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燥無についていた方が、全員のためになるだろう。

이런 상황에선 당연히 '까마귀'에 남는 쪽을 선택해야지. 게다가 난 저쪽을 알지도 못하는데, 저쪽은 아무리 봐도 날 도와주려는 거라기 보다는 날 소우무와 싸워서 얻어 낼 수 있는 전리품 정도로나 생각하는 것 같았다.
[player]미안, 이미 '까마귀'랑 약속을 한 게 있어서 말이지.
완곡하게 거절하자 내 옆에 서 있던 사람들이 곧바로 신이 났다. 심지어 저번에 만났을 때 소우무랑 같이 마작을 두던 '구대일'과 '칠대삼'은 흥분을 주체하지 못했는지 길 한 가운데로 달려나가기까지 했다.
[구대일 가르마]어이, '효' 자식들아, 아직도 여기서 뭘 얼쩡거리는 건데?
[칠대삼 가르마]우리 형님께서도 너네보고 꺼지라고 하시잖아.
[구대일 가르마]뭐, 우리랑 한 판 붙어보고 싶어서 그러고 있는 거냐? 와 보던가, 누가 쫄 것 같아?
혹시라도 싸움이 붙을까 봐 걱정이 들었는데, 박새는 내 마음을 눈치챘는지 다가와서 나를 안심시켜 주었다.
옆에 서 있던 소우무가 한숨을 깊게 내쉬는 게 보였다. 박새야, 철 좀 들어라.
소우무는 내 어깨를 두드리고선 들어가서 얘기하자는 제스처를 취했다.
안으로 들어가던 도중, 방금 박새가 내 이름을 듣고 놀라던 표정을 떠올린 나는 박새에게 물었다.
[player]너희들 평소에 나와 힐리에 대해 이야기 할 때 우리를 뭐라고 불렀길래 그래?
[player]그 흔한 별명 두 개 가지고 우리가 누군지 구분한다고?
[박새]당연하제, 우리덜은 항상 서로 본명 대신 별명을 부른다고. 예를 들면, 우리 형제들은 다덜 날 박새라고 부르지만, 내 본명이 박하라는 건 아무도 몰러.
[player]아, 네 본명이 뭔지 이제야 알겠네, 박하.
[박새]……이런 $%……&&*!
박새는 잠깐 멍을 때리더니, 화끈한 괴성을 내질렀다.
네티즌으로선 글러먹었군. 닉네임을 쓰면서도 실명을 노출시키다니, 이렇게 조심성이 부족해서야 원.
오늘의 마작장에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는데, 아마 문 앞에서의 소란을 보고 놀라 도망간 것 같다. 소우무는 대충 소파 하나를 골라 앉았다.
[소우무]편히 앉아라.
[player]아, 네.
[힐리]고마워요.
[소우무]난 지도의 그곳이 어딘지 안다.
[player]네?
[소우무]밑의 동생들이 하루 동안 노력했는데도 찾아낸 게 짜투리 정보밖에 없었던 순간, 난 놈들과 관계가 있다는 걸 알아챘지.
[힐리]놈들이라 함은?
[소우무]'어(御)'.
[player]'어' 라니요?
[소우무]다시 지도를 보도록.
소우무가 건넨 지도를 돌려받아 다시 보자, 장소 이름 옆에 붉은색 동그라미가 쳐진 '어' 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저 죠의 글자가 너무 날림이라, 처음 받았을 땐 그냥 간단한 그림인 줄 알았던 것이다.
[소우무]'어'는 이한시에서 가장 거대하면서도 비밀스러운 조직이다. 너희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넓게 퍼져 있지. 놈들의 보호가 있으니 야생 동물을 밀매하는 조직도 우리 구역에서 그렇게 오랫동안 활개를 칠 수 있었던 거고 말이야, 하.
[소우무]너희들이 어디서 이 정보를 얻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찾은 정보랑 결합하면 아마 거의 진실이라고 할 수 있겠지.
[player]그럼 도와준다는 뜻인가요?
[소우무]도와준다라, 당연하지. '어'를 상대하는 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거든.
