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치가 성립되지 않아 다행이었다. 만약 리치가 됐었다면 많이 곤란해졌을 것 이었다. 나는 방총패를 보고 미노가시를 하기로 결정했다.
라이언은 나를 보고 웃은 뒤, 다시 한 번 1삭을 버렸다.
나는 속으로 비명을 지르며 외쳤다. 부탁이다, 라이언! 제발 세번째 1삭만은 버리지 말아다오!
[마작장 작사 A]아직도 텐파이를 안 한거냐……
상대방은 의심스럽다는 듯이 나를 보고 고개를 저으며, 세번째 1삭을 버렸다.
[player]화료.
[마작장 작사 B]뭐?
[마작장 작사 A]두 번이나 미노가시를? 쓰읍…… 포커페이스가 대단한걸……
[player]마술을 많이 보다 보면 그 안에 담긴 정수를 배울 수 있는데, 중요한건 마술을 끝낸 후가 아니라, 마술을 시작하기 전의 속임수더라구요.
[라이언]오호…… 누님의 마술적 재능이 이렇게나 뛰어났을 줄이야. 앞으로 속임수를 들키지 않게 더 노력해야겠는걸요.
두 차례나 미노가시 한 것은 상대방을 현혹시키기에 충분했고, 나는 상대방의 패에서 마지막 한장의 1삭을 론 함으로서 2위로 역전할 수 있었다.
라이언의 점수는 충분했기에 나는 동4국에서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낼 수 있었으며, 동3국에서 한 번 합을 맞춘 우리들은 좀 더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마작의 신 역시 우리를 도왔는지 근소한 차이로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종업원]네…… 알겠습니다. 두 분 모두 축하드립니다. 리더께서 여러분들의 활약에 만족을 표하며 두 분을 만나보기로 결정하셨습니다.
[라이언]잘 됐네요, 누님. 역시 우리는 마음이 잘 통한다니까요.
[player]그러게나 말이야. 참, 라이언 너 실력 많이 늘었더라. 몇 번이나 나한테 맞춰주는게, 패를 읽는 재능이 대단하던걸.
[라이언]하하…… 누님이랑 처음으로 같이 팀을 짜서 대국을 진행한거라 그런지 신이 나서 평소보다 실력이 더 잘 나온 것 같아요.
[라이언]누님, 앞으로 우리 둘이서 팀을 짜 2대 2 마작을 하는건 어떤가요? 우리들의 실력이라면 분명 2대 2 마작계를 휩쓸 수 있을거에요.
[player]조금 과장이 있기는 하지만, 제법 끌리는 얘기인걸.
승부에서 이기자, 그제서야 긴장이 풀렸는지 진이 빠지기 시작했다. 머리를 너무 썼는지 몸이 허해진 기분이 들었다.
종업원은 우리에게 축하 인사를 건넨 뒤 벽을 향해 걸어갔다. 종업원의 앞에는 아주 큰 벽화가 걸려있었는데, 벽화에는 각기 다른 자세를 하고 있는, 여덟명의 여인이 경주를 하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고, 오른쪽 위에는 '御(어)' 도장이 찍혀져 있었다. 그림은 바래져 있었지만, 매우 뛰어난 그림인 것은 알아볼 수 있었다.
[player]멋진 그림인걸.
[라이언]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마침 인원도 마작 테이블 두 개를 채울 수 있는 숫자네요.
나와 라이언이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그때, 종업원이 그림을 떼어냈다. 놀랍게도 그림 뒤에는 한 사람이 드나들 수 있을 정도의 넓이의 문이 존재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놀라웠던 것은, 종업원이 동공 인식으로 문을 열은 것이다. 이런 첨단 기술을 이렇게나 평범한 마작장에서 사용하다니 정말로 신기할 따름이다.
종업원을 따라 노란색 불빛이 비치는 통로 따라갔다. 길이 수평이지 않고 약간 기울어진 듯한게, 지하실로 향하고 있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라이언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안내 중인 종업원과, 우리의 뒤를 따라 들어온 방금까지 함께 마작을 친 사람들이 통로에 들어온 후 부터 진지한 표정을 짓는 것을 본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택했다.
라이언은 이 압박감이 아무렇지도 않은지, 갑자기 종업원과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라이언]아저씨, 혹시 뭐 좀 물어봐도 될까요?
[종업원]아, 아저씨? 내가…… 그렇게나 나이들어 보이나요?
[라이언]네? 아…… 저희 쪽 풍속은 어른스럽고 듬직한 남자라면 모두 아저씨라고 부르거든요.
[종업원]그런거였군요.
[player]풉……
나는 그만 참지 못 하고 웃음을 터트려버렸다. 라이언의 거짓말이 들통나지 않도록, 나는 최대한 표정을 관리했다.
