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끝에 역시 무슨 일인지 사라에게 직접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한 나는 외로운 용사처럼 휘적휘적 인파를 거슬러 올라갔다. 그저……
[player]죄송합니다, 잠시만요…… 감사합니다.
[player]좀 지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layer]조금만 비켜주시겠어요? 감사합니다.
[player]죄송합니다…… 지나갈게요…… 스읍…… 괜찮아요……
신발에는 사람들에게 밟힌 발자국이 가득했으나 나는 예의를 차려가며 인파를 뚫고 겨우겨우 사라에게 도착했다. 인기척을 느낀 사라는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았다.
[사라]당신, 왔구나? 오늘 공연은 마음에 들었어?
[player]대단했지! 하지만 힐리가 빠진 게 조금 아쉬웠어.
[사라]힐리……
사라의 말끝이 흐려지는 것을 보아하니, 오늘 사라를 초조하게 만든 원인은 힐리인 것으로 보였다. 나는 잠시 생각을 정리한 뒤, 사라에게 재차 질문을 던졌다.
[player]힐리가 오늘 공연에 오지 않은 건 무슨 일이 생겨서 그런거야?
[사라]아니, 볼 일이 있다고 해서 급하게 휴가를 쓴거야. 하지만……
[player]하지만 그건 평소의 힐리라면 하지 않았을 행동이라 걱정된다는 말이지?
[사라]어머, 당신, 독심술이라도 배운거야?
[player]사라, 네 표정을 보면 이 정도는 금방 알 수 있지.
[사라]표정에서 그렇게나 티가 났나? 아무래도 당신이랑 가까워진 이후로 쉽게 긴장이 풀리는 모양이네, 후훗.
[사라]그런데 내가 걱정하는건 힐리가 갑자기 휴가를 낸 것 때문이 아니라, 최근 극단 내에서 돌고 있는 소문이 생각나서 그런거야.
[player]소문?
[사라]응, 당신한테라면 말해도 괜찮겠지. 그리고 괜찮다면 무슨 소문인지 확인 좀 부탁해도 될까?
[사라]최근 몇몇 단원들에게 힐리가 '기도춘'에 자주 드나든다는 사실을 들었어. 오늘 갑자기 휴가를 낸 힐리가 사실은 기도춘에 가는건 아닐지 걱정이야.
[player]'기도춘'이라면 들어본 적 있어. 누가 말해줬던 것 같은데……
[사라]'기도춘'은 이한시에서 가장 큰 게이샤 저택이자, 사귀인 중 한 명인 토죠 쿠로네가 머물고 있는 곳이야. 당신이 정말로 모르고 있었을거라고는 생각하지는 않아. 후후훗.
사라의 말을 듣자, 전에 카구야히메가 기도춘에 대해 말했던 게 떠올랐다. 하지만 카구야히메는 토죠 쿠로네가 있다는 말 외에는 딱히 다른 말은 하지 않았었는데, 사라는 도대체 왜 저렇게 걱정하고 있는걸까?
[player]기도춘에 가는 것 뿐이라면 괜찮지 않을까?
[사라]힐리가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면 걱정하지 않았을거야…… 기도춘 역시 Soul처럼 공연으로 먹고사는 곳 이지만, 완전히 다른 세계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해.
[사라]기도춘은 부자들의 천국이나 마찬가지야. 입장권 가격만 해도 Soul의 하루 매출에 가깝지. 힐리가 무슨 돈으로 기도춘에 드나드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힐리는 돈을 흥청망청 쓰는 성격은 아니거든.
[사라]그래서 더 걱정이 되는거야…… 혹시 힐리가 협박이라도 당하고 있는건 아닐까 싶어서……
[player]힐리하고는 말 해 봤어?
[사라]당연히 말 해 봤지. 하지만 힐리는 한 번 마음을 정하면 누가 뭐래도 듣지 않는 성격이라서… 나한테 말 하고 싶지 않다는게 너무 티가 나길래 더 이상은 물어 볼 수가 없었어. 하아……
[player]사라,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을까?
[사라]어머, Soul은 당신한테 이미 많은 도움을 받았는 걸……
사라는 오늘 내가 이제껏 봐 온 사라의 한숨 중에서 가장 긴 한숨을 쉬었다.
한참을 망설이던 사라는 내 옷을 슬며시 잡아당겼다.
