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렌]뭐지 대체? 저 카구야히메라는 사람, 엄청 강해……!
[카구야히메]우히히~.
몇 번의 동풍전을 거쳐 1위를 차지한 것은, 카구야히메 단 한 명뿐이었다.
[C.C.]자칭 신이라고 할만하네. 그에 걸맞는 실력을 갖추고 있구나.
[스자쿠]큭…… 완패다.
[를르슈]흠. 체스랑은 다른 전술이 필요하겠네. 조금 알 것 같다만, 아직 감이 안 잡히는군.
[카구야히메]거기 검은 머리, 를르슈라고 했던가. 그대는 제법 괜찮구나. 하지만 갈색 머리, 그대는 안 되겠어. 기본이 안 되어 있군.
[스자쿠]기본이라. 멍지로 씨, 마작의 실력차를 당장 메우기는 역시 어려운 걸까요?
[멍지로]그야 그렇다멍. 하지만 너의 경우엔 카구야히메가 말한 대로, 기초부터 문제가 있다멍. 패효율이라든가.
[스자쿠]그것, 괜찮다면 혹시 가르쳐 줄 수 있으신가요? 지금 이대로라면, 아무래도 이기기는 어려울 것 같으니……
[멍지로]안 될 거야 없지만…… 좋아, 가르쳐 주겠다멍.
[카렌]그럼 나도 괜찮을까? 나한테도 가르쳐 주지 않을래? 마작의 기초.
[이치히메]그럼, 카렌은 이치히메가 가르쳐 주겠다냥.
[카렌]그거 다행이네. 고마워, 이치히메.
[C.C.]흠. 저 녀석들이 기초 연습을 하겠다면, 난 잠깐 빠지도록 하지.
[카구야히메]이 몸도 이기기만 하느라 아무래도 지쳐 버렸도다. 쉬고 온 뒤에 그대들이 이 몸을 더욱 즐겁게 해 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말이다~.
[카구야히메]그대도 아직 본 실력을 내지 않은 듯하니.
[C.C.]후훗, 어떠려나. 그럼, 다음에 다시 보도록 하지.
[카구야히메]우히히, 도저히 종잡을 수 없는 여인이로구나.
[를르슈]……
[를르슈]나도 잠깐, 바깥 공기를 쐬고 오지.
[를르슈]방금 대국에선 그 카구야히메라는 자가 이겼으니,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소리가 신빙성 있는 이야기인지는 모른 채로 끝나 버렸군……
[를르슈]하지만 보아하니, 이곳은 우리들이 원래 있던 에어리어 11이 아닌 것만은 분명해. 조계도 아닐 것이고, 애초에 원래 세계의 지형과 일치하는 게 맞는지조차도 의심스러워.
[를르슈]하지만 모든 감각이 뚜렷한 걸로 봐선, 꿈이나 환각 같은 것도 아냐. 즉, 우리들은 실제로 이세계에 전이되어 버린 것이겠지.
[를르슈]원래대로라면 분명 놀랄 만한 일이긴 하지만, 이미 그 카미네지마에서의 사건을 경험한 이상, 단순히 바보 같은 얘기라고 치부할 수도 없어.
[를르슈]바보 같은 얘기라고 하니, 카구야히메가 말한 마작에서 이기면 소원이 이루어지고, 결국 원래 세계에 돌아갈 수 있다는 얘기들도 그렇지. 단순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복잡하다.
[를르슈]카구야히메의 실력은 진짜다. 게다가 C.C.도 정확히 알 수 없으니 얕볼 순 없어. 그들에게 이기기 위해선 경험을 쌓고, 요령을 익힐 필요가 있다.
[를르슈]젠장. 이러고 있는 순간에도 나나리는 원래 세계에서 내가 돌아오는 걸 기다리고 있을 텐데……
[를르슈]……잠깐. 만약 카구야히메가 말한 대로, 어떤 소원이든 이루어진다면 나나리가 안심하고 지낼 수 있는 세계도 만들 수 있는 건가……?
[를르슈]……하. 그거야말로 바보 같은 얘기로군. 소원은 자신의 힘으로 이룰 수밖에 없다. 그걸 위해서 난 힘을 얻은 것이다.
