 만인지. [여자아이]사라 언니, 이분들은 누구야? 사라를 언니라고 부르는 것을 보니, 이 여자아이는 사라의 여동생이 맞는 듯하다. 사라의 여동생으로 보이는 여자아이는 우리를 한번 훑어 보다가 멍지로 쪽에서 시선이 멈추더니, 이내 사라의 등 뒤쪽으로 숨어 들어갔다. 그리곤 약간의 두려움이 섞였지만 호기심 어린 눈으로 멍지로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사라]이 사람들은 언니 친구들이야. 다들 착한 사람들이니까 무서워 할 필요 없어. 나와서 인사해, 릴리아. [player]안녕, 난 PLAYER, 네 언니의 열성팬이란다. [멍지로]이 몸은 위대한 멍지로다멍! [릴리아]PLAYER 씨…… 멍지로 씨, 안녕하세요. 언니, 멍지로 씨는 정말 위대한 분이신가요? [사라]정말 위대하지. [player]멍지로는 정말 대단해. [멍지로]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 몸의 위엄이 조금 떨어진 기분이 든다멍…… [player]쇼핑 중이었어? 혹시 우리가 널 방해한 건 아니지? [사라]그런 건 아니고, 오히려 좋은걸? [사라]의상 제작에 쓸 재료를 사러 나왔는데, 그 전에 잠깐 거리 구경을 좀 하고 있었거든. [사라]나보다 이한시에 오래 있었으니까 괜찮은 가게들을 잘 알고 있을 것 같은데, 혹시 추천해 줄 수 있어? 사라로부터 '이한시에 오래 있었다'는 말을 들으니 왠지 감회가 새로웠다. Soul이 이한시에 온 지도 벌써 꽤 되긴 했지만, 정작 사라는 이 도시를 제대로 돌아본 적이 없는 것 같았다. 여태까지 사라와 나눴던 대화를 미루어 봤을 때, 아마 사라는 가끔 혼천신사에 갈 때를 제외하곤 언제나 극단에만 있었을 것이다. 사라의 팬이자 친구로서, 기쁜 마음으로 그녀를 돕기로 했다. [player]일단 어디라도 가서 잠깐 쉬고 있어, 우리도 일단 신사에 짐만 가져다 놓고 돌아올게. [멍지로]굳이 가져다 두고 올 필요 없다멍, 이 정도는 이 몸 혼자서도 충분하니까. PLAYER, 걱정 말고 가도록 해라멍. 멍지로는 말을 끝내기 무섭게 내 손에 들려 있던 봉투를 낚아채곤, 신사로 발을 옮기며 손을 흔들었다. [player]고마워 멍지로, 돌아다니다가 맛있는 게 보이면 신사로 사들고 갈게. [멍지로]좋지, 이치히메 것도 빼먹지 마라멍, 안 그럼 엄청 삐질 거다멍. [player]하하, 당연하지. [릴리아]……머, 멍지로님! 혹시 손…… 손을 한 번만 만져봐도 될까요? [멍지로]물론, 마음껏 만져라멍. 릴리아는 털이 복슬복슬한 멍지로의 손을 끌어안은 채, 말랑말랑한 손바닥에 얼굴을 한참 동안 파묻고 난 뒤에야 만족한 듯이 물러나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표했다. [릴리아]멍지로 님, 안녕히 가세요. [멍지로]심심하면 신사에도 놀러와라멍. [player]그럼 이제 쇼핑하러 가 볼까? 가까운 곳이 좋아? 아니면 먼 곳? [사라]나는 다 괜찮아, 당신이 정해 줘. [player]어디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