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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흐흥, 이 순간을 국왕 앞에서 증명해야겠네

[player]친구여, 그대 이름은 'KR-976'이니라. [스즈미야 안쥬]대답: KR-976에 대한 인정, 감사합니다. [player]그런데…… KR-976이라는 이름은 너무 기계 같아. 사람들이 들으면 무슨 로봇 모델명인 줄 알겠는데? [스즈미야 안쥬]대답: KR-976은 인류와 소통하기 위해 개발된 사교형 AI입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로봇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player]네 정체를 그렇게 밝혀도 되는 거야? [스즈미야 안쥬]!!! [스즈미야 안쥬]대답: KR-976이 신중히 생각해 본 결과, 숨길 필요가 있습니다. [player]이제 널 안쥬라고 불러도 될까? [스즈미야 안쥬]대답: 시스템 분석 결과, 다른 사람들과 같은 공간에 있을 경우 PLAYER 님이 KR-976를 '안쥬'라고 부르는 것을 허용합니다. 하지만 단둘이 있을 경우 KR-976으로 불러 주시기 바랍니다. 고집이 강하다. 그래도 안쥬라는 이름이…… 더 부르기 좋은데 말이다. [스즈미야 안쥬]질문: PLAYER 님은 이제 외출하시려는 겁니까? [player]응, 이시하라한테 문케이크 만드는 법을 배워 보려고. [스즈미야 안쥬]KR-976은 PLAYER 님의 문케이크 제작 과정 참관을 희망합니다. 동의, 부탁드립니다. [player]관심 있으면 같이 만들어 보는 것도 좋지. 그런데 일단 학생회장을 찾아야 해. [스즈미야 안쥬]질문: 현재 이시하라 우스미라는 이름의 인류 생명체와 연락이 되지 않는 것입니까? [player]응, 그래서 일단 이시하라 집에 가 보려고. 이시하라가 집에 있을진 모르겠지만. [스즈미야 안쥬]KR-976의 인류 관찰 결과에 따르면, 특정 인류는 주말에 집안에만 있는 경향을 보이며, 또한 이런 행동을 보이는 인류를 '집콕족'이라고 합니다. 이시하라 우스미 님도 이쪽 부류에 속하는 것입니까? 이시하라는 아닌 거 같은데…… [player]직접 보면 알겠지. 같이 가볼래? [스즈미야 안쥬]동의합니다. 안쥬랑 함께 이시하라 집으로 찾아가 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이시하라는 어디 간 걸까? [스즈미야 안쥬]제안: 아사바 고등학교에 가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학교에선 주말에도 동아리 활동이 있으니, 학생회장이라면 학교에서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나는 안쥬를 향해 엄지를 치켜들었다. 어찌 됐든, 이시하라를 찾아낼 새로운 단서를 발견한 것이니까. 아사바 고등학교 아사바 고등학교는 혼천 신사 근처에 위치한 이한시의 명문 고등학교로, 가까운 곳에 번화가도 있어서 학교 앞은 주말에도 사람들로 북적인다. 안쥬와 학교 앞에 도착하자마자 전단지를 하나 받았다. 자세히 보니 혼천 신사에서 추석 축제가 열린다는 내용이었다. [player]문케이크 이야기? [???]응응, 혼천 신사의 추석 축제, '문케이크 이야기'다냥~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고, 이치히메가 아직 남은 전단지를 가지고 우리 앞으로 폴짝 뛰어왔다. [이치히메]역시 주인이 맞았다냥~ 멍지로 녀석이 이치히메가 잘못 봤다고…… 흥냐, 이치히메가 어떻게 주인을 몰라볼 수가 있냥! 이치히메 뒤엔, 멍지로와 아이하라 마이가 똑같이 전단지를 들고 서 있었다. [player]너흴 만나서 정말 다행이야. 아사바 고등학교가 너무 커서, 어떻게 사람을 찾아야 할지 막막했거든. [멍지로]사람을 찾는다고? 