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ヒーリさんと同じ考えだ。

[player]그럼 다시 박새를 찾아가 봐야 하려나?
[힐리]지금 문제는…… 놈의 소굴이 어딜지, 놈을 어디서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거야.
[토죠 쿠로네]아, 혹시 두 분께서는 박새에 대해 알고 계신지요?
[player]안다고 하긴 뭣하지만……
난 어제 있었던 일을 토죠 쿠로네에게 간단히 설명했다.
[player]말씀하시는 뉘앙스가, 어쩐지 아는 눈치이신 것 같은데?
[토죠 쿠로네]아니라고 하면 거짓말이겠지요. 네, 면식이 있는 사람이랍니다. 기도춘과 '까마귀' 사이에는 사업적인 관계가 있었던지라, 박새 분께선 자주 '까마귀'의 수령인 소우무께서 보내신 물건을 이쪽으로 가져오곤 하셨지요.
[player]네?
[토죠 쿠로네]혹시 궁금한 점이라도 있으신지요?
[player]아, 아뇨. 그냥, 기도춘에서 폭력배들이랑도 사업을 한다는 게 조금 의외라서.
[토죠 쿠로네]부디 오해하지 말아 주시길. '까마귀'는 비록 유명한 폭력 조직이지만, 최근 들어 업종을 변경하면서 합법적인 사업을 여럿 시작했답니다. 불법과 합법 사이에 걸쳐 있는 곳이라고 보면 되겠지요.
[토죠 쿠로네]기도춘에선 그러한 점포들과 몇몇 사업을 같이 진행하고 있을 뿐이어요. 저희 뿐만이 아니라, 그 유명한 샘 그룹에서도 그쪽과 사업을 진행 중이랍니다?
[player]그럼 어디로 가야 박새를 찾을 수 있는지도 알겠네요?
[토죠 쿠로네]박새가 어디에 있을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까마귀' 소속 조직원에 관해서라면…… 부디, 잠시만 기다려 주시길.
얼마 지나지 않아, 토죠 쿠로네는 병풍 뒤에서 어떤 주소가 적혀 있는 종이를 건네 주었다.
[토죠 쿠로네]두 분께선 아마 이쪽으로 가면 '까마귀' 소속 인원과 만나 볼 수 있으실 거랍니다. 기도춘에서 가장 가까운 곳으로 적어 드렸어요.
[player]정말 감사합니다.
[토죠 쿠로네]저로 인해 나리의 근심이 덜어지셨다면, 그 또한 제 기쁨이랍니다. 하지만……
[player]하지만?
[토죠 쿠로네]비록 '까마귀'가 어떤 일까지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가 알고 있는 '소우무'라는 분의 됨됨이로 짐작컨대…… 차마 점잖다고는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일처리를 할지언정, 두루미에게 상처를 입히는 일은 딱히 그분이 할 법한 짓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사와요.
[토죠 쿠로네]제3자인 제가 끼어들 일은 아니겠지만, 부디 두 분께서 들어 주셨으면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토죠 쿠로네]충동에 몸을 맡기지 말고, 조화로운 해결을 위해 노력해 주시길. 만약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요.
토죠 쿠로네의 말에는 일리가 있었다. 게다가 상대의 홈그라운드에 들어가는 이상, 힐리가 아무리 잘 싸운다 하더라도 수에서 밀릴 것이 자명한 일이었다.
서로 눈을 마주친 나와 힐리는 우선 상대 측의 태도를 관찰한 뒤에 이후 계획을 논의하기로 했다.
토죠 쿠로네와 헤어진 뒤, 나와 힐리는 주소를 따라 '까마귀'가 관리하는 장소에 도착했다. 하지만 뭐라고 해야 할까…… 그냥 생각보다 너무도 평범한 마작장일 뿐이었다.
조금 머뭇거리면서 들어갈까 말까 고민하던 도중 낯익은 사람, 박새가 눈에 띄었다.
박새 또한 우리를 발견한 듯했고, 서로 시선의 교환이 이루어지는 순간 그와 힐리는 재빠르게 자리를 박찼다.
쫓는 자와 쫓기는 자. 그러나 쫓는 자가 더 빨랐다.
