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여기지?
[-] 나는 앞에 있는 3층짜리 독채 고택을 올려다봤다. 간판이 문틀 바로 위에 힘없이 걸려 있었고, 그 위에 어느 장인의 손에서 나왔을지 모를 '미접다관'이라는 글자가 부드럽게 이어지며 하늘하늘 날아다니고 있었다.
[-] 문을 열고 들어가려는데……
[남자 목소리] 으아아악!
[player] 아이쿠!
[-] 비명과 함께 누군가가 찻집 안에서 뛰쳐나와 하마터면 나와 정면으로 부딪힐 뻔했다.
[???] 친구, 조심해야지!
[player] 후…… 고맙습니다. 어? 웬펑?
[웬펑] 오늘은 십이신살의 '소모'의 조짐이 보여. 작은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조심해서 다니라구, 친구.
[player] 덕분이야. 안 그랬으면 정말 '작은 문제'가 일어날 뻔했어.
[-] 나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방금 찻집에서 튀어나온 건장한 남자를 바라봤다. 걸어 다니는 작은 산처럼 보이는 역삼각형의 몸, 힘차게 휘두르고 있는 사발만 한 주먹…… 부딪혔으면 화물차랑 부딪히는 거랑 다를 게 있었으려나?!
[player] 이건……
[청년 A] 으아아아!!!
[청년 B] 아이고!
[-] 웬펑에게 상황을 채 묻기도 전에 앞의 대문에서 또 '쉭' 하고 두 사람이 날아왔다. 과장이 아니라…… 정말 날아온 것이었다!
[???] 사리 분별 못하고 까불다니, 우리 '미접다관'이 만만해?
[-] 열여섯, 열일곱쯤 돼 보이는 치파오 차림의 소녀가 손목을 돌리며 뒤따라 나왔다. 난 시선을 소녀의 주먹에서 맞은편 세 사람의 얼굴로 옮겼다…… 음…… 모양이랑 크기가 똑같군.
[건장한 남성] 꼬맹이, 너, 너 까불지 마! 우리 대장을 데리고 올 테니까! 두고 보라고!
[청년 A] (작은 목소리로) 대장, 우리 대장은 대장이잖아요?
[건장한 남성] ……닥쳐!
[청년 B] (작은 목소리로) 모르면 조용히 해. 이건 분명 대장의 전략일 거라고! 그렇죠? 대장?
[건장한 남성] 그래, 전…… 전략이지. 어쨌든 좀 기다려!
[치파오 소녀] 아직 덜 맞은 모양이네! 그리고 보통은 '딱 기다려'라고 하지 않나?
[player] 역시…… 두려움은 예의를 차리게 하지.
[치파오 소녀] 아! 미안해, 손님한테 못 볼 꼴을 보였네. 어라? 웬펑, 오늘도 차 마시러 온거야? 두 사람…… 설마 같이 왔어?
[웬펑]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지. 서로 인사해. PLAYER, 내가 이한시에서 사귄 유일한 친구야.
[웬펑] 유엔샤오는 '미접다관'의 점원이자 음…… 경호원?
[유엔샤오] 하아, 사장님한테 경호 업무 급여를 따로 더 받진 않지만 말이야.
[-] 그 말에 유엔샤오는 두 손을 허리에 올린 채 허탈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유엔샤오] 둘은 모르겠지만 이게 오늘 벌써 세 번째야. 사장님이 아침에 나가시기 전에 누가 와서 소란 피우거든 쫓아내기만 하면 된다고 하시길래 무슨 일인가 싶었더니…… 하, 정말 이 정도 일 줄은 몰랐네.
[player] 정말 고생이네. 그런데 저 사람들은 왜 찻집에서 소란을 피우는 거야?
[유엔샤오] 하, 이게 다 '죽운'에서 갑자기 올해 기념일 사업 파트너로 우리 찻집을 뽑아서 그래. 그날 이후로 가게가 조용할 날이 없어.
[player] ……
[-] 죽운'이라고……
[미나미 후우카] 올해는 '미접다관'이 저녁 만찬 음료 공급 업체로 선정되었답니다. 당신이 저 대신 가서 사업 논의를 하고 오세요.
[미나미 후우카] 당신이라면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지고 올 거라고 믿어요. 그렇게 해줄 거지요?
[player] 미안하지만, 오늘 난 네가 말한 '죽운'을 대표해서 왔어. 이건 내 명함이야.
[유엔샤오] 에에?!
[웬펑] 이렇게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는 거야?
[-] 유엔샤오는 내 명함을 보고는 다시 정중하게 돌려줬다.
[웬펑] 웬펑은 여기 단골손님이니까 웬펑의 친구로서 차 마시는 건 괜찮아. 하지만 사업 얘기는 안 돼.
[player] 왜?
[유엔샤오] 음…… 왜는 무슨? 사장님이 나가시면서 나한테 '죽운'이랑 사업 안 할 거라고 하셨어. 사장님 말이라면 법처럼 지켜야지.
[player] 틀린 말은 아니지만……
[웬펑] 두 사람, 오늘 일진도 사나운데 일단 들어가서 차부터 마시고 나서 얘기하는 건 어때?
[-] 웬펑이 갑자기 부채를 접고는 웃으면서 내 어깨를 툭툭 쳐 내 말을 끊었다. 그리고 의문이 담긴 내 눈짓에 보일 듯 말 듯 고개를 저었다.
[웬펑] 유엔샤오, 조용한 자리 좀 마련해 주겠어? 처음 온 우리 친구한테 좋은 차도 좀 추천해 주고.
[유엔샤오] 음…… 차만 마실 거라면 날 따라와.
[-] 유엔샤오는 내가 뒤를 따라 두 걸음도 채 걷기 전에 홱 하고 돌아서서는 나를 노려보며 한 번 더 강조했다.
[유엔샤오] 차만 마시는 거야. 사업 얘긴 안 돼!
[player] 아하하……
[player] 하아…… 우리 사장님 말도 법인데 말이야. 이제 어떡하지……
[-] 자리에 앉은 나는 차를 준비하러 떠나는 유엔샤오의 모습을 바라보며 의자 위로 축 늘어졌다.
[웬펑] 내가 방금 우리 친구 점괘를 봤는데, 들어볼래?
[player] 응!
[웬펑] 사업은 기회가 있을 거야…… 조만간일 수도 있어.
[player] ……좀 더 직접적으로 얘기해 줄 수는 없어?
[웬펑] 하하, 차나 한잔하면서 기다리면 돼. 너무 직접적으로 얘기해 주면 네 행동이 부자연스러워질지도 몰라. 그럼 역효과 난다구.
[-] 잠시 후
[유엔샤오] 자! 차 나왔어!
[웬펑] 우리 친구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네. 이것들은 다 '미접다관'에서 유명한 아주 좋은 차들이야. 하나 골라볼래?
[-] 유엔샤오가 들고 있던 쟁반을 내 앞 탁자 위에 놓았다. 쟁반에는 세 잔의 차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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