[라이언]그럼 아저씨, 승부는 왜 2대 2 마작으로 진행한건가요?
[종업원]그건 리더가 생각해낸 건데요,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동료에게 메시지를 보내 승리를 쟁취하는 방식이기 때문이죠. 즉, 정보 전달의 방법을 보는 일종의 시험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player]그건 그냥 짜고 치는 패 같은 속임수 아닌가요?
[종업원]들킨다면 속임수겠죠. 하지만 들키지 않았다면 그저 마음이 통한 것 아닌가요? 방금 전 두 분 께서도 저희에게 서로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그 어떤 모습도 보여주지 않았으니, 그저 마음이 통한 것 이라고 밖에 할 수 없죠.
[라이언]저와 누님의 합은 그런 치졸한 속임수 같은 게 아니에요.
[종업원]하하하, 확실히 그렇더군요. 마음이 통하는 것 만으로도 이 정도의 실력을 보여주시고, 오랫동안 거의 실수하지 않았던 이 둘에게 이긴 두 분은 아주 훌륭한 정보 판매상 후보십니다.
[라이언]아…… 그럼 필요 없어요. 저와 누님의 조합은 더 중요한 곳에서 쓰여야지, 다른 사람을 위해 정보를 수집하는데에 낭비할 수는 없거든요.
종업원은 대답하지 않고 그저 웃으며, 모퉁이를 돌아 정교한 나무 문 앞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제법 비싸 보이는 나무를 쓴 것 같아 보이는 이 문은 결이 선명하고 아름다웠다. 착각인지는 모르겠으나 어두운 노란색 등불 아래에서 금빛을 내고 있었다. 종업원의 노크 소리가 아주 무겁게 울려퍼졌다.
문이 열리자 안에서 15, 16살 정도로 보이는 여자 아이가 나타났다. 옷깃을 세우고 있었는데, 그 옷깃이 얼굴의 절반을 가릴 정도로 작은 얼굴이었다. 그녀를 본 종업원은 나를 가르키며 낮은 목소리로 말을 했다.
[???]나는 너를 알고있어, PLAYER.
여자 아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만 끄덕이며 우리를 방으로 들여보냈다. 주위를 둘러보니, 창문도 없는 공간이라 마치 지하실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원목으로 만들어진 책상과 장식품은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소방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다면 좋겠는데……
우리의 정면에는 성인 두 명이 넉넉히 누울 수 있는 크기의 넓은 책상이 있었다. 책상을 보고 눕는 걸 생각한 것은 아마 누군가가 의자에 드러누워 책상 위에 발을 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다가온 것을 본 그 사람은 책상에서 다리를 내리고 똑바로 앉아 보였다. 그곳에는 말끔하고 훤칠하게 생긴, 20살 정도로 보이는 남자가 자리에 앉아있었다.
하지만 나는 이한시에서 얼굴로 나이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나도 저 사람이 어려보인다는 이유로 능력을 의심하진 않을 것이다.
[???]나는 너를 알고있어, PLAYER.
[???]역시 이런 곳에서는 완전 안 어울리는 얼굴이야. 후후훗.
뭐야, 나타나자마자 인신공격? 그에게 이한시가 무법지대가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 주고 싶었지만, 내가 채 대답을 하기도 전에 라이언이 내 앞을 가로막고, 웃으며 대답했다.
[라이언]거기 계신 형님이 '효'의 리더이신가요? 제 이름은 라이언, 오늘의 의뢰인 중 한 명이죠.
[???]라이언? Soul의 어린 마술사인가…… 칫, 다른 사람을 '누님'이라고 부른다던데, 왜 나한테는 '형님'이라고 부르는거지?
[라이언]그러게요, 왜 일까요? 헤헷……
[???]의뢰인으로서 갖춰야할 태도가 덜 됐군.
[라이언]어라? 리더라면서 '누님'이라고 불리는걸 더 좋아하는 타입이었던건가요?
[???]글쎄. 그저 네 뒤에서 서 있는 사람이 느끼고 있는 감정을 느껴보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르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채 파악도 하기 전에, 화약 냄새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나는 소화기와의 거리를 가늠하며, 무언가 말을 더 꺼내려는 라이언을 내 뒤로 끌어당겼다.
[player]사실 라이언의 고향에는 잘생기고 카리스마 넘치는, 젊은 남자는 전부 형님이라고 부르는게 관습이었거든요.
라이언은 등 뒤에서 내 옷깃을 붙잡으며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라이언]누님, 언제부터 그런 관습이 생긴거에요?
[player]아까 전에 네가 종업원을 '아저씨'라고 불렀던 그 때 부터 생겼지.
