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ロン! 立直、一発、西、混一色、ドラ3、16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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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goryStory: 

론! 리치, 일발, 서풍패, 혼일색, 도라3, 16000!
이런 상황에서 역전이라니, PLAYER 너는 정말로 얕볼 수 없는 상대라니까.
하핫, 운이 좋았을 뿐이야.
점수봉을 회수한 나는 단숨에 꼴찌에서 1위로 뛰어올라 이번 대국의 최종 승자가 되었다. 다른 두 명의 작사와 인사를 나눈 뒤 만족스럽게 자리에서 일어선 나는 오후 내내 마작 테이블에 앉아 있어 찌뿌둥해진 몸을 풀어 주었다.
쳇, 만약 10바퀴 째에서 깡을 남겨 뒀다면 너보다 2바퀴 전에 화료를 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야.
아직도 복기 중이야? 마작도 쉴 때는 쉬어야 하는 법이야. 푹 쉬었다가 내일 다시 치자.
아…… 그러는 게 좋겠네.
에인은 순순히 몸을 일으키며 신선한 공기를 쐬러 나갔지만, 아까 전 대국을 복기하면서 중얼거리는 데다가, 평소보다 축 늘어진 꼬리는 누가 봐도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푸흡, 에인은 변함없이 마작에 관련된 일에 집착하는구나…… 일단 위로해 줘야겠네.
그렇게 생각한 나는 빠르게 걸으며 에인을 따라잡았다. 나는 에인의 부드러운 꼬리를 어루만지며, 고심한 문장을 온화한 말투로 내뱉으며 에인을 달래려고 했다.
오늘 오후에 친 대국에선 에인의 화료율도 제법 높았으니까 나쁘지 않은 성적을…… 어라, 이게 뭐지……?
여우의 꼬리를 만지던 손에 낯선 감촉이 느껴졌다. 나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손을 펼치곤 헝클어진 붉은색 털을 끄집어 내었다.
PLAYER, 왜 갑자기 멈췄어? 깜빡하고 안 가져온 물건이라도 있는 거야?
네가 즐겁길 바라서 한 일이었는데, 생각대로 잘 되질 않네…… 하아, 머리가 복잡해졌어.
응?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 에인을 본 나는 속으로 깊은 한숨을 내쉬며, 손에 쥔 털을 보여 주고선 고개를 돌려 자신의 꼬리를 보라고 눈짓했다.
내 꼬리 끝에 있는 털 어디로 갔어?? 너너너, 손안에 든 그건 설마?!
네가 생각한 바로 그거야. 이건 네 털이 빠지고 있는 거라고.
이런 말을 하면 실례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충실한 마작 친구이니만큼 한 마디 해 줘야겠어. 가볍게 건드리기만 해도 이렇게나 많은 털이 빠진다니, 에인, 너 지금 심각할 정도로 털이 많이 빠지고 있다고.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에인은 재빨리 꼬리를 뒤에 숨기고선 두 팔을 크게 벌려 털이 빠진 부분을 숨기려고 했다.
그런 게 아냐. 이, 이건 아주 정상적인 현상이라고. 네가 먼저 알아둬야 할 게 있는데, 여우는 매년마다 털갈이 시기가 있어. 부족의 전사들도 예외는 없지.
진실된 말투긴 하지만, 그래도 의심이 가는걸.
혹시 잭스가 너한테 뭐라도 얘기한 건가. 크흠, 그건……
잭스랑은 상관없어. 그리고 며칠 전에 기도춘에서 어린 여우랑 오랫동안 놀다 왔었는데, 그 여우한텐 털이 빠지는 기색 따윈 하나도 안 보였었다고.
진짜로 털갈이 시기라면, 같은 여우인 너희들은 비슷하게 털이 빠졌어야 하겠지.
그게…… 음…… 그러니까…… 사, 사실 여우마다 각자 차이가 있어서 말이야……
말이 막히는 걸 보니까, 아무래도 내가 맞춘 모양이네?