힐리가 박새의 멱살을 잡고 내게 다가오자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player]하아… 박형, 출연 빈도가 너무 높은 거 아냐? 요 이틀 사이에 나온 것만 해도 벌써 누군가의 2년치 분량보다도 많겠어.
[박새]누가 나오고 싶어서 나온 줄 아쇼잉? 나도 느그들이랑 만나기 싫었으, 만나서 좋을 게 없응게.
[player]아냐 아냐, 이번엔 진짜 세계 평화를 위해서 온 거라니까.
[박새]내가 느그들을 믿것어?
[player]진짜야, 토죠 쿠로네 씨가 소개해 줬다고. 봐봐, 여기 주소가 적힌 종이에 '기도춘' 로고가 있잖아?
박새는 반신반의하며 내 손에 들린 종의를 받아들고선 이리저리 살펴 보았다.
[박새]우리 업소에는 뭣땜시 온 건디?
[player]너희들의 보스, 소우무랑 만날 수 있어? 묻고 싶은 게 있어서.
[박새]참나, 우리 보스를 뭐라고 생각하는 것이여, 만나고 싶다고 만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거 잘 알텐디?
[박새]그래도…… 느그들 얘기라면 몰라도 '기도춘'이라면 얘기가 다르지라. 마침 보스가 여기서 사업을 둘러보는 중인게, 지금 보러 가면 되겠구마잉.
힐리는 모히토한테 마작장 입구 앞에서 우리를 기다리라고 한 뒤, 나와 함께 박새를 따라 마작장 내부로 걸어 들어갔다. 떠들썩한 내부에는 정말로 평범한 사람들이 잔뜩 모여 마작을 치고 있었다.
[player]조직 폭력배의 업소가 마작장이라니 이게 말이나 돼?
[박새]이해가 안되쇼? 우리도 합법적인 장사를 혀야 한다고.
[박새]이한시에서 마작보다 더 합법적인 장사가 어디 있것어?
말이 되는 것 같긴 한데……
[박새]게다가, 이한시 서쪽에 있는 마작장은 대부분 '효'에서 연 것인디, 그럼 우리 '까마귀'도 질 수 없지라, 숫자로 놈들을 이겨야 허지 않겄어?
이건 또 내가 모르던 방식의 상업 대전인가?
[player]내가 알던 건 캣챗에서 공식 계정들끼리 상대방 페이지에 비꼬는 듯한 댓글을 남긴다던가, 대표 둘이서 결투 약속을 잡고 중계를 하는 거였는데…… 아직도 정정당당하게 점포 수를 겨루는 곳이 남아 있었다니.
[박새]후후, 효랑 까마귀 보스꺼 캣챗을 팔로우 안혔나봐잉? 네가 말한 그런 상업 대전도 당연히 있지라.
박새의 말에 흥미가 생긴 나는,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꼭 봐야겠다고 결심했다.
박새를 따라 안쪽의 방에 들어서자, 바로 눈에 띈 것은 위압감 넘치는 뒷모습과, 연기 속에서 슥 던진 마작패 하나가 버림패 속에 떨어지면서 내는 맑은 소리였다.
[???]서풍.
우리 쪽에서는 옆모습만 보이던 그의 하가는 9:1로 말끔하게 빗어 넘긴 머리에 양복을 입은 그는 상당히 자신이 넘치는 얼굴로 1통을 내었다. 그러자 상대편의 7:3 가르마를 한 남자가 테이블을 강하게 내리쳤다.
[칠대삼 가르마]뭔데 이거, 서풍 세 개 다음에 1통? 이게 게임이야?
[짧은 머리 상가]내 말이. 너 이 자식, 일부러 우리 골탕 먹이려고 이러는 거지?
[구대일 가르마]떳떳하면 찔릴 것도 없지 않나? 봐, 보스도 가만히 있잖아.
어느새 벌떡 일어난 셋과 일촉즉발의 분위기. 살벌한 기류 속에서, 우리를 등지고 앉은 남자가 손에 쥔 담배를 한 모금 피우고, 재떨이에 재를 툭툭 털고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
[???]마작 한번 치는데 왜 그렇게 말이 많지?
셋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비록 여전히 성이 나 있는 모양새였지만, 그 누구도 더는 입을 열지 않고 다시 얌전히 자리에 앉았다.
보아하니, 저 사람이 바로 '까마귀'의 보스인 소우무겠군.
