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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역시 치오리답네.

정말 치오리답네. [미카미 치오리]………………PLAYER…… [player]멈춰! 내 말은 치오리가 영리하게 행동한 덕분에 곤경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거지! 정말 대단한걸! [미카미 치오리]……흥. 비꼬는 것도 못 알아들을 거라고 생각해? 치오리는 바보랑 상종 안 해! 내놔! 치오리는 화를 잔뜩 머금고 나를 향해 걸어왔고, 그런 말을 내뱉은 나는 이미 치오리의 분노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었다. 하지만 치오리는 돌연 내 손의 휴대폰을 집어 들더니 뒤이어 사진을 몇 장 찍고서는 그 사진을 그대로 리우에게 전송하였다. [미카미 치오리]멍청하긴, 이러면 여기가 어딘지 어렵게 설명할 필요도 없잖아? 쿠죠 리우알겠어요. [player]……그러게. 치오리는 기운 빠진 모습으로 핸드폰을 던졌다. 나는 그제서야 언제나 깔끔했던 치오리의 모습이 평소와 다르다는 걸 알아차렸다. 머리는 헝클어진 데다 치마와 소매엔 먼지가 묻어 있었다. 그러나 방금 전 치오리가 숨어 있던 곳은 이런 식으로 먼지가 묻을 만한 곳이 아니었다. [미카미 치오리]어딜 보는 거야?! 보지 마! 내 시선을 느낀 치오리는 성가신다는 듯이 손을 등 뒤로 감추었다. 아무래도 아까 전에 자꾸 숨었던 이유는, 지저분해진 모습을 보이는 게 싫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 '악당'이랑 관련이 있는 건가? [player]치오리, 아까 어디에 있었는지 말해 주지 않을래? 왜 길을 잃었던 거야? [미카미 치오리]흥! 치오리는 안 가르쳐 줄 건데? 가르쳐 주면 그걸로 또 치오리를 놀릴 거잖아! [player]지금 난 치오리를 비웃으려는 게 아니라, 네가 걱정돼서 그러는 거야. 나한테는 치오리의 안전이 최우선인걸. 그러니까 네가 화내더라도 나는 널 숨은 곳에서 끄집어내고 무사한지 확인해 봐야겠어. [미카미 치오리]……말은 청산유수네! 진지한 내 말투에 치오리는 입을 삐죽여 댔지만, 노여움이 점차 가라앉는 것 같아 보였다. [player]알려 주지 않을래? [미카미 치오리]……흥, ……흥, 그 안쓰러운 모습을 보니 안 가르쳐 주면 다음에 나중에 네가 마착 칠 때 계속 방총이라도 당할 것 같은 모양이네. 안 그래도 나약한 서민의 인생이 더 깊은 구렁텅이로 빠져 버린다면, 이몸한테 민폐만 끼칠 뿐이겠지. [player]물론이지. 네 말이 전부 맞아. 그러니까 말해 줄래? [미카미 치오리]……치오리는 고양이를 구해 주고 있었어. [player]고양이? [미카미 치오리]공원에 고양이 한 마리가 살고 있거든. 좀처럼 마음을 열어 주진 않지만, 새끼들이 있어서 시간이 날 때마다 돌보고 있어. 오늘도 평소처럼 새끼들을 돌보다 돌아갈 예정이었는데, 새끼 한 마리가 없어져서 찾아다니던 중이었어. [미카미 치오리]그게 다야. [player]어? [미카미 치오리]잘 못 들었다고 다시 한번 말해달라고 말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player]아주 잘 들었어! [player]하하핫, 그랬구나! 치오리는 정말 착한 아이네. 리우는 이 사실을 알고 있어? [미카미 치오리]치오리는 꼬맹이가 아닌걸. 뭐든지 리우한테 의지하지만은 않아. 치오리의 말이 맞다. 리우의 성격상, 치오리가 고양이를 돌보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면, 주인을 대신해 공원에서 고양이 가족을 돌보는 걸 일상 업무에 추가해 버리고 말 것이다. [player]그래, 그래. 치오리 혼자서도 잘 하네. 대단한걸. 