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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건 오히려 기회야.

jyanshi: 
categoryStory: 

단독 플레이, 적진 깊숙한 곳, 방심…… 이러한 키워드들이 나열되며 연결되더니…… 에인, 기회야! PLAYER, 기회다! 우리의 생각이 일치한 모양이네. 잭스가 혼자인 틈을 타서 처리하자. 하지만…… 응? 말은 이렇게 했지만, 일대일 전투 능력이라면…… 에인도 잭스한테는 못 이기겠지. …… 아, 침묵은 금이라고 했던가. 난 조용히 수습하기 위해 입을 열어 변명을 해 보려 했다. 하지만 의외였던 것은, 에인이 반대로 웃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누가 일대일로 싸우겠대? 너도 있잖아. 나? 난 마작에서나 잭스를 이겨봤지, 이거 가지고 잭스보다 강하다는 건…… 잭스는 비록 근접 나이프 전투술엔 굉장히 강하지만, 이런 총기류에는 약한 편이야. 빗나간 총알의 숫자만 봐도 알 수 있어. 좀 이따 총알이 떨어지면 분명히 익숙한 근접전으로 들어오려고 할 거야, 그게 바로 우리의 기회지. 내가 나서서 잭스랑 전투를 할게, 넌 여기서 대기하다가 녀석을 저격해. 갑자기 부담감이 엄청나게 느껴지네, 내가 트롤이 아니길 바라야겠다. 나와 에인이 전술을 확정하자, 먼 곳에서 들려오던 총소리도 점차 수그러들었다. 에인은 검지를 들어 올리며 침묵을 표시하고, 여우 귀를 돌려가며 주위의 소리들을 포착하고 있었다. 에인이 모조 나이프를 꺼내는 모습을 보며, 난 손에 들려 있던 레이저 총을 더욱 강하게 움켜쥐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소리를 낸다…… 5…… 4…… PLAYER, 그렇게 긴장하지 마. 3…… 난 널 믿어. 2…… 그러니까 너도 날 믿어. 1…… 우린, 반드시 승리한다! 에인은 활시위를 벗어난 화살처럼 엄폐물에서 뛰쳐나갔다. 마치 영역을 침범당한 야수처럼, 적극적으로 습격자를 향해 공격을 개시했다. 하지만 잭스 역시 얕잡아 보이지 않기 위해 맞서왔고, 우수한 사냥꾼끼리의 교전은 에너지와 야성이 넘쳤다. 그리고 주위에 일어난 흙먼지와 떨어지는 나뭇잎들 때문에 조준경으로는 두 사람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여서, 나는 털의 색깔로만 에인의 위치를 판단할 수 있었다. 아니, 갈색이랑 빨간색이 너무 붙어 있는 거 아니냐고!!! 후…… 냉정하자, 만일 에인을 잘못 쏘게 되면 좋지 않다. 손목의 점수 집계 수신기가 멈추지 않고 진동하며 빨갛게 반짝거린다. 이는 에인이 잭스와의 교전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나는 심호흡을 하고 강제로 마음을 진정시킨 뒤, 레이저 총을 다시 들어 검지를 방아쇠에 올렸다. 언제든지 준비가 되어 있었다. 음? 에인이…… 날 보고 있네? 조준경을 통해, 에인이 내가 있는 방향 쪽으로 입술을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총을…… 쏘라고? 하지만 잭스가 아직 최적의 위치에 오지 않았는데…… 내가…… 펑──! 몸이 머리보다 한발 앞서 반응했다, 손가락이 에인의 지령을 인지한 그 순간 방아쇠를 당긴 것이다. 그러나 먼 곳에서 엉켜 있던 두 사람은 이미 먼지를 일으키며, 나의 공격이 효과가 있었는지 판단을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명중했나? 으음, 진동이 너무 강하네. 설마 에인을 맞춘 건 아니겠지? 파랑팀 1번 아웃. 성공인가? 방금 팀을 나눌 때 나와 에인은 빨간 팀이었다, 그렇다면 지금 아웃된 것은 잭스일 수밖에 없었다. 잘했어 PLAYER, 헤드샷이야. 승리를 위한 조건을 쟁취했어. 아냐아냐, 네가 잘 지휘한 덕분이지. 네가 날 믿어 줬기 때문이야. 내가 총을 쏘라고 했을 때, 잭스를 가운데에 제대로 조준하지 못했었지? 맞아. 어이, 둘이 칭찬 릴레이라도 하는 거냐? 난 아직 여기 있다고, 다 들린단 말이다! 패배자는 끼어들지 마라. 쳇, 누가 이긴 건지는 아직 모르지. 난 그저 너희들의 시간을 끌기 위해서 나섰을 뿐이야. 시간을 보니 한나가 이미 보물을 찾아서 돌아가는 길이겠군. 이번에야말로 네가 형님이라고 부르는 걸 기대해 보겠어. 에인, 우린 확실히 잭스한테 시간을 너무 많이 소모했어. 그리고 게임이 끝나기까진 이제 20분 밖에 안 남았지. 한나의 속도를 따져봤을 때, 아직 보물을 찾았다는 소식이 안 들린 걸 보면 한나도 분명 난관에 봉착했을 거야. 에? 하지만 숲에서 사냥꾼을 곤란하게 만들 수 있는 게 대체 뭐가 있지? 가서 보면 알겠지. 우리는 길을 따라 보물이 있는 구역까지 도착했지만, 보물은 이미 한나가 가져간 상태였다. 게다가 지면의 발자국이 어지럽혀 있어서 설령 에인이라 할지라도 한나의 행적을 판단할 수 없었고, 우리는 기지로 돌아가 소식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타임 아웃, 경기가 종료되었습니다. 이번 시합의 결과는 무승부입니다. 한나가 보물을 발견한 거 아니었나? 어떻게 무승부가 되지? 나와 에인이 시합 전에 머물렀던 준비 구역으로 되돌아오자, 우린 온몸에 덩굴을 휘감고 있는 한나를 만날 수 있었다. 모두에게 들어보니, 한나는 뛰어난 직감으로 빠르게 보물을 찾아냈지만 결국 길을 잃었다고 한다…… (소곤) PLAYER, 기억해 둬. 숲에서 방향감을 잃는 건 사냥꾼으로서 가장 피해야 하는 일이야. 비록 에인은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했지만, 나는 한나의 복슬한 털로 뒤덮인 귀가 몇 번씩 떨리고는 완전히 쳐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나와 잭스는 돌아가서 제대로 훈련하겠다며 우리와 헤어졌고, 나와 에인은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길가에서 질주하는 자동차가 남긴 연기 때문에 에인이 연달아 재채기를 하는 모습이, 방금 전까지 대자연의 아름다운 환경에 빠져 있던 나를 다시 현실로 끌어내었다. 에고, 안타깝네. 뭐가 안타까워? 시합에 이기지 못해서? 아니, 사실 방금 전에 있었던 곳이 아주 좋았다는 사실을 깨달았어. 그리고 난 이런 긴장감 넘치고 자극적인 분위기도 꽤 좋아하는 편인 것 같아. 그게 어려울 게 뭐 있어, 시합이 막 시작되었을 때 우리가 했던 말 기억해? 네 고향에 대한 거? 그래. 너만 준비 됐으면 언제든 출발할 수 있어. 일광욕도 좋고, 사냥도 좋고, 널 데리고 진정한 대자연을 느끼게 해 줄게. 고개를 돌려 에인을 바라보니, 어느새 그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나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 듯이. 그럼 이 계획으로 스케줄을 짜 보자. 그럼 약속한 거다.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