………………
황금빛을 띈 여우의 눈동자는 하늘을, 땅을, 그리고 옆의 테이블을, 바쁜 이치히메를, 이야기를 나누는 중인 멍지로를, 문밖의 풍경과 떠들어 대는 아이들을 전부 보고 있었지만 오직 나만은 보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아예 대놓고 들켰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에인, 내 말 좀 들어 봐……
PLAYER, 그게 사실은 말이야……
잠시 침묵이 흐른 뒤, 나와 에인은 동시에 입을 열었다. 우리는 이내 서로를 바라보며 웃음을 멈추지 못했고, 덕분에 그동안의 어색했던 분위기가 단숨에 날아가 버렸다. 그리고 에인이 먼저 신사답게 양보했다.
너 먼저 말해.
털이 빠지는 게 심각한 문제는 아니니까, 아무것도 숨길 거 없다고 말하고 싶었어. 네가 치료될 때까지 같이 방법을 생각해 줄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그 말은, 네가 계속 내 옆에 있어 주겠다는 말이야?
맞아, 에인. 너도 우리가 가장 친한 친구라고 했잖아.
알겠어, PLAYER. 나랑 같이 동고동락 해 준다는 거구나.
동물이 꼬리로 감정을 표현한다는 말은 에인으로 인해 확실하게 증명되었다. 일부러 뒤로 숨겨 놓은 여우 꼬리를 빳빳하게 세우고선 좌우로 살짝살짝 흔드는 모습을 보아하니, 에인은 지금 기분이 매우 좋은 게 분명하다.
다만 지난번에 함께 '동고동락'했던 나날을 생각하니 갑자기 조금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특히나…… 털이 없어서 드러난 피부와 주변에 있는 붉은 색의 털이 대조되는 바람에 자꾸 에인의 꼬리 끝에 눈이 가고 말았다.
가운데만 뚫린 구멍이라니, 그런 건 싫어!!!
에인, 털이 빠진 곳이 너무 선명하게 보여. 만약 털북숭이 보호 협회 멤버가 네 꼬리를 본다면 아마 쓰러질지도 몰라. 음, 병원으로 가면 아는 사람을 만날지도 모르니까 병원은 좋은 방법이 아닐 것 같은데, 하지만 병원 말고 에인의 털 빠짐 문제를 치료할 곳이 또 어디에 있을까……
그렇게 급하게 치료하려고 들 필요 없어. 시간이 지나면 나중에 새로운 털이 또 자랄 테니까.
새로운 털……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어!
점원
어…… 어서오세요, 건강약국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야간에 모자와 선글라스를 쓰고 검은색 코트를 입은 사람이 나타나면 보통 신고를 할지 말지 고민하기 마련인데, 이 점원은 미소를 지으며 안내를 하는 것을 보니 프로임이 틀림없어.
자꾸 시끄럽게 하다가는 뉴스에 나오게 되고 말 거야, 그리고 지금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 건 네 프라이버시를 지켜 주기 위해서가 아니란 말이야. 어쨌든 간에, 여우 씨. 발모제를 사러 왔다는 걸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고 싶지는 않겠지?
지금 날 협박하는 거야? 그런 거야? 천진난만하고, 귀엽고, 착하고, 용감하고, 지혜롭고, 열정적인 PLAYER 돌려 줘!!!
계속해서 칭얼대면 알 수 있을 거야. 작사인 나는 다른 사람을 협박할 뿐만 아니라, 폭력까지 쓸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야.
내가 '살벌한' 웃음으로 '격려'하자, 에인은 마지못해 점원에게 우리가 약국에 온 이유를 설명했다.
그, 우리가…… 발모제 한 병을 사려고 하는데, 혹시 추천해 줄 수 있어?
정말 운이 좋은 손님분이시네요. 오늘 저희 매장에 탈모 방지 에센스 신제품이 들어왔는데, 지금 2+1 행사에 20% 할인 행사 중이거든요.