[를르슈]마작 또한 똑같은 것. 스스로의 힘으로, 지혜와 기술을 이용해 이길 수밖에 없다. 그걸 위해선……
[를르슈]뭐지, 방금 그 소리는? 이쪽에서 들렸는데……
‘쾅’ 하는 소리가 난 쪽을 향해 다가가니, 휠체어를 탄 소녀 한 명이 휠체어의 바퀴가 돌 사이에 끼여서 쩔쩔매고 있는 모습이 를르슈의 눈에 들어왔다.
[레이나]어라? 어라? ……바퀴가 움직이질 않아……?
[레이나]이치히메! 멍지로 씨! 누구 안 계신가요?
[를르슈]아아, 잠시만 기다려 주지 않을래. 바퀴가 돌 사이에 끼어 버렸네. 이쪽에서 당기면…… 영차.
[레이나]아……, 감사합니다. 죄송해요. 수고를 끼쳐 버려서……
[를르슈]신경 안 써도 괜찮아, 별일 아냐. 그런데 이 신사엔 무슨 일이지?
[레이나]네, 이곳의 무녀인 이치히메랑 약속했거든요. 저희 카페의 새로운 디저트를 다 같이 시식해 보기로……
[를르슈]그런가. 이치히메라면 지금 객실에 있을 거야. 거기까지 같이 가 줄게.
[레이나]이치히메의 지인분이신가요?
[를르슈]뭐, 그렇지. 방금 막 알게 된 사이지만 말이야. 난 를르슈 람페르지, 잘 부탁해.
[레이나]네. 저는 나나미 레이나라고 해요. 를르슈 씨는 이치히메의 손님분이신 거네요.
[레이나]괜찮으시다면, 디저트 시식에 함께해 주지 않으시겠어요? 감사의 답례도 드릴 겸해서……
[를르슈]하하. 정말 신경 안 써도 괜찮은데.
[를르슈]내 여동생도 너처럼 다리가 불편하거든. 휠체어가 움직이지 않으면 곤란하다는 건 잘 알아.
[레이나]그렇군요…… 하지만 역시 를르슈 씨는 상냥하신 분이라고 생각해요.
[를르슈]훗, 그렇진 않아. 하지만 고마워.
[레이나]……여전히 를르슈 씨가 디저트를 시식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만약 괜찮다면 여동생분도…… 그러고 보니 여동생분은 지금 어디에 계신가요?
[레이나]혹시, 이치히메의 손님이라는 것은……
[를르슈]그래…… 난 멀리 떨어져 있는 다른 곳에서 왔어. 여동생은 그곳에서 내가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지.
[레이나]그런가요. 여동생분이 걱정되시겠네요.
[를르슈]그렇지, 그러니까 난 무슨 일이 있어도 돌아가야만 해. 하지만 마작에서 이기지 못하면 여동생한테 돌아갈 수 없어.
[를르슈]근데 마작은 처음이라서 말이야. 방금도 카구야히메라는 자와 대국을 했었다만, 전혀 상대가 안 됐지.
[레이나]흐음, 아무래도 를르슈 씨도 혼천 신사의 대국에 참가하시는 모양이네요. 이 행사는 정기적으로 열려서, 때때로 당신처럼 다른 곳에서 오신 작사님들도 참가하죠……
[레이나]저기, 괜찮으시다면 제가 가르쳐 드릴까요?
[를르슈]네가? 마작을 할 줄 아니?
[레이나]네. 이 이한시에 있는 사람은 대부분이 마작을 해요. 저도 친구들이랑 같이 하곤 하거든요.
[를르슈]친구, 라…… 고마워. 부디 가르쳐 주지 않겠어?
[레이나]좋아요.
[C.C.]……역시 연결이 안 돼. C의 세계에 액세스할 수 없는 걸 보면, 이곳은 정말로 원래 세계와는 다른 곳인가 보네.
[C.C.]마작에서 이기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것도, 완전히 터무니 없는 얘기는 아닐지도 모르겠어.
[C.C.]……큭. 내가 대체 뭘 기대하고 있는 거지. 만약 소원을 이루는 힘이 있다고 해도, 내 소원을 이루는 건 불가능해.
[C.C.]내 소원이 이뤄지기 위해선, 이 몸에 깃든 저주까지 다른 누군가한테 옮겨야 할 필요가 있어. 이 세계의 규칙으로 원래 세계의 규칙을 바꿀 수는 없으니까.