참, 치오리가 찾아다녔다는 고양이는 어떻게 됐어? [미카미 치오리]새끼 고양이를 구해주자마자 엄마 고양이가 물고 갔어. [player]풉…… 그거 정말 정없는 고양이네. [미카미 치오리]고양이는 다 그런 거야. 경계해야 괴롭힘 당하지도 않으니까 말이야. 뭐, 모든 사람이 치오리처럼 착하고 귀엽지는 않잖아? [player]치오리 말이 맞아. 나랑 리우도 이제 안심할 수 있겠네…… 지금까지의 사정을 들은 나로선 치오리가 길을 잃은 일 외에도 리우가 말한 '악당'에 대해서도 짐작이 가는 바가 생겼으니, 조금 이따 리우와도 대화를 나눠 봐야겠다. [미카미 치오리]전부 다 말해 줬는데도 계속 여기에 세워 둘 셈이야? 빨.리 안.내.하.란 말.이.야! 인덱스랑 씻으러 가야 한다고! 치오리는 지저분해진 인형 가방을 안고선 큰 소리로 내게 명령했다. [player]알겠습니다, 아가씨! 치오리의 집 나는 치오리와 함께 무사히 집에 돌아왔다. 그리고 치오리가 씻으러 간 사이에, 나는 리우와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다. [쿠죠 리우]휴우…… 그렇군요…… 도와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려요. [player]아냐, 당연히 도와야지. [쿠죠 리우]참, 그 악당에 대해서 말인데요. 악당이 남긴 새로운 단서를 찾았어요. 절 따라와 주세요. [player]알겠어. 그리고 나도 범인에 대해선 나름대로 추측해 봤으니까, 검증해 볼 수 있겠네. 리우는 날 문쪽으로 데려가더니, 상자 하나를 보여주었다. 그 안에는 죽은 쥐가 들어 있었는데, 그 크기가 그리 작지도 않았다. [쿠죠 리우]악당이 이걸 보내왔어요, 아가씨의 방 발코니에 놓여져 있었죠. 아가씨께서 보시기 전에 재빨리 상자에 넣어 뒀는데, 정말 별로라니까요! [player]음…… 리우, 혹시 발코니에 가 볼 수 있을까? 어쩌면 악당의 정체를 밝힐 만한 단서가 있을지도 몰라. 리우는 잠시 망설이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치오리의 방과 이어진 발코니 [player]하하. 내 추리가 맞았던 모양이네, 이걸 좀 봐. 리우를 따라 치오리의 방과 이어진 발코니에 도착했다. 그리고 소녀다운 감성이 잔뜩 녹아 있는 그네에서 범인의 '증거'인, 삼색 고양이의 털을 발견했다. [쿠죠 리우]……고양이 털? [player]맞아. 고양잇과 동물은 자신이 잡은 사냥감을 은인한테 가져다주는 습성이 있거든. 그 높은 발코니를 몰래 지나다닐 수 있는 데다 쥐같이 무서운 선물을 줄 수 있는 건, 치오리가 이 시간마다 먹이를 주러 다니는 고양이 가족의 어미 뿐이라고 생각해. [쿠죠 리우]그렇군요. [player]그래. 하지만 쥐 같은 걸 가져다 주는 고양이의 보답 방식은 인간으로선 아무래도 받아들이기 힘들겠지. 불쌍한 리우, 넌 당분간 치오리 대신 이런 선물을 많이 받게 될 거야. [쿠죠 리우]알겠습니다. 제가 적절하게 대응해 보도록 하죠. 하지만 절 동정하기보다는, 먼저 자신이 어떻게 될지를 걱정하시는 편이 좋을 겁니다. [player]무슨 뜻이야? [쿠죠 리우]치오리 아가씨께서 제게 당신이 오늘 알면 안 되는 일을 알아 버렸다고 하시면서, 오늘 저녁 동안 잘 처리해 놓으라고 하셨거든요. [player]……이의 있어. 그래도 길을 잃은 치오리를 데리고 왔는데, 이런 대우는 너무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쿠죠 리우]그건 그거고, 이건 이겁니다. 치오리 아가씨께서 당신께 식사를 대접하며 감사를 표하기로 하셨습니다. 식사 시간 동안 어떻게 용서를 구할지 잘 생각해 보도록 하세요. 일이 이렇게 되어 버렸으니, 아무래도 잠시 후 있을 치오리와의 식사 시간에 일을 관대하게 처리해 달라고 적극적으로 어필을 해야만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