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매장 사건을 겪은 이후로 난 탐정으로서의 경계심을 갖췄다.
[player] 방금 만났을 때부터 묻고 싶었는데…… 네 목소리는 대체 어디서 나오는 거야?
[아원] 뭐, 뭐라고?!
[player] 입을 움직이긴 하지만 목소리는 가슴의 리본에서 나오잖아! 그렇다면 진실은 바로 단 하나!
[-] 나는 '아원'이 얼빠져 있는 틈을 타 재빠르게 손을 뻗어 그녀가 머리에 쓰고 있는 제법 정교하게 생긴 가발을 낚아챘다.
[player] 카구야히메?!
[카구야히메] 제, 젠장. 그대들을 과소평가했군. 하찮은 인간이 며칠 만에 내 위장술을 간파할 정도로 진화했다니……
[player] 왜 우리를 속여서 찻잎을 훔치려는 거야?
[카구야히메] 우히히, 신의 뜻을 인간 따위가 어찌 알겠느냐.
[카구야히메] 그치만 PLAYER, 그대가 평소에 훌륭한 신도인 걸 고려해서 내 그대의 참여를 허락하마.
[player] 참여?
[카구야히메] 죽운'의 사업 기밀을 빼돌려 그걸 필요로 하는 자에게 파는 것이니라…… 우히히, 그 팔아넘길 정보의 내용은 그대 마음대로 써도 좋다.
[player] 그건 불법이잖아!
[카구야히메] 칫! 인간, 그래서 이 몸과 협력하지 않겠다는 거냐! 이 몸의 가장 충실한 신도라면서, 그대의 신앙은 고작 이 정도인 게냐?
[player] 음, 신앙은 신앙이고 일은 일이지…… 인간은 성실하게 일해야만 신앙을 유지할 재력을 얻을 수 있거든.
[-] 내가 거절하자 카구야히메는 수치심과 분노가 뒤섞인 얼굴로 두 귀를 쫑긋 세우더니 가방을 강제로 빼앗으려고 했다.
[player] 유엔샤오, 조심해! 유, 유엔샤오……?
[-] 조심하라고 일러주려고 유엔샤오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카구야히메의 머리 위에 반짝이는 두 눈을 고정한 채 뭔가를 작게 중얼대는 유엔샤오가 눈에 들어왔다.
[유엔샤오] 토끼볶음, 토끼 조림, 토끼 전골, 토끼 고추볶음, 매운 토끼볶음……
[-] 카구야히메도 중얼거림을 들었는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녀는 토끼 귀를 배배 꼬더니 우리에게 닿기 직전이었던 손을 잽싸게 거두고 분노에 찬 한 마디를 내뱉으며 황급히 도망쳤다.
[카구야히메] 두고 보자고!
[-] 카구야히메가 한바탕 소란을 벌인 뒤, 우리는 찻잎 배달에 더욱 주의를 기울였고, 주위를 경계하며 반 블록 정도 더 갔다.
[유엔샤오] 잠깐, 착한사람군, 우리 귀신 쓰인 거 아니야? 왜 또 무당님이 보이지?
[-] 유엔샤오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을 보니, 놀랍게도 아원이 우리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 나와 유엔샤오를 본 아원은 고개를 숙이고 휴대폰을 꺼내 빠르게 글자를 입력했다.
[아원] 연습을 너무 많이 했더니 목이 쉬어서 이렇게만 대화할 수 있어.
[아원] 후우카 님이 너희를 도와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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