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here

……떨어지고 있다

jyanshi: 
categoryStory: 

……떨어지고 있다. 이건 왜곡된 감각이다. 사지를 뻗어 보았다. 내가 마치 한 장의 나뭇잎이 된 것만 같았다. 가볍게 불어오는 작은 바람조차 거스를 수 없었다. 하지만 바람에게 나는 무거운 존재일 뿐이고, 나는 그저 잠시 날고 있다는 착각이 들 뿐이었다. 묵직한 중력이 내 몸을 끌어당긴다. 내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그저 물에 빠진 것처럼 가라앉을 뿐이다…… 일이 벌어지기 전까지는, 이번 체험이 그저 자이로드롭이나 번지점프 정도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예상은 터무니없을 정도로 엇나갔다. 생각했던 것과 가장 다른 게 있다면, 그건 바로 지금 이 상황이었다. 무중력 때문에 잠깐 블랙아웃을 겪고 정신을 차리고 나니, 귓가에 속삭이는 듯한 바람의 숨결이 느껴졌고, 그것은 끊임없이 내 정신을 농락했다. ……내가 귀마개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내 맨살의 감촉으로 판단하건대, '숨결'이란 표현은 너무 미미했다. 바람은 내 귓가에 대고 '포효'를 하고 있었다. 이때 몰아치는 바람을 뚫고 내 귀에 뒤에 있는 그 남자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셉]Are you OK? Partner! 솔직히, OK라고 말하기는 어려웠지만 그의 목소리를 들으니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아래를 보니, 나와 조셉은 수천 미터 상공에 떠 있었다. 목적지에 비행기가 착륙할 곳이 마땅치 않다 보니, 조셉의 의견으로 우리 두 사람은 스카이다이빙이라는 익스트림한 방법을 택하게 되었다. [조셉]겉보기엔 침착해 보이는걸, My Partner. 난 네가 비명이라도 지를 줄 알았다고. 침착한 게 아니다. 이 상공에서 입을 벌리면 차가운 공기가 그대로 내 목구멍을 강타할 것이기 때문에, 비명은 고사하고 말 한마디조차 할 수 없는 상태였다. 하지만 가장 큰 착각은, 눈을 감으면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아무것도 안 보이면 무중력 상태에서의 공황이 조금 덜해질 것이라 생각했지만, 아무 소용도 없었다! 눈을 감으면 그저 또 다른 느낌의 공포가 생길 뿐이었다. [조셉]우후~ 저기 보라고! 하늘에서 보는 풍경은 역시 아름답군! 정말인가…… 그럼 한번 눈을 뜨고 감상해 보도록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