박새는 피식 웃더니, 뒷모습만 보이는 보스의 곁에 가서 조용히 속삭였다.
[박새]보스, '기도춘' 쪽에서 소개혀 준 사람입니다요.
그는 '기도춘' 세 글자를 듣자 고개를 슬쩍 돌려 곁눈질로 우릴 훑어보더니, 다시 마작을 치기 시작했다. 한 바퀴가 돌고, 힐리의 인내심이 바닥날 즈음이 되자 그는 드디어 우리에게 첫 마디를 꺼냈다.
[소우무]기도춘 쪽 사람이라고? 아무 말도 안 할 거면 왜 왔지? 내 문지기라도 하려고 온 건가?
음…… 이 인간, 성격이 꽤 나빠 보이는걸. 뭐라고 얘기를 꺼내야 할지 고민하던 와중, 힐리는 마치 '두려움'이란 감정이 없는 사람처럼 입을 열었다.
[힐리]최근에 이한시에서 있었던 야생동물 밀매, 당신들이 한 짓이야?
깡 하나는 대단하다니까.
소우무는 손가락 사이의 담배를 몽땅 빨아들이기라도 하겠다는 듯 흡입하더니, 침을 '퉤'하고 뱉고선 비웃듯 말했다.
[소우무]'까마귀'가 그렇게 돈이 궁하지는 않은데 말이지. 그런 짐승들 꽁무니나 쫓고, 잘못하면 영장까지 날아드는 일을…… 후후, 도대체 누가 멍청한 건지 모르겠군.
[소우무]3통…… 방금 패 섞을 때 밥을 안 먹어서 힘이 없었어?
까치발을 들고서 소우무 앞에 있는 버림패를 보니, 방금 세 바퀴에 3통이 세 번 나온 것 같았다. '마작의 신'도 이번엔 참 과감하시군.
물론 힐리는 전혀 믿지 않는다는 듯 냉랭하게 '흥' 소리를 내더니, 손으로 어느샌가 허리춤의 채찍을 더듬고 있었다. 그리고 난 재빨리 그녀를 제지하며 말했다.
[player]내가, 내가 할게.
[소우무]3통……
앞으로 한 걸음 다가간 나는, 저 말을 듣고선 또 다시 제자리로 물러났다. 아무래도 이쯤이 안전하겠어.
나는 어제 있었던 일들과 토죠 쿠로네에 대한 이야기를 소우무에게 다시 들려 주었다.
힐리가 박새 일행을 폭행한 일에 대해서는 일부러 빼놓고 얘기했건만, 소우무는 피식 비웃더니 내가 피해갔던 이야기를 콕 집어냈다.
[소우무]녀석들이 피를 질질 흘리면서 돌아왔던 게, 너희들 짓이었군.
이어서 소우무가 말을 꺼냈지만, 고개를 돌리지 않은 탓에 표정이 보이지는 않았다. 그래서 저 말을 꺼낸 의중조차도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짝, 짝, 짝.' 뭐라고 해명해야 좋을지 고민하던 순간, 소우무가 손에 든 마작패를 내려놓더니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소우무]잘했다.
[player]네?
내가 깜짝 놀라 멍하니 서 있던 와중, 소우무는 갑작스레 몸을 돌리곤 옆에 서 있던 박새를 거세게 걷어찼다.
그대로 쭉 밀려나며 비틀거리던 박새는 방 반대편의 소파 근처까지 가서 엎어지고 나서야 정신을 차린 듯했다. 저거 힐리의 채찍만큼 무서운 것 같은데……
[소우무]요즘 일이 바빠서 말이지, 저 쓰레기놈들 교육을 소홀히 했더군. 너희들이 저 녀석들한테 자기들 수준을 학습시켜 줬으니 망정이지……
[소우무]하, 이대로 가다간 저 쓰레기놈들 때문에 발목잡힐 게 뻔했어.
현대 사회에선 폭력 없이도 분쟁을 해결할 평화적인 방법이 많다고 말을 하려다가, 저 꽉 조이는 옷 밑으로 꿈틀거리는 근육과 돌덩이처럼 커다란 주먹을 발견한 나는 그냥 얌전히 있기로 결정했다.
힐리가 박새를 이겼다곤 해도, 소우무를 이길 거란 보장은 없지 않은가. 굳이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는 없겠지.