[사라]당신한테 폐를 끼치고 싶지는 않지만, 당신은 나와 Soul에게 있어서 가뭄의 단비같은 존재야. 괜찮다면 이번에도 우리를 좀 도와줄 수 있을까?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사라의 긴장된 표정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으나 너무 더운 날씨 탓에 더 이상 이곳에서 이야기를 나누기는 어려웠다.
사라는 나를 공연장으로 데리고 왔다. 관객들이 모두 떠난 텅빈 관객석에는 모자에 토끼를 한 마리 한 마리 집어넣고 있던 라이언이 있었다. 라이언은 우리가 들어오는 것을 보자 쪼르르 달려오더니 옆자리에 앉았다.
[라이언]우리를 도와주시러 오셨나보네요.
나와 사라는 서로를 바라보며 전부 들켰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라이언도 사정을 알고 있는 사람이니 만큼, 숨길 이유도 없기는 했다. 사라는 나에게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사라]Soul은 순회 공연단이라 단원들 중 외지인이 많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한시에서 이름이 알려져 있어서 다양한 업계의 사람들이 공연을 보러오고 있어. 그 중 한 분이 내게 이한시에서 알고 싶은 있다면 '효'에 가보라고 귀띔해주시더라고.
[player]거기가 뭐하는 곳인데?
[사라]이한시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면 뭐든지 알고 있고, 찾아준다는, 이한시에서 가장 큰 정보 조직이라고 해.
[player]'효'한테 힐리를 찾아달라고 하려고?
[사라]힐리가 범죄를 저지를거라고는 생각하지는 않아. 힐리는 자기 자신에게 엄격한 사람이니까……
거기까지 말을 마친 사라는 돌연 재미있는 일이 생각이라도 난듯 웃기 시작했다.
[사라]차라리 힐리가 진짜로 돈을 쓰러 간 거라면 오히려 안심할 수 있어. 그러면 힐리가 딱히 위험에 처한 것도 아니고, 오히려 자신을 내려놓는 법을 배웠다는 소리니까 말이야.
[사라]나는 그저 기도춘이 힐리와 Soul에 위협이 될지 안 될지 '효'를 통해 알아보고 싶은 것 뿐이야.
[사라]힐리가 정말로 위험에 빠졌다면 우리에게 알리기는 커녕 혼자서 모든 짐을 짊어지려고 할텐데…… 하아……
[player]한숨을 쉬는 모습이 꼭 사춘기 딸을 둔 아버지 같네.
[사라]후훗 그말이 틀린 것도 아니지. Soul은 나의 가족이고, 나는 단원들의 아버지나 다름없으니까… 나에게는 단원 모두를 돌보아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어.
[player]꽤 힘들어 보이네……
[사라]다 상대적인거지. 나도 단원들한테서 배운게 많은걸. 당신도 겪어봐서 알잖아?
[player]그렇긴 하지. 그럼 '효'랑은 어떻게 연락을 하려고?
[사라]연락 방법을 알고 있기는 한데… 최근 극단이 좀 어수선해서 자리를 뜨기가 쉽지 않네. 그래서 말인데…… 내가 가장 신뢰하는 당신이 나 대신 갔다 와 줄 수 있을까?
[player]꼭 게임 속에서 퀘스트 주는 NPC 같아……
[사라]어머, 그렇다면 당신을 위한 보상을 준비해두지 않으면 안 되겠네, 후훗.
[라이언]사라 누님께서 라이언을 보상으로 사용해주실 것을 건의합니다. 분명 모두에게 만족스러울에요.
[player]음…… 먹는게 적었다면 생각해봤을텐데, 너무 많이 먹어서 탈락이야.
[사라]풉……
사라는 나와 대화하는 내내 미소를 지으려 노력했지만, 방금의 그 웃음만큼은 진심이 가득 어려있었다. 긴장이 많이 풀린듯한 사라의 모습을 본 나와 라이언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무언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라이언]누님이 가면 저도 갈거에요. 그런 위험할 것 같은 곳에 누님 혼자 보낼 수는 없죠.
[player]안 돼. 너는 아직 어려. 장차 이한시의 미래로서 아직 보호를 받아야 될 나이라고.
[사라]후훗, 라이언을 너무 얕잡아 보는거 아니야? Soul의 아이들은 아직 어리지만 순회 공연을 다니면서 많은 걸 경험했어.
