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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통을 버리고 상황을 지켜본다

장고 끝에 나는 샤보 대기를 포기하고 1통을 버려 상황을 지켜보기로 결정했다. 이 테스트가 나의 결단력을 시험하는 것이라고 본다면, 지금 내가 물러설 시 상대방은 내가 토죠 쿠로네를 만나는 데 있어 그리 필사적이지 않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어떤 리스크도 감수하지 않게끔 보수적으로 나와 버릴지도 모른다. 다행인 건 1통을 버린 후 다음 차례에서 상가가 3통을 버렸고, 나는 2삭을 가져와 텐파이를 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난 안전하고 확실한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 다마텐을 선택했다…… [player]……그 7삭으로, 화료. 나는 상대방의 손패에서 7삭을 가져옴으로써 승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두 직원은 내게로 다가와선 몸에 달려 있는 측정 기구를 제거해 주었다. [직원 A]실례했습니다. 저희들은 대국을 통해 본인과 일치하는지 테스트해 본 것 뿐입니다. [직원 B]경매 전에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당신은 본래 이렇게나 큰 돈을 쓰는 분은 아니었기에 이번 테스트를 추가하게 된 것입니다. [player]3인전 한 판으로 본인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다구요?! 전에 중학교 생물 선생님이 곤충의 다리를 보고 어떤 벌레인지 판별해보라고 한 적이 있었는데, 그게 차라리 지금 이 상황보다 훨씬 더 과학적으로 들린다. [직원 A]이 측정 기기로 대국 중의 신체 변화를 측정합니다. 저희는 측정된 데이터와 평소의 마작 데이터를 비교해 본인과 일치하는지 확인하고 있죠. 도대체 이게 무슨 소리인지 이해가 잘 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해한 것처럼 행동했다. 직원들의 인이어을 통해 무언가 명령이 전달되어져 온 것 같았다. 그리고 두 사람은 인이어로 몇 마디를 주고받더니, 날 향해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직원 A]테스트에 통과하신 걸 축하드립니다. 따라서 내일 기도춘에서는 당신만을 위한 다과회를 제공해 드릴 예정이며, 토죠 아가씨께서 당신과 함께 다과회를 즐기실 것입니다. [player]토죠 아가씨 라니…… 설마 토죠 쿠로네인가요? [직원 A]맞습니다. 정말로 운이 좋으시군요. 카드를 긁고 나서도 나는 비현실적인 감각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진짜 낙찰되다니, 쿠츠지는 정말 내 운을 보고 날 선택한 걸까? 진작에 알았으면 복권이라도 샀을 텐데! 내가 조심스럽게 낙찰된 꽃을 들고 기도춘의 입구에 도착하자, 노아가 날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노아를 보자마자 이 기쁨과 방금 전에 겪었던 이상한 일에 대해 말해 주었다…… [player]방금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 [player]직원들이 내 몸에 측정 기구들을 달고선, 3인전으로 내가 본인인지 확인했다니까! 정말로 터무니없는 녀석들이지?! 노아게임에선 갑자기 없던 설정을 만들어내거나 기존 설정을 틀어서 강제로 판타지로 만들어 버리곤 하지. 우린 이걸 설정 파괴라고 불러. 노아게임에 파고들다 보면 설정을 비웃거나 설정을 이해하고, 혹은 설정이 되거나 설정을 뛰어넘을 수도 있어. [player]하지만 여긴 현실 세계잖아! 노아현실은 종종 게임이나 소설보다 더 드라마틱하고 판타스틱하지. 그렇지 않다면 예술이 어떻게 삶에서 비롯되고, 동인 작품이 원작을 뛰어넘을 수 있겠어? 노아이한시는 불가사의한 일이 정말로 많이 일어나는 곳이야. 그러니 다음에 이런 일을 겪을 때 우왕좌왕하지 않으려면 '효'에서 관련 정보를 구매하도록 해. [player]정말로 그럴듯한 말이네, 뒤에 광고를 집어넣지 않았다면 아마 완전히 믿었을지도 모르겠어. [player]참, 이게 낙찰받은 꽃이야. 토죠 쿠로네를 대표하는 바로 그 꽃. 난 낙찰받은 꽃을 노아에게 건넸고, 이어서 노아는 고개를 저으며 이어폰 한쪽을 내게 건네 주었다. 그리고 이어폰을 꼽자 매우 건방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쿠츠지](음성 메시지)노아, 꽃은 가지고 올 필요 없어. 꽃은 PLAYER한테 줘서 놀란 가슴이나 진정시키라고 해. 그리고 PLAYER한테 초과로 사용한 돈은 노동력으로 갚아야 한다는 말도 전해. 노아는 내 어깨를 두드린 후, 꽃을 내 품안으로 밀어넣은 뒤에 붉은색 승용차에 올라탔다. 이후 승용차는 빠르게 사라졌다. 가는 김에 나도 집에 데려다 주지…… 고마워 할 줄 모르는 녀석들 같으니라구. 그렇게 내 자랑스러운 튼튼한 다리로 지하철 역을 향해 걸어가는데, 갑자기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안 봐도 발신자가 노아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노아내일 데리러 갈 때까지 푹 쉬도록 해. 배가 고파진 나는 밥을 먹을 만한 장소를 찾기 시작했다. 임무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니, 내일의 일은 내일의 나한테 맡기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