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ヒーリさんにモヒートを別の場所に連れて行くよう勧める。

[player]힐리, 우리 일단 모히토를 데리고 저쪽 골목에 가 있는 게 어때? 저쪽이 좀 더 한산해 보이는데.
[힐리]응? 왜?
[player]아하하…… 설마 사람들이 모히토를 무서워하는 걸 눈치 못 챈 건 아니겠지?
[힐리]어쩐지 오늘 여기가 너무 조용하더라…… 하지만 모히토가 생긴 건 좀 무서워도, 새끼 때부터 Soul에서 자라서 야생 표범처럼 공격성이 있지 않아서 딱히 무서워할 건 없는데.
[player]그렇긴 해도…… 표범에 대해 일반적으로 가지는 선입견이 있잖아, 보통은 무서워하는 게 정상 아닐까?
[힐리]게다가 야생 표범이라도 사람을 사냥감으로 삼지는 않는다고. 표범은 사자나 호랑이 같은 대형 맹수에 비해 덩치가 작아서, 사람이 사는 곳에서 멀리 떨어져 사는 게 보통이야.
[힐리]흥, 인간은 항상 동물들이 자기들을 공격할까 봐 무서워하지만, 정작 본인들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흉폭한 생물이란 걸 인정하고 싶어하진 않지.
힐리의 말이 끝나자, 모히토는 고개를 들더니 마치 힐리의 말에 공감한다는 듯 '쉬익' 하는 소리를 내었다.
이번 두루미 사건도 있으니 지금 힐리의 태도도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었지만, 어쩐지 위화감이 들었다.
왠지…… 사람을 꺼리는 듯한 느낌?
Soul에 있다 보면 소속된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자주 듣곤 한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니, 아무도 힐리의 과거에 대해 얘기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언제 본인한테 한번 물어보는 편이 좋으려나.
[player]좀 궁금한 게 있는데, 모히토는 왜 데려온 거야?
[힐리]어제 싸우다가 상처가 났는데, 난 전혀 신경 안 쓰고 있었던 걸 이 녀석이 피 냄새를 맡고 눈치채 버렸지 뭐야. 그래서 오늘은 계속 나랑 같이 있을 작정인 것 같던데.
힐리의 말을 듣고서야 어깨 부근에 붕대가 슬쩍 보이는 걸 눈치챘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디가 다쳤는지, 큰 상처인지는 알 수 없었다.
[힐리]괜찮아, 긁힌 정도니까. 이 정도는 익숙해.
[player]익숙해지면 안 되는 거 아닌가…… 그래도 부럽네, 모히토한테 이렇게 기사도 정신이 있을 줄이야. 널 보호해 주겠다고 따라오기까지 하고.
[모히토]가르릉
내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모히토가 날 바라보는 눈빛에는 뿌듯함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내가 수 년간 '집사' 노릇을 해 온 경험에 따르면, 저 소리는 분명 기분이 좋을 때 내는 소리였다.
하지만, 일단 가장 큰 문제는 직원들한테 대체 뭐라고 말해야 모히토를 같이 데리고 들어갈 수 있느냐였다. 힐리는 고개를 고개를 숙이고 잠깐 고민하다가 무언가가 생각난 듯 고개를 들고 내게 말했다.
[힐리]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 모히토를 숨기는 것보다 더 괜찮은 방법이 있어.
[player]뭔데?
[힐리]모히토가 사실은 사람을 공격하지 않는 순하고 착한 아이라는 걸 알게 되면, 직원들이 우리를 막지 않겠지.
[player]좋은 생각인데? 그럼 직원들한테는 그걸 어떻게 알려 줄 생각인데?
[힐리]그거야 간단하지, 모히토랑 잠깐 놀게 해 주면 될 거야. Soul에서 공연을 할 때, 모히토가 가장 잘하는 게 아이들이랑 놀아 주는 거였다고.
[힐리]뭐…… 모히토가 어른을 비교적 싫어하긴 하지만, 널 대하는 태도로 봐선 딱히 별 문제가 있을 것 같지는 않네.
[힐리]모히토랑 같이 여기서 잠깐 기다려 줘.
[player]알겠어.
[모히토]킁.