[사라]특히나 라이언은 다양한 재주를 가진 아이야. 그렇지 않고서는 이렇게 어린 녀석이 어떻게 Soul의 마술사가 될 수 있었겠어?
사라의 말을 들은 나는, 고개를 돌려 라이언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척을 했다.
[player]누가 자기는 고작해야 꼬맹이라고, 아무 것도 모른다고 했었던게 기억나는데 말이야?
[라이언]라이언은 거짓말 안 했어요. 라이언은 나쁜 사람들을 다룰 줄 알뿐, 누님처럼 착하고, 정직하고, 용감한 사람 앞에서는 미움받지 않게 애쓰는 게 고작인걸요……
라이언은 억울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듣기 좋은 말들을 막힘없이 늘어놓았다. 마술사다운 언변이다. 말솜씨에 방금 전 보여주었던 마술은 기억이 안날 정도였다.
나를 훌륭하다고 칭찬하는 라이언의 말에 나 또한 크게 반박하지 않고, 라이언과 함께 가기로 결정했다. 결코 라이언이 나보다 이한시에 익숙해서 그런게 아니다.
라이언은 사라에게 접선 암호와 순서를 자세히 물었다. 사라는 '효'와 접선하기 위해서는 대결에서 이겨야하며, 경기는 상대쪽에서 결정하기 때문에 우리는 미리 알 수 없다고 했다.
이런 이야기를 듣자 나도 모르게 긴장이 되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이한시에서 이런 일을 겪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래서 지금 이 감정을 긴장감이라고 해야할지, 아니면 기대감이라고 해야할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사라가 알려준 정보를 따라가 보니 겉보기에 평범한 마작장에 도착했다. 입구의 간판은 낡고, 모퉁이가 부서져 있었고, 위의 글씨도 엉망으로 쓰여있었다.
하지만 평범한 곳에 신선이 살기도 하는 법. 나는 심호흡을 한 뒤, 라이언과 함께 마작장으로 들어갔다.
카운터로 다가가자 사라가 알려준대로 흰 올빼미 모양의 장식품이 보였다. 천진난만한 생각으로 이 올빼미가 합격 통지서라도 보내주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참 동안 흰 올빼미 장식에 눈을 빼앗겨 있던 중, 라이언이 받침대의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흰 올빼미에서 새하얀 빛이 뿜어져 나왔고, 옆에 있던 종업원이 우리를 향해 다가왔다.
[라이언]승부를 겨루고 싶은데요.
종업원은 흰 올빼미의 불을 끄고서는, 우리를 데리고 로비를 지나 방 안으로 조용히 안내했다.
밀실 같은 이 방은 우리가 들어온 출입문만 있을 뿐, 창문 조차 없는 곳이었다. 벽에는 누렇게 변한 종이에 글씨가 써있었고, 가운데에는 마작 테이블과 네 개의 의자가 놓여져 있었다. 종업원은 우리에게 잠시 기다려 달라는 말만 남기고 방을 떠났다.
[player]대결이라는게 설마 마작인걸까?
[라이언]마작패로 하는 짝 맞추기 일 수도 있죠. 해본적 있어요? 라이언은 누님한테 마작을 배우기 전 까지는 재밌어서 자주 했었어요.
몇 분 지나지 않아 종업원은 두 명의 남자와 함께 돌아왔다. 나는 두 남자들이 아까 로비에서 마작을 치던 사람들이라던 것을 알아차렸다. 평범한 이웃집 아저씨 처럼 생긴 두 사람은 딱히 특별해 보이지는 않았다.
종업원은 우리 네 사람을 테이블에 앉힌 뒤, 나와 라이언에게 승부의 내용을 설명했다.
대결 종목이 마작일 거라고는 짐작했지만, 설마 2대 2 형식의 마작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도전자가 1위를 차지한다면, '효'의 리더를 만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한다고 한다. 종업원이 설명해주는 규칙을 들으며, 라이언과 같이 와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만약 혼자 왔었다면 로비의 사람 중 한 명과 파트너가 되었을 것이니 말이다.
마작 만화에서 2대 2 마작 승부는 흔히 볼 수 있는 클리셰지만, 현실 속 마작은 개인전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2대 2 승부에는 자신이 없는데다가……
나는 고개를 돌려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는 라이언을 바라보았다. 라이언에게 마작을 가르쳐 준 것은 나다! 게다가 가르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내 실력으로 과연 마작 천재를 만들어 냈을까…?
