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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和閣

천화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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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양심도 없는 장사치가!"
"내 말이! 총 18대에 걸쳐 대대로 내려온 가보를 두고 감히 가짜라니!"
앞에 몰려든 인파 때문에 평소보다도 시끄러운 어느 보석상 앞. 군중 속에서 양복 차림의 남성 2명이 눈에 띈다. 모습을 보아하니 아버지와 아들로 보인다. 얼굴
을 시뻘겋게 물들인 두 사람은, 가게 입구에 기대어 있는 여성과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아무래도 자신들이 가져온 화려한 색채의 돌이 가짜가 아니라는 것을 이 웃는 듯 마는 듯한 여성에게 필사적으로 증명하려는 것 같았다.
"당신들이 가져온 돌 말이야. 커팅도 연마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데다가, 투명하기는 커녕 흐릿한 잡티까지 섞여 있어. 후후, 우리 가게에선 이런 건 취급 안 한다구?"
"그, 그래도 수백 년간 대대로 내려온 가보인데…!"
"그래서 뭐가 어떻다는 거지? 골동품이라고 자랑하고 싶으면 골동품상에나 가지고 가 봐. 여기는 보석상이니까 말이야."
그렇게 내뱉고는, 여성은 두 남자의 변명을 더 이상 듣기조차 싫다는 듯이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구경꾼들도 가게의 간판을 보고선 고개를 끄덕이며 별말 없이 흩어졌다. 이한시에는 이름난 보석상이 여러 곳 있지만, 그중에서도 최고의 보석을 다루는 곳이라면 단연코 이 서성구에 위치한 천화각 뿐이다. 주인인 니카이도 미키는 빼어난 미모를 지닌 팔방미인으로, 보석을 감정하는 기술로도 명성이 자자하다. 소문에 따르면, 슬쩍 보는 것만으로도 보석의 가치를 거의 정확히 알 수 있다고 한다.
그 때문인지 천화각에는 '가보로 내려져 온 보석'을 가져오는 사람도 끊이질 않는다. 약간의 감정료만 내면 웬만한 전문가보다 훨씬 공신력 있는 인증을 받을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감정이라는 일의 성질상, 웃는 사람이 있으면 우는 사람도 나오기 마련이다. 니카이도 미키는 '가보'라는 이유로 사정을 봐 주는 사람도 아니었고, 그 때
문에 원한을 사게 된 일도 적지 않다.
혹자는 그게 상인으로선 부적절한 행동거지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게 뭐 어떻단 말인가?
"보석은 말이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존재야. 오랜 세월의 세례를 받음으로써 아름다운 빛깔과 강인한 생명력을 지니게 되지.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흐르고 비
바람이 불어도, 더욱 단단하고 아름다워질 뿐이야. 뭐, 저런 무지몽매한 사람들이야 절대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말이야, 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