힐리는 '기도춘'의 대문으로 걸어간 뒤 직원들과 함께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모르겠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직원들이 힐리의 뒤에 바짝 붙어선 이쪽으로 다가왔다.
이어서 둘 중 머리를 땋고 둥그런 안경을 쓴 여직원이, 조심스럽게 접근해 쪼그려 앉아선 뚫어져라 모히토를 바라보다가 다시 힐리를 돌아보았다. 표정을 보아하니, 아직은 조금 무서워하는 눈치였다.
[힐리]괜찮아요, 문제 없을 테니까.
모히토도 대충 상황을 이해했는지 최대한 온순한 모습을 보여 주려고 노력하는 듯했다. 물론 얼굴에 커다란 흉터까지 난 저 얼굴로 온순해 보이려 노력해 봤자 별 소용은 없다는 게 문제였지만.
그리고 몇 차례 고민하던 여직원은 드디어 결심한 듯 손을 모히토의 머리 위에 올려놓고선 가볍게 쓰다듬었다.
[여직원]우와! 진짜 얌전하네요, 사나울 줄 알았는데!
[남직원]음…… 좀 더 알아봐야 할 것 같은데요.
의외였던 건, 저 남직원이 말한 '알아본다'는 쪼그려 앉아 모히토의 꼬리를 쓰다듬고선 목 뒤쪽에서부터 결을 따라 부드럽게 쓸어 주는 행동이었다. 고양이를 만지는 듯한 손길이 제법 전문적으로 보였다.
모히토를 이리저리 잔뜩 탐구한 둘은, 그제서야 모히토의 온순함을 인정하고선 우리를 기도춘으로 들어가게 해주었다.
우리가 기도춘에 들어섰을 때, 토죠 쿠로네는 이미 호수 가운데에 있는 정자에서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대나무와 새가 그려진 병풍 뒤에 앉은 그녀는, 어렴풋이 비치는 실루엣만으로 그 존재를 짐작할 수 있을 뿐이었다.
힐리는 토죠 쿠로네가 딱히 낯설지 않은 듯 별다른 말 없이 바로 본론을 꺼냈다.
[힐리]그날, 두루미를 주웠을 때의 일을 들으려고 왔어요. 자세할수록 좋아요.
[토죠 쿠로네]급한 성격은 여전하시네요, 후후. 그래도 시일이 조금 지났으니, 조금 기억을 더듬어 봐야 할 듯 싶어요.
[토죠 쿠로네]그 두루미를 만난 시각은 아마 밤 10시 즈음이었어요. 그때 저는 마침 동풍 마작장에서 돌아오는 길이었는데…… 두루미는 누군가에게 쫓기기라도 한 듯, 제 앞에 떨어진 순간엔 이미 일어날 힘도 없어 보이는 상황이었지요.
[토죠 쿠로네]그리고 두루미를 안아 들어올리던 순간에야, 두루미의 날개와 다리에 큰 상처가 나 있는 걸 발견했답니다.
[힐리]그땐 혼자였나요?
[토죠 쿠로네]그렇답니다. 동풍 마작장은 기도춘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한지라, 그날 밤엔 딱히 사람을 데리고 가지는 않았었지요…… 때문에 그 아이를 쫓던 이들과 함부로 맞설 수도 없었던 터라, 근처 편의점에 들어가서 숨을 수밖에 없었어요.
[힐리]그 사람들이 편의점은 안 찾아보던가요?
[토죠 쿠로네]딱히 그러하지는 않았는데…… 아마, 두루미가 제발로 편의점에 들어가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한 게 아닐까 싶네요.
[힐리]혹시 인상착의는 확인하셨나요?
[토죠 쿠로네]밤중에 유리창 너머로 보았던지라 정확하지는 않지만…… 무기를 든, 건달 같은 사람들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여기까지 들은 순간, 힐리가 옆의 기둥을 쾅 내리쳤다.
[힐리]속았어.
순간, 난 힐리의 말을 이해했다. 당시 '박새'가 말하던 두루미가 이 두루미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무슨 두루미라는 이름의 남자를 찾고 있다던 말은, 아마 우리를 속이기 위해 내뱉은 거짓말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