지금은 어떻게든 해 보는 수밖에 없다.
[종업원]두 분 중 누가 도전자고, 누가 서포터시죠?
나와 라이언은 서로를 쳐다 보았지만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종업원은 이런 상황이 익숙한지, 우리에게 결정을 못 내리겠다면 운에 맡겨보는 것은 어떻겠냐고 제안을 건냈다.
종업원은 빈 유리병을 가져와 나와 라이언 사이에 놓고 회전시키기 시작했다…… 유리병의 회전 속도가 느려지더니, 병 입구가 나를 향해 멈춰섰고, 종업원은 나를 바라보고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종업원]이 분이 오늘의 도전자이신 것 같군요.
이런 식으로 정하는 건 너무 성의 없는 것 아니냐는 항의를 하고 싶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딱히 다른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어쨌거나 오늘 '효'의 리더를 만나기 위해서라면 어떻게 해서든 1위를 차지해야 한다.
[라이언]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누님의 실력을 믿으세요. 그리고 저도 있잖아요.
긴장한 게 티가 났는지 라이언이 내 어깨를 토닥여줬다. 덕분에 긴장이 조금 풀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혼자 외롭게 싸우는 게 아니라는 기분, 썩 좋은 느낌이다.
게다가 일이 이렇게 되니, 내가 천화 국사무쌍으로 세 사람의 운을 가져오지 못 할까봐 걱정이 된다. 생각이 너무 많으면 스트레스가 늘어날 뿐이니, 조급해하지 말고 한 걸음씩 천천히 나아가야겠다.
규칙은 속전속결의 동풍전이었다. 동1국이 시작된 후, 역시 상대방의 상황을 먼저 지켜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이한시에 '숨겨진 고수'가 많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 따라서 이 두 사람 역시 상냥하고 친절해 보인다고 하더라도 작탁에서 어떤 실력을 보여줄 지는 알 수 없었다.
[마작장 작사 B]치.
대국이 시작된지 얼마지나지 않았는데, 상대는 이미 후로를 했다. 어떤 플레이를 구사하려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4, 5통 양면 대기인가? 설마 후로를 선호하는 스타일인가?
[마작장 작사 B]치.
[마작장 작사 A]흠……
방금 한 바퀴 돌았는데 또 한 장 먹었다고? 하지만 이것만 보고는 상대방의 스타일을 단언할 수는 없다. 어쨌거나 팀 게임이고, 마침 하가가 우리 팀이기에 상대방에 맞춘 패를 줄 수 있었다.
현재 상대방은 이미 두 번의 후로를 했고, 버림패에는 남, 백 두 장의 패만 보였다. 우리는 상대방과 상대방의 하가가 어시스트 하는 것 까지는 막을 수 없었지만, 최소한 내가 버린 패들이 상대방의 속도를 더 빠르게 하는 것을 막을 수는 있었다. 예를들어 지금 내 손에 들려있는 서처럼……
[마작장 작사 B]퐁!
어떻게 해야 계속해서 서풍을 쥐고 있을지 생각하던 중, 나의 상가였던 라이언이 서풍을 내고, 그걸 또 상대방이 퐁해버렸다.
[player]엇?
[라이언]죄송해요, 누님. ……내면 안 되는 패 였나요?
내 소리를 들은 라이언이 무언가를 깨달은듯 몸을 내 쪽으로 향해 조그마한 목소리로 내게 질문을 던졌다.
[player]괜찮아. 서풍은 언젠가 전부 털어버려야 했던 패야.
[player]게다가 이번 판의 도라는 통수패랑은 상관 없었던데다가, 상대방은 잘해봤자 혼일색 자풍이었어…… 아마도.
상대방의 345통과 678통 후로를 본 나는, 일기통관 혹은 찬타 같은 종류의 역이 상대방의 일색패 점수를 높이지는 않을 것 같아서 내심 안심했다. 지금 보이지 않는 적 5통을 상대방이 가지고 있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라이언]그러면 통패만 주지 않는다면 괜찮은거겠죠?
[player]상대방이 자패를 버리는 것을 우선하고 있지만, 도라 근처의 패도 깔끔하게 챙기고 있었다. 아마도 소메테일 확률이 커…… 일단 통패를 틀어막아보자.