[C.C.]그렇다면 내가 바라야 할 건, 원래 세계로 돌아가 를르슈가 계약을 이행하도록 하는 것……
[C.C.]아니, 정말로 소원이 이루어진다면 그렇겠지만…… 음?
살랑이는 바람에 실려 C.C.의 발밑으로 무언가가 날아왔다. 살펴보니, 한 장의 타로 카드였다.
[카비]그거, 제 거예요.
[C.C.]불길한 카드네.
C.C.는 카드의 그림을 보며, 그 카드를 쫓아서 온 듯한 여성에게 건넸다.
[카비]하지만 당신에 의해 주워졌으니, ‘그것’이 바로 당신의 운명이랍니다.
[C.C.]호오? 너는 점쟁이인가. 그럼 ‘그것’은 네가 보기에 어떻게 해석되지?
[카비]…… '이루어지지 않는 소원’이라고 할까요.
불길한 예언만을 남긴 채 그 자리를 떠나는 점쟁이.
[C.C.]이루어지지 않는 소원’이라. 그런 소리는 질릴 정도로 들어왔어. 점쟁이 씨.
[레이나]이런 흐름일 땐, 이쪽의 패를……
[를르슈]과연. 그런 수가 있는 건가.
[레이나]어떤가요? 감이 좀 잡히시나요?
[를르슈]그래. 역시 실전보다 나은 경험은 없네. 너와 연습한 덕분에 사고의 패턴이 넓어졌어.
[를르슈]고마워, 레이나.
[레이나]아, 아뇨, 괜찮아요. 이것도 방금 전 일에 대한 답례 같은 거니까…… 이걸로 를르슈 씨가 1위를 해서 빨리 여동생분과 만날 수 있다면 그게 무엇보다 기쁜 일일 거라고 생각해요.
[레이나]흐음…… 여동생분의 다리도 낫는다면 더욱 좋겠지만요.
[를르슈]……아아. 눈은 심리적인 원인이라고 하니 나을 가능성이 있다만, 다리는 절망적이라는 듯해……
[레이나]……그런가요. 죄송해요, 를르슈 씨. 여동생분의 사정도 잘 모르고, 멋대로 저와 같을 거라고 생각해 버려서……
[를르슈]신경 쓰지 마. 너와 같을 거란 얘기는, 레이나의 다리는 나을 수도 있다는 건가?
[레이나]사실 제 다리는 사고를 당한 뒤에 금방 완치됐어요. 큰 부상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어째서인지 아직도 다리에 감각이 없어서 서 있지를 못해요…… 죄송해요, 숨기려는 생각은 없었는데……
[를르슈]사고의 트라우마라…… 마음에 입은 상처는, 몸에 입은 상처처럼 저절로 치유되지 않아.
[를르슈]게다가 몸의 상처와 마찬가지로, 치유되지 않는 경우도 있지. 그러니까 네가 사과할 필요는 없어.
[레이나]하지만, 제가 용기를 낸다면 걸을 수 있을 텐데……
[를르슈]용기가 나지 않는 건 누구에게나 있는 얘기야. 나에게도 말이지.
[레이나]를르슈 씨도요? 그렇게는 안 보이는데.
[를르슈]내게도 그럴 때가 있어. 난 지금 친구와 동료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거든. 언젠간 사실을 말해야만 하고, 말하면 내 힘이 되어줄지도 모르지.
[를르슈]하지만 내가 원래 있던 세계에서 그 사실을 말해 버리면, 나뿐만 아니라 여동생까지 위험해질 가능성이 있어. 심지어 목숨을 위협받을 정도의 위험 말이지.
[레이나]여동생분까지……
[를르슈]그래, 그래서 난 지금까지 계속 거짓말을 하고 있었어. 사실을 말할 용기가 없으니까.
[레이나]그런 건…… 아, 하지만 혹시 친구 분도 이쪽에 와 계시다면, 사실을 전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를르슈]뭐?
[레이나]그야, 여기는 를르슈 씨가 원래 있던 세계가 아니잖아요. 사실을 전해도 어쩌면……
[를르슈]……그런가. 그럴지도 모르겠네. 고마워, 레이나.
[레이나]네. 언젠가는 용기를 내야 할 때가 오겠죠.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를르슈]용기…… 사실을 전할 용기라.
シナリオ インターロー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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