내 말을 들은 상대방은 우습다는듯이 피식 웃어보였다. 그리고 더 이상 이 주제로 말을 이어나갈 생각이 없어 보이는 그의 태도에 나는 안심했다.
[???]나는 너희들이 조련사를 위해서 여기에 온 것을 알고있다.
그는 우리에게 물음표가 아닌 마침표로 말했다. 나는 그제서야 '효'가 가진 정보 조직으로서의 무서움을, 그리고 그 앞에서 우리는 모든 게 투명하게 드러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에게는 네가 그토록 원하던 정보가 있지만, Soul의 재정 상황은 모두가 다 알 정도로 악화되어 있으니, Soul이 그 대가를 지불할 수 없다는건 너희들도 잘 알고 있겠지.
[player]그렇다면 당신들은 그 대가로 우리에게 무엇을 요구할 셈이죠? Soul이 돈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있음에도 우리를 만났다는 것은 분명 다른 요구 사항이 있다는거겠죠.
[???]나는 똑똑한 사람과 일하는걸 좋아하지. 이렇게 하도록 하자고. 내일, 너 혼자 이곳으로 와서 내가 시키는 일을 끝마친다면, 너희들이 원하는 정보를 아무 대가 없이 알려주도록 하마.
[player]너무 쉬운거 아닌가요? 설마 비행기로 다른 지역으로 갔다가 거기서 또 갈아타야 하는…… 그런 거래는 아니겠죠?
[???]안심해, 그런 종류의 거래였다면 너한테 캐리어를 챙겨오라고 말했겠지. 그리고 좀 더 예쁜 걸 데려오라고 했을 거야. 그래야 좀 더 있어 보이니까.
[???]하지만 혼자 오지 않고 이 꼬맹이와 함께 온다면 우리의 거래는 즉시 취소야.
[player]왜죠?
[???]저 녀석이 날 형님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바로 내가 너 혼자만 오라고 하는 이유다.
상대방이 라이언을 바라보며 득의양양하게 눈썹을 치켜올리는 모습은, 저 남자가 쪼잔하다는 사실을 확신하게 만들었다.
무언가 반박하려고 하던 라이언을, 나는 고개를 저으며 제지했다. 우리가 그토록 얻고 싶어 했던 정보가 바로 눈 앞에 있는데, 상대방과 말싸움으로 그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
라이언은 말없이 내 옷깃을 잡아당기는 것으로 불만을 표출했지만, 그래도 내 말에 잘 따라주었다. 우리는 종업원과 함께 다시 마작장으로 되돌아갔다.
우리는 아까 마작을 치던 방으로 되돌아왔다. 종업원은 우리에게 오늘 무료로 마작장을 사용하게 해준다고 했으나, 나와 라이언은 더 이상 마작을 치고 싶지 않았기에 완곡하게 거절하며 마작장을 떠났다.
Soul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반나절이 지난 후 였다. 우리는 무대 뒤에서 내일 연출에 쓸 도구를 점검하며 마지막 준비 작업을 하던 사라를 찾아갔다. 라이언의 굳은 표정을 본 사라는 눈썹을 찌푸렸다.
[사라]……일이 잘 안 풀렸어?
[player]아니…… 엄청 잘 풀렸어.
라이언은 화가 잔뜩 난 복어처럼 얼굴을 부풀리고서는,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라이언이 리더를 그런 식으로 표현할 줄은 몰랐는데……
[라이언]사라 누님, 내일 누님이 혼자 약속 장소에 가는걸 막아야해요. 상대방은 딱 봐도 착한 사람을 속여먹는 사기꾼 자식이라구요. 게다가 그 녀석, 누님한테 내일 이상한 곳에서 비행기를 갈아타라고……
[player]아니, 나보고 여행 가방 가져오라고도 안 했잖아……
[라이언]맞아요! 게다가 그럴듯한 여행 가방도 가져오라고 했다니까요!
[사라]여행 가방?! 갈아탄다고?!
사라의 얼굴이 당황 반, 걱정 반으로 물들어가자, 나는 라이언의 입을 재빨리 막아섰다.
[player]아니, 아니, 그런게 아니야. 상대방이 조금 악취미적인 말을 많이 해서 라이언이 조금 놀랐었나봐.
[player]하지만 전체적으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건 확실해. 내일 거래를 끝마치면 내게 정보를 준다고 약속했거든.
[사라]거래 내용은 뭔데?
[player]아직은 나도 몰라.
[라이언]누님, 내일 안 가면 안 될까요? '효'가 유일한 방법인 것도 아니잖아요. 그냥 다른 방법을 찾는게 더 낫지 않을까요?
[사라]나도 라이언의 의견에 동의해. 당신을 콕 찍어서 거래를 하자고 한 게 마음에 걸려.
