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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와 팀을 맺는다.

jyans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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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에인이든 잭스든, 둘 중 누구를 선택하든 간에 나머지 한 명은 바로 폭주할 것 같았다. 때문에 생명의 안전을 생각해서라도 이들을 피하는 편이 더 나을 법했다. 음, 결정했어. 난 한나랑 팀을 맺을래. 말을 꺼내자마자, 눈앞의 세 명은 믿을 수 없다는 듯한 눈빛을 내비쳤다. 한나는 양손으로 입을 틀어막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지만, 내 옆에 있던 에인과 잭스는 그렇게 기뻐하지 못했다. PLAYER, 다시 생각해 보는 건 어때? 에인은 여전히 미소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그 아름다운 금색 눈동자는 마세하게 가늘어져 있었다. 마치 사냥감을 노리는 포식자와 매우 닮아 있었다. 그러나 아직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었던 에인에 비해, 잭스는 척 보기에도 거칠어 보였다. 그럼 내가 이 여우 녀석이랑 팀을 맺어야 한다는 건가? 안 돼, 불가능하다고! 우연이네, 나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또다시 혼란이 시작될 것 같았기에, 나는 재빨리 한나를 이끌고 게임 준비구역으로 뛰어들어갔다. 우리는 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게임 장비를 착용했다. 사람마다 레이저 총 한 자루와 진짜 같은 나이프가 주어졌고, 이 장비들은 컴퓨터와 연결되어 자동으로 공격 득점을 판정한다. 야전장에 들어가기 전, 우리 두 팀은 각자의 기지로 따로 안내받았다. 시작 알림과 함께 우리는 기다렸다는 듯 안전 기지를 벗어나 상대방의 구역으로 향했다. 그렇게 보물찾기 게임이 시작되었다. PLAYER, 우리 10분 동안 이렇게 걸었는디, 워째 아직도 에인 일행을 못 만나는겨. 나는 으쩐지 느낌이 이상혀. 큰일이다, 설마 우리보다 스피드가 빠른 점을 이용해 이미 보물을 찾아낸 게 아닐까? 걱정말어! 스피드라면 나도 지지 않으니께. 하지만 나는 진다고! 그럼 내가 업어 주면 되겄구먼. PLAYER, 걱정말어. 내 힘이랑 속도면, 니를 들쳐 업고도 둘을 쉽게 앞지를겨. 빨강 팀 아웃, 이번 시합은 종료되었습니다. 파랑 팀 승리. 한나, 우리가 파랑팀이었던 것 같은데? 우리는 아직 보물을 못 찾었는디…… 어차피 우리가 승리했다고 하니까, 돌아가서 알아보자. 나와 한나는 게임 준비 구역으로 돌아왔고, 그곳에서 서로 으르렁대고 있는 잭스와 에인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직원의 설명으로 우리는 알게 되었다. 우리가 가볍게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건, 이 두 사람이 게임이 시작되자마자 '실수'로 서로의 머리를 동시에 '터뜨렸기'때문이었다는 것을. 무셔라, 요 총알이 자기 팀도 죽일 수 있는 거였구먼. 다행히 우리는 평화로운 팀이었지, 역시 한나랑 팀을 하니까 안정감이 넘치는걸. 아직 시작도 안 혔는디 끝이여서, 싱겁구먼…… 나는 반대편에서 이 말을 들은 후 귀를 세운 채로 미세하게 부들거리는 네 개의 귀를 보며, 목을 가다듬고 크게 말했다. 나도 좀 싱겁네, 우리 한판 더 할까. 이번엔 팀을 다시 맺고 말이야. 진짜? 난 동의해. 역시 내 예상대로다, 아하하…… 부디 오늘의 체력이, 이 원기 왕성한 세 명의 사냥꾼들이 만족할 때까지 버텨 주기를 바라야겠다. 잠깐. 곰곰이 생각해 보니, 사실 내가 바로 오늘의 진정한 사냥감……이 되어버린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