그렇게까지는 필요 없는데……
창문에 붙어 있는 광고 포스터를 봤는데, 이 발모제는 어디에 좋은 건가요?
이 발모제로 말씀드리자면, 인삼 뿌리와 편백나무 잎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서 효과적으로 유분과 비듬을 잡아 주고, 특허도 있어서 많은 캣챗 인플루언서들이 추천하고 있답니다.
아~ 그러니까 이건 본질적으로 인플루언서 마케팅 중인 물건이라는 소리네.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진행되는 제품에 편견을 가지지는 말아 주셨으면 해요. 인터넷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은 그 자체로 사람을 끌어당길 만한 매력이 존재한다는 거니까요. 그런 면에서는 걱정하실 필요 전혀 없으세요.
그리고 오늘 제품을 구매하시는 분들께는 샘플도 드리고 있어요. 개수는 많지 않으니까 지금 구매하지 않으시면 손해랍니다.
판매 아르바이트비 시급이 왜 그렇게 높은지 알 것 같아. 지금처럼 차례차례 구매를 유도하면 거절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겠지.
하하핫, 손님은 농담도 참 잘하시네요. 전 그저 상품을 추천드릴 뿐이랍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는 걸 보니, 따로 구매하고 싶은 제품이 있으신가 보죠?
우, 우리끼리 좀 더 생각해 보고 필요하면 다시 부를게.
알겠습니다. 그럼 천천히 둘러보고 계세요.
점원이 자리를 떠난 틈을 타, 나는 에인에게 찰싹 달라붙어 아까부터 궁금했던 점을 물어봤다.
에인, 뭐 불만스러운 거라도 있어?
아니아니, 그냥 좀 의심스러워서. 이 상품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어졌어. 이 가게에 들어온 이후로, 내 마음 속에 깃든 불안감이 정확하다는 사실이 증명됐거든.
응?
손짓으로 내게 가까이 다가오라고 지시한 에인은 자신의 핸드폰을 보라면서 내눈 앞으로 들이밀었다.
PLAYER, 내가 인터넷에서 찾은 발모제의 정보야. 보면서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 안 들어?
음, 한번 볼까. 레시피, 생산 공장, 공식 인증, 특허 권리…… 딱히 문제는 없어 보이는데, 어디가 이상하다고……?
여길 봐! 발모제를 개발하는 회사인데, 사장 정수리가 비어있잖아! 이건 말이 안된다고!
사진을 가리키면서 격렬하게 화를 내며 말하는 여우의 두 눈은 불신으로 가득 차 있었다.
확실히 이상하긴 하네. 사장은 자기네 상품을 사용하지 않은 걸까?
너도 내 생각에 동의하지? 합리적으로 추론해 본 결과, 이 발모제는 광고 만큼의 효과는 없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이걸 살 필요는 없는 거야.
광고엔 조금 과장이 들어가니까 말이야. 하지만 과장되었다고 해서, 효과가 전혀 없는 건 또 아니겠지.
그래도, 그래도 난 이런 거 전혀 필요 없어.
털이 빠지기 시작한 네 꼬리를 봐, 너무 심하게 빠졌잖아. 지금부터라도 치료를 시작하지 않으면 털이 전부 빠져버리고 말 거야.
하지만……
망설이는 에인을 본 나는 이대로 밀어붙이기로 결심했다.
소중한 마작 시간을 희생해서 너랑 같이 발모제를 사러 와 줬는데, 설마 내 호의를 저버리려는 건 아니겠지. 에인?
그, 그럴 리가, 내가 너한테 상처 주는 일을 할 리가 없잖아. 그냥 발모제인데 뭐, 까짓거 지금 당장 사 주겠어.
내가 오해할까 봐 무서웠는지, 에인은 허리를 펴고 가슴을 두들기며 마치 혼천 신사의 마작 대회 결승전에 참가하기라도 하는 듯한 눈빛을 뿜어냈다.