하지만 흐름은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더 안 좋게 흘러가고 있었다. 버림패가 두줄이 되기도 전에 이미 상대방이 3후로를 완성했다. 하가가 쉽사리 화료를 내주려고 하지 않으려고 해도, 상대방은 곧 높은 확률로 쯔모를 선언할 것 이다.
나는 량상텐의 손패를 보며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2대 2 마작의 진수를 엿본 느낌이다.
[마작장 작사 B]쯔모, 2000, 3900.
얼마 지나지 않아, 상대방은 쯔모화료를 선언했고, 동1국이 종료되었다.
[player]정말로 적 5통까지 가지고 있었네……
나는 하가의 점수 차이를 보았다.//n나: 21100 남가: 23000 서가: 32900 라이언: 23000.
이 정도 차이는 아직 극복할 수 있는 범위이다. 특수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 한, 나와 라이언이 이기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할때면 예상치 못한 일은 꼭 벌어지기 마련.
[마작장 작사 A]쯔모, 동 커쯔, 또이또이, 4000올.
[player]5000 점수봉 밖에 없어. 1000 짜리 점수봉 좀 줘.
상가에 앉았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서로 어시스트 하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그들은 서로의 마음을 훤히 들여다보고 있는 듯, 서로에게 필요한 패가 무엇인지 아주 잘 알고 있었고, 나는 그제야 2대 2 마작의 진정한 무서움에 대해 깨달았다.
점수 차이가 더 벌어졌다……//n나: 17100 남가: 35000 서가: 28900 라이언: 19000.
나와 라이언의 점수는 초기 점수보다도 낮았고, 동1국의 승리에 가까워진 상대방은 팀원이 쯔모를 하더라도 안전한 점수를 유지할 수 있었다.
방법을 생각해야해……
[라이언]누님, 평소의 누님 답지 않게 표정이 너무 진지한데요.
[라이언]이제 동2국일 뿐 이에요. 아직 역전할 기회는 충분히 남아있으니까 편하게 마음 먹도록 하죠.
[player]네 말이 맞아. 내가 너무 긴장한 것 같아.
아직은 충분히 역전할 수 있는 점수 차이이다. 나는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마작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자멸이며, 지금부터 해야할 것은 지금 이 상황을 역전할 방법을 찾는 것 이다.
동2국 1본장, 현재 점수 상황은……//n나: 17100 남가: 35000 서가: 31200 라이언: 16700.
라이언은 불행하게도 상가에게 방총당해 2300점의 점수를 빼앗겼다. 더 최악인 것은 상대방이 오야 자리에 앉았다는 것 이다. 동3국에서는 무언가 수를 취하지 않는다면 위험이 더 커질게 분명하다……
[라이언]누님의 찌푸린 얼굴이라니, 이 얼마나 귀여운 모습인지……
[player]뭐?
[라이언]앗…… 방금 전 발언이 누님의 멘탈에 악영향을 끼친 모양이네요. 오늘 저녁 라이언이 누님을 돌볼 수 있도록 허락만 해 주신다면, 제 실수를 만회할 수 있게 노력해볼게요.
[player]꼭 지금 그런 생각을 해야 해?
[라이언]헤헤, 농담이었어요.
[라이언]누님, 너무 깊게 생각 하지 마시고, 그냥 평소대로 치세요. 별다른 방법이 없다면, 절 믿어보시는건 어떠세요? 누님께 반드시 기회를 만들어 드릴테니까 말이죠.
[player]그러면 네 책임이 너무 막중해지는게 아닐까?
[라이언]라이언의 역할은 누님과 함께 책임을 지는거에요. 만약 계속 불안하다면, 대국이 끝나고 라이언을 5분 동안 꼭 안아주세요.
[player]갑자기 안심이 되는 느낌인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라이언과 몇 마디 나눈 나는 두 뺨을 찰싹찰싹 가볍게 두드렸다. 확실히 아까부터 나는 "내가 무언가를 해야겠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승부는 2대 2 마작이며, 라이언과는 나는 오랫동안 함께 마작을 친 사이로 서로의 대국 스타일을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player]라이언, 그럼 부탁할게.
라이언은 환한 웃음으로 대답했고, 곧이어 새로운 대국이 시작되었다.
나는 손패를 정리했다. 시작은 그저 그랬다.//n233만 688통 2268삭 서백중, 도라패는 1삭이다.
