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アドバイスに従って左の道を行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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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금이라고 했던가. 계산을 마친 나는 과감히 아름다운 풍경이 있는 오솔길을 포기하고, 꿋꿋하게 에인과 함께 가장 빠른 길을 택하여 목적지를 향해 가고 있었다.
어쨌든 이건 체력의 문제가 아니다. 사십 분이나 걸리는 길은 그저 귀중한 시간만 허비할 뿐이다.
카비의 예언에 대한 효력이 발동한 것인지, 얼마 가지 않아 길가에서 "긴급 보수 중, 통행금지"라고 쓰인 푯말을 발견했다.
……어렵게 됐네, 다시 돌아가야 하나?
이런 흔한 문제쯤이야 나한테 맡기라고. 날 따라와.
에인에 대한 신뢰로, 나는 고민 없이 그의 발걸음을 따라 길목 사이를 뚫고 갔다. 비록 조금 돌아가긴 했지만 우린 이미 그 보수 중인 도로를 지나 있었다.
대단해, 이게 바로 배달원의 실력인가?!
하하, 그런 셈이지. '위험' 피하기 역시 훌륭한 사냥꾼이 되기 위한 필수 과목이야. 우리에겐 절대적인 시력과 후각, 청각이 필요하니까.
이것이 종족 패시브인가, 부럽네.
사실… 그렇게 부러워 할 것도 없어.
응?
옆집의 발소리라든가, 아래층 사람들의 잡담 소리라든가, 아니면 멀리 떨어진 도로의 경적소리까지 생생하게 듣고 싶어?
아마도, 그렇게 필요하진 않을 것 같은데? 너무 시끄럽겠는걸.
안타깝게도 그게 바로 내 일상이야. 에휴…… 고향은 너무 조용해서 이렇게 시끄러운 곳이 있을 거라곤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어.
그럼 이후엔 어떻게 해결했어?
여러가지 일을 하면서 돈을 모아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을 샀지. 그제서야 간신히 잠을 제대로 잘 수 있었어.
패시브 스킬의 참극이네, 거부할 수조차 없으니까.
역시 나를 이해해주는 건 너구나. 그리고 말이야, 이한시랑 고향의 날씨는 차이가 너무 커. 한동안 알레르기 비염까지 걸렸었거든. 지금은 꽃가루만 보면 재채기가 제어가 안 돼…… 꽃집의 심부름 보수가 얼마나 높은지 알아?
에잇…… 난 매일 아쉬움을 참아가며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너도 너무 그렇게……
내가 에인을 위로하는 말을 건네려 하자, 상대방은 돌연 크게 소리를 외쳤다.
조심! {var:Shake}
에인의 경고 소리와 거센 끌어당김과 함께, 에인의 위치와 내가 서 있던 위치가 바뀌었다. 이어서 눈앞에 흙탕물이 묻은 여우가 한 마리 나타났다.
실수했다. 어제 비가 와서 이곳에 물이 고였다는 걸 깜빡했어.
넌 괜찮지?
괜찮아.
그는 한쪽으로 가 외투를 벗어 힘차게 털에 묻은 물기를 털어냈다. 하지만 진흙이 그렇게 쉽게 떨어질 리가 없었고, 난 어쩔 수 없이 그를 길가에 있는 공중 화장실로 끌고 갔다.
5분 후
그리고 밖에서 기다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에인이 나왔다. 비록 에인의 몸에 묻은 진흙은 없어졌지만, 영락없이 '물에 빠진 여우'꼴이었다.
이게 무슨……?
…… 화장실 수도꼭지가 터졌어.
터졌다고?
그냥 가볍게 돌렸을 뿐인데, 수도꼭지가…… 떨어졌어.
어?
아앗, 입구에 놔뒀던 수리 중 푯말이 어디 갔지? 수도꼭지 지금 사용하면 안 되는데. 이것 봐, 이, 이 물바다 어쩔 거냐고……
나와 에인은 서로를 바라보며 옆에서 큰 소리로 떠들며 걷고 있는 아저씨의 말을 듣고 있었다, 뇌리엔 오직 한 가지의 공통된 생각 뿐이었다.
