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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코마타와 조우

物語: 
雀士: 
絆レベル: 

소년과 헤어진 여행자는 숲속 깊숙한 곳까지 들어갔다. 울창하고 이끼가 무성한 숲속은 살벌한 소문과는 달리 나무며 동물이며 모두 활력이 넘쳤다. 반면 수
풀 속엔 사람이 설치한 듯한 함정이 여럿 보였는데, 아마 짐승을 잡으려고 놓은 함정인 듯했다.
인적이 드물다는 말은 평범한 마을 사람들에게나 해당되는 이야기다. 사냥꾼에게 있어선, 오히려 인적이 드물수록 더욱 사냥감이 많아지니 자주 오갈 법하다.
몸을 숙여 함정을 살펴보던 중, 여행자의 등 뒤에서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여행자가 재빨리 옆으로 굴러 원래 있던 위치를 확인해 보니, 지면에 대나무
죽창이 깊숙이 박혀 있는 모습이 보였다.
대나무가 날아온 방향을 주시해 보니, 근처에 서 있는 나무 위 빽빽이 자란 나뭇가지들 사이에서 시뻘건 원한을 흘리는 두 눈이 햇빛 아래 날카로운 동공을 드러
내고 있었다. 두 갈래의 기다란 꼬리는 나뭇가지 사이를 내려와, 신경질적으로 나무줄기를 툭툭 두드리며 경고음을 내고 있었다.
아무래도 요괴의 정체는 네코마타인 모양이다. 기록에 따르면 네코마타는 선량한 요괴로, 소녀의 모습으로 변신하여 인간과 함께 교류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을 터
였는데, 어째선지 눈앞에 있는 녀석에게선 매우 공격적인 분위기가 느껴졌다.
조용히 옆으로 몇 걸음을 움직이자, 나뭇가지와 잎에 가려진 네코마타의 몸을 볼 수 있었다. 과연, 경계는 하지만 직접 공격해 오지 않았던 이유는 오른쪽 뒷다리
의 심각한 상처 때문이었군.
숲 곳곳에 흩어져 있던 함정…… 그건 이 녀석을 잡기 위해 설치했던 건가?
이 시대는 결코 요괴가 살기 좋은 시대가 아니다. 네코마타처럼 소녀로 변신할 수 있는 요괴는 암시장에서 매우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그 점을 고려한다
면, 이 네코마타의 적의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나는 널 잡으러 온 게 아니야… 라고 말해도 믿어 주지 않으려나. 하하…"
여행자는 씁쓸한 웃음을 내뱉었다. 왜냐하면 그가 입을 연 순간, 네코마타가 이를 드러내며 카악! 카악! 하는 경고음을 냈기 때문이다. 보아하니 인간에 대한 믿
음은 오래전에 없어진 모양이다.
네코마타가 한눈을 판 틈을 타, 여행자는 긴 소매 속에 숨기고 있던 콩을 한 알 꺼내 네코마타가 올라가 있는 나무 아래에 던졌다. 땅에 순식간에 줄기를 내리고
싹을 틔운 콩알은, 어느샌가 나무를 타고 소리 없이 쑥쑥 자라났다.
네코마타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여행자는 방금 함정 옆에서 발견한 부적을 꺼내 들었다. 흔하기 짝이 없는 물건이지만, 상당히 오랜 세월을 거쳤으며 누군가의
핏자국 때문에 천에 수놓인 글자도 읽을 수가 없었다.
"이거, 알고 있지?"하며, 여행자는 부적을 가볍게 흔들어 보였다,
부적을 본 순간 갑작스레 눈이 돌아간 네코마타는 다리에 상처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여행자를 덮치려 했다. 하지만 어느새 자라난 덩굴이 네코마타의 몸을 휘감
아, 여행자의 앞에 천천히 데려왔다.
"호오, 역시 알고 있는 건가…"여행자는 부적을 뒤집고는, 자수가 수놓인 부분을 손끝으로 더듬더니 잠시 생각에 빠졌다. 그리고는 곧 생각이 정리된 것인지, 천천
히 입을 열었다."그럼 이걸 사용할까, 이게 상성도 좋겠지."
여행자가 부적을 굳게 쥐며 주문을 영창하기 시작함과 동시에, 네코마타의 몸에서 옅은 붉은색 빛이 점점 솟아나와 부적에 흡수되어 갔다.
이내, 콩줄기 안에는 조용히 잠든 아기 고양이만이 남게 되었다. 여행자는 부적을 아기 고양이의 목에 걸고는 조용히 머리를 쓰다듬었다.
네코마타가 봉인되자, 덩굴은 줄어들어 귀여운 소녀의 모습으로 변했다.
"주인이여, 왜 이 아이를 봉인하는 겐가."
"이 녀석은 사람에 대한 적의가 너무 강해. 나쁜 사람만 있는 건 아니라며 설득하는 것보다는, 아픈 과거를 봉인하고 새로 시작하는 편이 차라리 낫겠지. 네코마
타는 본래 인간을 살갑게 대하는 요괴니까 말이야."
"하지만… 봉인이라는 건 세월이 흐르면 썩어들어가기 마련인 법. 늦든 이르든 그 기억들은 언젠가 봉인을 뚫고 나올 텐데, 그때가 되면 어떻게 하지?"
"그저 이 녀석의 마음이 과거를 이겨낼 정도로 강해지길 바랄 뿐이지. 그때가 오기 전까진 아무도 모르는 법이야. 그게 인연이란 것이지."
소녀는 조심스레 몸을 굽혀, 주인의 몸짓을 따라 고양이의 머리를 조심스레 쓰다듬었다.
"혼천 신사에 어서 오려무나, 아기 고양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