처음으로 가져온 패는 북풍이었다.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지금 가지고 있는 손패로서는 조금 미묘한 패 였다.
치또이쯔의 가능성도 있고, 조금 느리겠지만 슌쯔를 노릴 수도 있다…… 커쯔를 노린다면 2, 3, 6, 8이 들어와야 하는데, 전부 쉽사리 버려지지 않을 패들 뿐이라 또이또이에서는 조금 멀어질 것 같다.
[player]죄송한데, 조금 생각 좀 해봐도 될까요?
[마작장 작사 A]물론.
지금까지의 대국으로 2대 2 마작에 대해 조금씩 이해해가고 있다.
암호 같은 특수한 수단을 제외하고, 팀원과 합을 맞추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팀원의 버림패에서 얼마나 많은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느냐이다. 그 외에도, 자신의 손패가 느린 상황에서 동료에게 알맞은 패를 주는 것이, 그러니까 패를 받는 순서를 흩트려 어시스트하는 것 역시 가능한 전술이라는 것이다.
라이언의 하가에 앉은 나는 팀에서 '이득'을 볼 수 있는 위치이기에 지금 나의 과제는 현재 필요로 하는 패를 어떻게 라이언에게 전달할지다.
리치로 상대방에게 압박을 가하는 것도 생각해보았지만, 상대방의 실력으로 봤을 때, 빠르게 어시스트하며 대국을 진행할테고, 필요하다면 한 명을 토비하는 방법을 써서라도 싸움을 끝내버릴게 뻔했다……
[player]죄송해요, 오래 기다리셨죠?
가능성이 너무 많다…… 내게 미래를 보는 능력 같은건 없기에, 생각이 너무 많으면 자신의 플레이마저 꼬일 가능성이 있다. 그렇기에 나는 일단 패효율에 따라 객풍패인 북풍을 버리고 상황을 지켜보기로 결정했다.
네번째 바퀴에서 나는 자풍패인 서풍패를 가져왔다. 이로써 후로의 속박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었다. 현재 손패의 상황은 다음과 같다.//n2337만 3688통 2268삭 서서.
슌쯔는 역시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았다. 치또이쯔는 오히려 량샹텐 대기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손패는 대다수가 중간 숫자의 패로 이루어져 있었고, 도라도 없었다. 여기서 치또이쯔를 시도한다고 해도 역시 그리 이상적인 역은 아니었다.
빠진 패가 너무 많아서 삼색도 불가능한데……
일반적인 패 효율을 따지자면 3통을 버리는 것이 우선시 할테지만, 나는 심사숙고를 거친 후, 최종적으로 7만을 버리기로 결정했다.
예전에 누가 치또이쯔에 대해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는데, 치또이쯔를 노릴 때, 두 장의 패가 서로 이끌려서 패가 착착 붙어 쉽게 완성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미신이나 믿고 있을 때가 아니다! 지금 6통을 남기는 것은 나중에 리치 단계에서 속임수 스지 3통패를 밈끼로 쓸 수 있다.
[마작장 작사 A]손님은 마작을 칠 때 심사숙고 하는 타입인가?
[player]지금 이 점수차를 어떻게 하면 뒤엎을 수 있을까 생각 중 이었어요…… 잠시만요, 저 8통 좀.
나는 방금 하가가 버린 8통에 대해 생각에 빠졌다. 지금 단계에서 이 8통을 퐁한다고 해도, 손패의 샹텐에는 변화가 없고, 이후에 서풍을 버리는 사람이 없다면 높은 확률로 또이또이를 만들기 어려워질 것이다. 지금 가진 손패로 또이또이를 만들기까지는 량샹텐이다. 게다가 다른 사람이 리치를 선언 한다면 지금의 손패로는 방어하기가 어렵게 될 게 분명했다.
하지만…… 하가가 이 8통을 버리기 전에 동료의 버림패를 훑어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만약 이 8통이 어시스트를 위해 일부러 버린 것이라면, 또 다시 두 사람의 콤비네이션을 맛 볼 수 있을 것 이었다.
[라이언]누님, 누님의 직감을 믿어보세요.
[player]만약에 내 직감이 틀렸다면 어떡하지?
[라이언]방금 제가 말 했잖아요? 별 수가 없다면 그냥 라이언을 믿으시라구요.
[player]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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