이게 바로 불행이지.
이게 바로 불행이지.
아저씨에게 수건을 빌려 에인의 털을 대충 닦아내고 나니 대충 한 시간 정도 지나 있었다. 에인은 반 정도 마른 옷을 입고선 나의 완곡한 거절에도 디저트 가게에 데려가 주겠다며 고집을 부렸다. 단지, 가는 길에 그의 말수가 분명하게 줄어들긴 했지만 말이다.
아, 도착했다.
오랫동안 침묵하던 에인으로부터 돌발적으로 터져나온 목소리와 함께, 조금 낡아 보이는 디저트 가게의 간판이 우리 앞에 나타났다.
평범한 인테리어의 디저트 가게다. 아무래도 외진 곳에 위치해 있어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듯하다.
내부 인테리어에는 굉장히 공을 들인 것 같았다. 밝고 넓은 공간과 따뜻하고 부드러운 컬러의 조합이 잘 어우러졌고, 벽에는 손님들이 남긴 메모들과 사진이 걸려 있어 따뜻함을 배로 느끼게 해주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우리가 너무 늦게 왔다는 것이었다. 가게 안에 남아있는 종류가 얼마 없는 상태였고 우리처럼 늦게 온 다른 손님들 역시 얼마 남지 않은 케이크를 노리는 모습이었다. 에인은 회오리바람처럼 케이크로 돌진하더니 금세 쟁반에 담아 내게 건네 주었다.
미안해, 오는 길에 이렇게 많은 문제를 겪게 될 줄은 몰랐어. 지금은 남은 건 이 정도밖에 없네.
괜찮아, 누가 이렇게 될 줄 알았겠어.
에인의 도움으로 빠르게 계산을 마친 뒤, 점원이 포장해 준 디저트를 들고 밖으로 나왔다. 많이 산 건 아니었지만, 혹시라도 가는 길에 케이크가 망가지지 않도록 꽤 복잡하게 포장을 해놨다. 겨우 케이크 몇 조각일 뿐인데, 커다란 상자 4, 5개를 사용하다니.
착한 일을 하려면 끝까지 해야겠지, 너한테 이걸……
띠리리링── 순간 에인의 휴대폰이 울렸다.
이런, 이따 아르바이트가 있는 걸 깜빡했네!
괜찮아, 가 봐. 이 정도는 문제 없어.
하지만……
에인의 일에 지장을 줄까봐 나는 팔힘을 뽐내며 에인 앞에서 모든 상자를 들어 보였다. 초조해하며 휴대폰을 보는 에인의 얼굴엔 망설임에 비쳐 보였다. 보아하니 아무래도 비장의 수단을 꺼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지금 안 가면, 그 다음엔 저녁밥을 걱정해야 할 거야.
에인은 마치 몽둥이로 머리를 맞은 것처럼 잠시 넋을 놓더니, 조용히 인사를 남기고 떠나갔다. 위험했다, 난 하마터면 아슬아슬하게 그의 저녁까지 책임지게 될 뻔했다. 그리고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최근 이상하게 내가 이한시에서 사육해야 하는 대상이 많아진 느낌이 든다. 이건 아무래도 좋지 않다, 좋지 않아.
에인이 나의 시야에서 사라지고 나서야 나는 손에 들린 상자를 내려놓았다. 무겁지는 않았지만 들기에 불편했다. 이때 나의 휴대폰이 진동했다, 에인이 보내온 메시지였다.
(메시지) 생각해 봤는데, 그래도 잭스한테 연락해서 디저트를 혼천신사로 옮겨 달라고 부탁했어. 그 자리에서 몇 분만 기다리면 돼.
(메시지)걔는 좀 서툴긴 하지만, 일할 때는 믿을 만해.
찾아올 사람의 이름을 확인한 뒤, 내 얼굴에선 미소가 점점 수그러들었다. 좀 이따 잭스를 만났을 때 듣게 될 첫마디가 혹시…… "이 정도도 못 들다니. 어이, 넌 도대체 얼마나 약한 거냐. 내가 특훈을 시켜 주지"같은 건 아니겠지.
숲에서 특훈을 하는 그런 생활은…… 필요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