이게 바로 조직 보스의 취미란 건가. 잘은 모르겠지만 난 크게 놀랐다. 아무튼, 우릴 도와준다는 건 분명 좋은 일이겠지.
[소우무]하지만, 너희들이 찾는 동물은 아마 오늘 구해내긴 힘들 거다. 우리가 겪어온 그놈들이라면, 지금쯤이면 아마 경비가 삼엄할 거야. 억지로 쳐들어가려다간 저쪽에서 증거를 인멸할 수도 있어.
[player]증거를 인멸하다뇨?
[소우무]예를 들자면…… 창고에 불을 질러 버린다던가. 무슨 말인지 이해하겠나?
[player]알았어요. 그럼 언제쯤 가는 게 좋을까요?
소우무는 내게 대답하는 대신 문밖을 향해 외쳤다.
[소우무]양씨.
[구대일 가르마]형님, 부르셨습니까?
밖에서 소란을 피우던 구대일 가르마가, 언제 돌아왔는지 저 문 밖에서 쭉 기다리고 있었다.
[소우무]네가 찾은 걸 얘기해 봐라.
[구대일 가르마]예. 형제들이 어젯밤, 동부의 어느 창고가 꽤나 소란스럽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가 보니 경비가 말도 안 되게 삼엄하길래, 무언가 구린내가 나는 것 같아서 좀 지켜봤지요.
[구대일 가르마]그러다 보니 아침 여덟시 쯤에 교대를 하는지, 경비가 좀 허술해지는 게 보이더라구요.
[소우무]녀석들이 발견한 그 창고는 바로 지도에 그려진 그 곳의 뒷편에 있다. 내일 아침에 너희들한테 사람을 붙여 주지.
사람을 붙여 준다는 얘기를 듣자, 나는 시선을 돌려 옆의 박새를 바라보았다. 서로 주먹다짐도 해 봤고 본명도 알았겠다, 이 정도면 슬슬 친한 사이라고 봐도 되지 않겠나.
[소우무]저 쓰레기 말고.
[player]네?
소우무가 눈짓하자, 구석에서 비쩍 말라보이는 소년 하나가 일어섰다.
[소우무]이 꼬맹이는 앵무라고 한다, 특기는 자물쇠 따기지. 이한시에 이 녀석이 못 여는 자물쇠는 없어.
[소우무]내일 앵무를 데리고 아침 교대할 때 들어가 보도록 해. 때가 되면 박새가 밖에서 난동을 피워 주의를 끌어줄 테니까.
[소우무]원하던 동물을 찾으면 우리한테 메시지를 보내라, 밖에서 사람이 기다리고 있을 거다.
얼핏 듣기에는 간단해 보이는 계획이었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전혀 간단하지 않고, 곳곳에 위험 요소가 많았다. 소우무는 평범하고, 무해하고, 선량한 시민인 내게 이런 걸 해낼 능력이 없다는 건 생각하지 않은 모양이다.
힐리가 내 어깨를 두드려 주자, 그 따뜻한 손바닥에 놀란 내 마음이 진정되는 것만 같았다. 든든한 동료가 있어서 다행이다.
그 뒤의 디테일은 힐리와 '까마귀'의 사람들이 확인했다. 아무래도 나보단 힐리가 이런 걸 좀 더 잘 알 테니.
이번에는 도적이 되는 건가. 무사에서 도적까지 직업이 자유자재로 바뀌네.
까마귀'를 떠나 돌아가는 길, 나는 겉옷의 옷깃을 빳빳하게 세워 얼굴을 반쯤 가린 소녀와 마주쳤다. 내 앞에 선 그녀는 말 한 마디 없이 내게 어떤 쪽지 하나를 건네주고선 떠나갔다.
오늘은 무슨 쪽지의 날인가, 왜 이렇게 다들 쪽지를 좋아하지?
죠한테도 좀 보여주고 싶네, 글씨 연습 좀 하라고.
누가 쓴 쪽지인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선한 의도로 내게 경고하려던 것일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한 줄로는 잘 이해 못하겠단 말이지. '어'라는 조직을 들어본 것도 오늘이 처음이라고.
어떻게 되든, 내일은 그래도 조심하는 편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