우린 전단지 돌리기도 바빠서 널 도와줄 시간은 없다멍. [player]아냐, 아냐, 안 도와줘도 돼. 그냥 아는 것만 말해 줘. 그러고 보니, 너흰 여기 꽤 오래 있었지? [아이하라 마이]음…… 점심 먹고 전단지 돌리는 걸 도와주러 왔어요. [player]그럼, 이시하라 회장 본 적 있어? 이렇게 생겼는데. 핸드폰에서 이시하라의 증명사진을 찾아 보여 줬다. 이 사진을 얻게 된 것도 다 가슴 시린 사연이 있다. [멍지로]이 사람…… 점심때 학교에 들어간 건 봤는데, 나오는 건 못 봤어. 그러니 아직 학교에 있겠지. [이치히메]냥? 그럴 리가냥. 이치히메가 점심에 나갈 때 분명 혼천 신사에서 봤었다냥. [아이하라 마이]마이가 점심에 전단지를 가지러 혼천 신사에 갔을 땐, 이시하라 님은 안 계셨어요. [이치히메]이 사람은 분명히 혼천 신사에 있을 거다냥. 이치히메는 요새 생선을 많이 먹어서 기억력이 엄청 좋다냥~ [아이하라 마이]아니면…… 그 후에 나가신 거 아닐까요? 나랑 안쥬는 녀석들이 하는 말을 들으며 서로를 쳐다보았다. 단서를 얻을 줄 알았는데, 더 혼란스러워졌다. [스즈미야 안쥬]알림: 세 가지 단서 획득. 이시하라 우스미는 아사바 고등학교에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는 혼천 신사에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혹은 혼천 신사에 없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player]그럼…… 그냥 우리끼리 학교 안에서 찾아볼까? [스즈미야 안쥬]동의합니다. 전단지 삼인조를 뒤로하고 학교에 들어가려는데, 급하게 뛰어나오는 엘리사와 마주쳤다. [엘리사]세이프! 흥흥, 리사리사 완벽 탈출 성공! 이제 부회장 설교를 안 들어도 되지. 뽀요용, 우리가 또 위기를 모면했다구! [뽀요용]메~ 나는 부회장이라는 말을 듣고 바로 엘리사에게 갔다. [player]엘리사. [엘리사]앗! 느, 늑대 씨, 왜 여기 있는 거야! 늑대 씨도 리사리사를 잡으러 온 거야? [player]아니, 그냥 오늘 이시하라를 본 적이 있나 물어보러 온 거야. [엘리사]아, 회장님 말이야? 방금 부회장님한테 설교를 듣다가 번화가 쪽으로 뛰쳐나갔다고 한 것 같은데. [스즈미야 안쥬]알림: 새로운 단서 획득. 이시하라 우스미는 번화가에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player]그래, 부회장은 회장 찾기 전문이니까, 부회장이 그랬다고 하면 아마 맞을 거야. [스즈미야 안쥬]질문: 지금 번화가로 가서 이시하라 우스미를 찾으시겠습니까? [player]가자. 번화가 엘리사와 헤어지고 번화가로 왔다. 하지만 여기서 사람을 찾는 건 아사바 고등학교보다 더 힘들어 보였고, 그렇게 고민에 빠졌다…… [???]곤경에 처한 젊은이여. 자네가 잃어버린 것은 이 얌전한 꼬마 아가씨인가, 아니면 이 발랄한 꼬마 아가씨인가? 이 무슨 위험한 말인가.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내 뒤에 츠키미 잔 씨가 웃으며 서 있었고, 옆에는 히나 모모와 이가라시 하루나가 있었다. [츠키미 잔]아주 곤란한 일이 있는 것 같구만. 우린 여기에 벌써 5분이나 서 있었고, 옆에 있는 꼬마 아가씨는 널 3번이나 불렀는데도 대답이 없는걸 보니. [player]아, 죄송합니다. 너무 생각에 빠져있었나 봐요. [츠키미 잔]자자, 아저씨한테 말해 봐. 무슨 일이길래 그래? [player]큰 일은 아니에요, 안쥬랑 사람을 한 명 찾고 있죠. 말을 하며 이시하라 우스미의 사진을 꺼내 보여 주었고, 방금 이치히메, 멍지로, 마이, 엘리사에게 들은 말도 같이 전달했다. 히나 모모는 내게 이시하라의 성격이 어떤지 조심스럽게 묻고는, 뭔가를 생각하는 듯했다. [히나 모모]모모는 그 오빠가 번화가에 있는 걸 보진 못했지만, 토끼 씨 말대로라면 엘리사 언니 말이 맞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가라시 하루나]하루나 생각엔 일단 모모가 한 말은 다 맞을 거야. 