새 담배에 불을 붙인 소우무는, 고개를 들고선 연기로 도넛을 만들어 몇 번 뻐끔뻐끔 뱉어내더니 무언가를 결정한 듯 입을 열었다.
[소우무]하지만 내 구역에서 일어난 사건이니 가만히 두고 볼 수만은 없겠지. 내일 이 시간에 다시 오도록, 대답을 주도록 하지.
나와 힐리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사실 이 정도만 해도 예상보다 훨씬 좋은 결과였으니,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player]네, 그럼 부탁드릴게요.
박새는 소우무의 눈짓을 받고선, 비틀거리며 다가와 우리를 데리고 떠났다.
그리고, 등 뒤에선 소우무의 살벌한 목소리가 들려오는데……
[소우무]다음 패도 6삭이면, 각오하는 게 좋을 거다 너희들.
입구로 걸어나가던 도중, 난 건물의 북쪽 벽에 붙어 있는 제단을 보았다. 그곳에선 마침 몇몇 사람이 중얼거리며 기도를 하고 있었는데, 자주 가는 마작장에선 저런 걸 보지 못했던지라 왠지 호기심이 생겼다.
[player]여기선 누굴 모시는 거야?
[박새]마작장에서 누구를 모시겄어, 당연히 혼천 신사의 신주님이시제.
[player]앙? 왜 혼천 신사의 신주여? 마작의 힘을 관장해서?
박새랑 얘기를 하다 보면 왠지 말투가 옮아 버리는 느낌이다.
[박새]그걸 나가 어찌 알겄소, '까마귀' 소속 업소에는 다 있는 것이지라. 더 볼일 없으면 얼렁 가쇼.
[박새]우리 같은 일을 하는 사람덜은 원래 이런 걸 좀 믿어 줘야 혀. 게다가 요즘 혼천 신사의 마작 대회가 다시 열린다느니 뭐니 허는 소문이 돌고 있응게, 더 열심히 기도하는 것도 있고.
여기까지 말한 그는 날 멈춰 세우더니, 힐리와 거리를 벌린 뒤 목소리를 깔고선 소곤소곤 말했다.
[박새]어제 날 저 흉악한 여자한테서 구해줬은게, 내가 비밀을 하나 알려줄게잉.
[박새]사실 있잖소, 그 혼천 신사의 마작 대회가 다시 열린다는 정보, 우리가 퍼트린거여. 정보의 출처는 바로 기도춘의 그분, 그분이 우리 보스한테 알려줘꼬, 보스가 우리한테 알려준 다음, 우리가 그 정보를 퍼트린 거지.
[player]왜? 너희들만 그 정보를 알고 있으면, 경쟁 상대가 줄어드는 거 아냐?
[박새]나가 보스의 생각을 알 수 있으면, 지금 여기서 니랑 이러고 있겄어?
두루미에 대해 알아보러 오긴 했지만, 어쩐지 더 중요한 소식을 들은 것만 같았다. 새턴 씨가 전에 얘기했던 '어느 귀인이 계시를 받았다'라는 말도 아마 박새가 퍼뜨린 소문을 들은 것이겠지.
박새가 손을 목에 그으며 말했다.
[박새]천기누설은 안된다잉. 절대 말하면 안돼.
나는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내가 말한다고 해서 믿을 사람도 없겠지만……
박새는 날 문앞까지 데려다 주고선 다시 돌아갔다. 그리고 마작장 밖으로 나와서 날 기다리던 힐리와 마주쳤다. 모히토는 그녀의 주위를 빙글빙글 돌며 걷고 있었다. 참을성 없는 저 모습이 어쩐지 저 안의 누구를 닮은 것만 같아서, 건물 안으로 모히토를 데려가지 않은게 조금 후회되기도 했다.
어쩌면, 저 둘이 싸웠을 수도 있으려나?
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내 머릿속엔, 순간 인터넷에 떠도는 심심풀이 질문 같은 게 떠올랐다. '호랑이랑 누구누구랑 싸우면 누가 이김?' 같은 거. 어릴 적부터 고민해 왔던 '사자랑 호랑이랑 싸우면 누가 이길까?' 같은 질문은 내 유년시절부터 지금까지도 계속 논쟁거리로 남아 있는 문제이다.
힐리한테 물어보는 편이 좋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