사라와 라이언은 드물게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특히나 시종일관 헤실헤실 웃으며 사람을 곤란하게 만들던 녀석도 이번만큼은 그 누구보다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하지만 사라의 다크서클이 다른 방법 역시 그리 쉽게 찾을 수 없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사라가 이제서야 내게 도움을 청하지는 않았을 테니까 말이다.
나는 상대방과의 대화를 다시 한번 떠올려 보았다. 리더란 사람은 입이 조금 험하고 쪼잔하고, 거만한데다가 성격도 별로 좋지 않아 보였지만, 딱히 악의는 없어 보였다.
어쨌든 내일 다시 한번 상대방과 만나 거래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들어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물론 라이언과 사라에게 걱정을 시키고 싶지는 않아서 다시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설명을 마친 나의 배에서 천둥 소리가 들려오자, 그제서야 날이 어두워졌음을 알아챘다. 소리를 들은 사라는 웃으며 나를 붙잡았다.
[사라]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당신도 같이 저녁 식사나 하러 가는게 어때?
[player]나는……
[라이언]거절하실 생각 말고 같이 가도록 하죠. 누님이 거절한다면, 사라 누님은 누님에게서 받은 은혜에 보답할 수가 없어서 슬퍼할거에요.
라이언은 내 거절을 거절한 것도 모자라 참가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늘어놓았다. 이에 나는 순순히 그들의 요청을 따르기로 했다.
Soul의 식사 자리는 이한시의 사람들처럼 밥, 반찬이 정갈히 놓여진 테이블에 앉아 격식있게 먹는 모습은 아니었다. 단원들은 날씨가 좋은 날이면 야외에서 음식을 먹으며,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것을 좋아했다.
내 옆에 앉은 할아버지는 얼마 전에 내가 검표를 도와드렸던 분이었다. 요 며칠간 충분히 휴식을 취하셨는지 안색이 많이 좋아보였다. 할아버지는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나에게 농담을 던지는 것을 잊지 않으셨다.
[할아버지]우리 Soul은 말이야, 단장에 따라 스타일이 달라지는 곳이야. 시드 단장이 있을 때는 다들 테이블에 앉아서 밥을 먹었어야 했는데, 사라가 단장에 부임하고 나서는 이렇게 춤을 추면서 먹고 있어. 말도 마, 매 끼니마다 두 그릇은 더 먹을 수 있을 것 같으니까 말이야.
[player]즐거워서 밥이 더 잘 넘어가는걸지도 모르겠네요.
[할아버지]맞아. 나도 지금의 Soul은 꼭 영화 속에서나 나오는 순회 공연단 같은 느낌이 든단 말이지.
[할아버지]하지만 가끔은 시드 단장이 있을 때가 그립기도 해. 그 때는…… 아, 이렇게나 즐거운 날에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건지, 밥이나 먹자구.
할아버지는 옛날 일이 떠오른듯 했지만 말하고 싶지 않은듯 말을 아꼈다. 할아버지는 옆에 있는 아주머니 자리에서 술 하나를 슬그머니 가져왔다. 아주머니는 몸도 좋지 않은 양반이 술을 마신다며 호통을 쳤다. 분명 큰소리가 나긴 했지만 그 속에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
사라는 갓 구운 꼬치를 나에게 건네주고서는, 내 옆에 앉았다.
[사라]정말 고마워.
[player]오늘 사라한테서 고맙다는 말을 많이 듣네.
[사라]이번은 단장이 아닌 사라가 하는 감사 인사야. 고마워. 내가 가장 무력할 때 내 옆에 있어줘서, 그리고 내가 모든 일을 떠맡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려줘서.
[사라]나는 내 능력을 아주 잘 알고 있어. 그래서 이렇게 커다란 극단을 운영한다는 게 막막하기도 해.
[사라]하지만 당신을 볼 때면 나는…… '응, 그럼그럼, 할 수 있어.' 라고 안심하곤 해. 그리고 한번 더 시도해보게 돼.
[사라]그래서, 당신한테 항상 고마워.
나는 떠들썩한 사람들과 튀어오르는 모닥불을 바라보았다. 애늙은이 같은 라이언은 몇몇 노인들에게 붙잡혀 질문 공세를 받고 있는 듯 했다. 라이언은 붉어진 얼굴로 나를 향해 도움을 요청하는 눈빛을 보냈다.
마치 명절날 어른들에게 "시험은 잘 봤냐", "여자친구는 있냐", "요즘 네가 장기자랑을 배웠다고 네 엄마가 그러던데"라는 질문 공세를 받는 무력한 소년 같아 보였다.
[player]사라, 다 잘 될 거야.
[사라]응, 다 잘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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