헤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하루나 생각엔 마이 언니가 한 말도 맞는 것 같아. 왜냐면 마이 언니는 거짓말을 못하니깐! 그냥 친한 사람들 말은 다 맞다고 하는 것 같은데! [츠키미 잔]아저씨 생각엔, 하루나는 그냥 아는 사람 편을 들어주는 것 같아. 사실 틀렸을 수도 있어. 그리고, 음…… 이치히메 말도 틀렸을 수도 있고. [스즈미야 안쥬]알림: 또다시 세 개의 엇갈리는 단서를 획득하였습니다. [player]나도 알아…… 이시하라를 찾는 게 이렇게 어려울 줄은 몰랐다. 부회장인 키사라기 렌에 대한 존경심이 더욱 커져갔다. 그래도 이 번화가엔 믿을 만한 정보를 줄 사람들이 좀 있다. 여기서 일하고 있는 에인은 이곳을 잘 알 테니, 이시하라의 행적을 더 쉽게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세 사람과 헤어지고 나서, 안쥬와 번화가로 향했다. 에인이 일하는 편의점에 거의 도착할 때쯤, 에인이 자전거를 타고 쏜살같이 내 옆을 스쳐갔다. [player]에인……! 급하게 에인을 불렀지만, 에인은 저 멀리서 뭐라고 크게 외치더니 자전거를 타고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무슨 말인지는 잘 모르겠다만…… 이것도 단서라고 할 수 있을까? 안쥬는 잠시 생각하더니, 노트에 줄을 그었다. [스즈미야 안쥬]알림: 새로운 단서 획득. ……………… 편의점에서 콘 아이스크림을 두 개를 사서 안쥬와 길가의 벤치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단서들을 분석해 봤다. 이때, 누군가 뒤에서 어깨를 두드렸다. [???]어이! [후지모토 키라라]품절됐던 매니큐어 보러 온 건데, 여기서 널 만날 줄이야! 후후~ [player]마침 잘 왔어. 그러고 보니 키라라도 아사바 고등학교 다니지? 혹시 오늘 이시하라 회장 봤어? [후지모토 키라라]아! 그 스타일리시한 이시하라 회장? 음…… 못 봤는데, 다른 사람들한텐 물어봤어? 키라라에게 지금까지의 단서들을 말해 주자, 잠깐 생각하더니 뭔가 알고 있다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 [후지모토 키라라]내가 말해 줄 수 있는 건…… 에인이랑 하루나, 둘 중 진실을 말한 사람은 한 명뿐이라는 거야. 왜 그런진 알아서 생각해 봐. 후후~ 멀리서 자신을 찾는 친구를 보고, 키라라는 내 어깨를 토닥이며 힘내라는 말을 남기고 갔다. 그렇게 난 더 큰 혼란에 빠지게 되었다…… 그때, 안쥬가 내 소매를 잡아당기며 노트에 정리한 것들을 보여 주었다. [스즈미야 안쥬]KR-976의 인류 관찰 결과에 따라, 이곳에서 9명이 제공한 단서를 다시 분석해 본 결과, 그들의 이야기는 서로 모순되지만 일리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KR-976 생각엔, 그들 9명 중 3명의 발언은 진실이고, 6명은 거짓입니다. 나는 곰곰이 안쥬가 정리한 단서들을 분석해 봤다: 이치히메: 이시하라 우스미는 혼천 신사에 있다냥.//n멍지로: 이시하라 우스미는 아사바 고등학교에 있다멍.//n아이하라 마이: 이시하라 님은 혼천 신사에 안 계셨어요. 엘리사: 회장님은 번화가에 있을 거예요.//n히나 모모: 엘리사 언니 말이 맞을 수도 있어요.//n이가라시 하루나: 마이 언니랑 모모 말이 맞아. 츠키미 잔: 이치히메랑 하루나가 한 말은, 전부 틀렸을 수도 있어.//n에인: 아무 말도 안 했음.//n후지모토 키라라: 에인과 하루나 둘 중 한 명만 맞아. 나는 안쥬가 분석한 것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그렇다면, 이시하라가 있는 곳은 아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