다행이네요, 손님. 총 12000코인입니다. 결제는 카드로 하시겠어요? 아니면 현금으로 하시겠어요?
어느새 다가온 점원이 갑자기 말을 걸면서, 환하게 웃으며 에인에게 포장된 발모제 선물 세트를 건네 주었다.
12000!!! 혀, 현금으로 할게요. 감사합니다. 하아, PLAYER한테 복슬복슬한 꼬리털을 만지게 해 주려고 돈을 엄청 썼네.
네가 그렇게까지 말하니까, 옆에서 내가 열심히 지켜봐줘야겠는걸. 설명서 대로 매일 정해진 시간에 약 바르는 거 잊지 말고. 오늘 저녁에 집에 돌아가면 바로 시작하자. 내가 옆에서 지켜봐줄게.
에인의 눈빛을 무시한 나는, 아까 전의 대국을 반성할 기회를 주지 않으려 에인을 거칠게 데리고 나갔다. 그리고 에인과 헤어지고 나서야, 신사에서 에인이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듯한 모양새였던 것이 떠올랐다.
으음…… 딱히 중요한 일은 아니었겠지? 다음에 만나면 물어보자.
난 매일 에인의 상태를 확인하러 가고 싶었지만, 다른 일 때문에 일주일이나 지난 후에야 에인을 보러 갈 수 있었다.
지금 에인이 어떻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시간이라면 아마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럼 잠시 후 다시……
PLAYER, 마침 잘 왔어. 하하핫.
여우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해맑은 웃음 소리와 함께 익숙한 그림자가 나타났다.
일이 끝나자마자 널 만나다니, 오늘은 운이 좋은 날이네. 같이 마작 치러 신사에 갈래? 오늘은 너한테 지지 않을 거니까 말이야.
그 전에, 네 꼬리 좀 보여줘봐.
어?
기뻐서 고개를 흔들던 여우는 마치 정지 버튼이라도 눌린 것처럼 멈춰서는 무언가를 말하려고 하다가 의미를 알 수 없는 기괴한 소리를 내었다.
잠깐, 잠깐만, 너무 가까이 다가오면 다른 사람들이 우리가 이상한 일을 한다고 오해할지도 몰라.
여기는 거리에서 가장 외진 곳이라 사람들이 잘 안 오는 편이야. 그리고 꼬리를 확인하는 정도야 얼마 걸리지도 않을 테니까, 협조만 잘 해 주면 금방 끝날 거야.
금방 끝날 테니까 부끄러워할 필요 없어.
에인이 문제를 회피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 나는 에인을 강하게 벽에 밀어 붙여 놓고선 꼬리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털이 빠진 꼬리 끝이 일주일 전이랑 별로 달라진 게 없어 보이는데, 에인, 너 발모제는 매일 쓰고 있는 거야?
크흠, 당연하지…… 설명서대로 매일 에센스를 바른 후에 냉찜질을 하고 있다고.
음? 설명서엔 분명 30분 동안 온찜질을 한 뒤에 에센스를 바르라고 써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말이야.
!!!
에인, 넌 평소에 다른 사람들 일에 대해선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면서, 자신에 대한 일엔 왜 늘 대충대충인 건데?
에인이 발모제을 싫어한다는 사실은 진작에 알고 있었기에, 얼버무리는 그의 모습과 더불어 잘못된 사용 방법을 말하고, 아무런 변화도 생기지 않은 꼬리까지 확인하니 의심의 씨앗이 내 마음속에 빠른 속도로 뿌리내리기 시작했다.
에인, 너 이 문제를 진지하게 해결할 생각이 있기는 한 거야?
내 말을 들은 에인은 얼굴이 새빨개지더니, 내 손에서 힘으로 꼬리를 빼내려고 했다. 부끄러움 때문인지 아니면 화가 났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점점 여우의 몸 전체가 꼬리털처럼 붉게 변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