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쥬를 바라보며 떠보듯 물어봤다.
[player]아야코랑 같이 해 보는 건 어때?
[스즈미야 안쥬]대답: 가능합니다.
학생 주임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키사라기 렌이라는 낯선 사람 때문인지, 안쥬는 말수가 적어졌다. 안쥬는 내 뒤에 숨어 계속 뭔가를 적고 있길래, 살짝 고개를 돌려 보았다.
키사라기와 학생주임을 비교하다니!
학생주임 부회장//n탈모 탈모일 가능성 있음//n아저씨 인류 기준으로 미남//n엄해 보이는 안경 엄해 보이는 안경//n……
안쥬가 아사바 고등학교에 순조롭게 입학하려면, 키사라기에게 그 노트를 들키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1층 교실
키사라기와 헤어지고, 나는 키사라기가 말해준 대로 안쥬를 데리고 1층 교실로 왔다. 아야코가 이미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player]……
[스즈미야 안쥬]……
아! 내가 걱정했던 일이 일어났다!
[player]일단 서로 자기소개를 해 볼까?
모리카와 아야코
[스즈미야 안쥬]대답: 이미 서로 자기소개를 완료했습니다.
[모리카와 아야코]맞아.
[player]언제? 왜 난 기억이 없지!
[스즈미야 안쥬]대답: 시스템 기록이 있습니다. 모리카와 아야코라는 이름의 여성은 KR-976의 클래스메이트입니다.
잘 됐다, 같은 반이었구나. 둘이서 정말 텔레파시로 소통하는 줄 알았다. 사실을 알고 나니 조금은 안심이 됐다.
[스즈미야 안쥬]……
[player]……
하지만 왠지 모르게 바로 어색한 분위기가 되었다. 제발 부탁이니까 아무나 말 좀 해줬으면…… 갑자기 조용해져서 민망하다.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생각하고 있는데, 안쥬와 아야코는 서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밖으로 나갔다.
[player]얘들아, 어디 가?
[스즈미야 안쥬]대답: 오늘의 촬영 업무를 시작합니다.
[player]엥?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벌써 알아?
[스즈미야 안쥬]대답: 방금 모리카와 아야코 학생이 오늘의 업무 내용을 KR-976에게 전송해 주었습니다.
[모리카와 아야코]KR-976 학생도 내 마법 전송을 받을 수 있다니…… 너무 좋아.
아야코는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했지만, 난 알아들을 수 있었다. 이게 바로 인공지능과 마법의 위대한 결합이라는 건가?
저 둘은 대체 어떻게 소통한 걸까?
탁구부 연습장
나는 호기심에 안쥬와 아야코를 따라가 보았다. 둘은 탁구부 연습장으로 들어가 촬영을 하기 시작했다.
키사라기에게 미리 자원봉사자 명찰을 받아 놓은 덕분에, 탁구부 학생들은 우리 명찰을 보고 적극적으로 촬영에 임해 주었다. 소통 과정이 줄어들어 망정이지, 명찰이 없었으면 이 두 소녀가 저 사람들과 어떻게 소통했을지 상상이 안 갔다.
안쥬와 아야코는 최고의 콤비처럼 보였다. 비록 말수는 적었지만, 각자 촬영과 기록을 하며 업무를 나누어 진행하자 모든 게 순조롭게 흘러갔다.
1층 교실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일을 마치고 아까 있던 교실로 돌아왔다.
자료를 정리하면서 카메라를 확인하다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했다.
아야코가 찍은 사진은 잘 나온 게 하나도 없었다. 흔들렸거나, 초점이 안 맞거나. 이 수준…… 고민해 봤지만, 안쥬와 아야코에게 이 사진들은 못 쓴다고 돌려서 말하기로 했다.
[player]얘들아…… 이 사진들, 좀 이상하지 않아?
[모리카와 아야코]나…… 난 그 사람들의 영혼을…… 있는 그대로 찍은 건데.
[스즈미야 안쥬]KR-976도 이 사진들이 당시 선수들의 자세와 매우 일치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자세는 괜찮지만, 이 흔들린 것과 초점이 나간 건, 선수가 너무 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player]그런데 이 사진에서 선수들 얼굴이 안 보여.
[스즈미야 안쥬]KR-976의 판단으로는, 사람들은 선수들의 얼굴보다는 운동하는 모습을 더 기억하고 싶어 할 것입니다. 그래서 KR-976은 이 사진들이 완벽하다고 생각하며, 기사용 소재로도 매우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리카와 아야코]영혼의 몸짓이야말로…… 가장 진실된 모습이지.
어쩌지? 설득 당할 것 같다. 반박할 수가 없다! 그리고 이런 귀여운 아이들을 실망시키는 건…… 역시 무정해 보이는 부회장에게 떠넘겨 버리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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