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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을 넣은 홍차

Character: 

[player] 소금을 넣은 홍차로 할게. 리우가 새로 개발한 방식이라면 당연히 먹어 봐야지.
[쿠죠 리우] 알겠습니다.
[쿠죠 리우] 홍차 나왔습니다. 소금을 넣은 홍차는 풍미가 아주 독특해서 분명 잊지 못하실 거예요.
[player] 고마워.
[-] 한껏 기대감을 품은 채 리오가 준 홍차에 입을 댄 순간, 소금의 진한 짠맛이 순식간에 입안 전체를 휩쓸었다.
[player] ……콜록, 콜록, 확실히 잊지 못할 맛이 될 것 같기는 하네…… 너무 짠 거 아니야?
[쿠죠 리우] ……네? 제가 한번 맛볼 수 있을까요?
[player] ……그걸 마시고도 어떻게 얼굴색 하나 안 바뀔 수 있지?
[쿠죠 리우] 역시 그랬던 거였군요.
[player] ?
[쿠죠 리우] 처음 소금을 넣고 마셔보니 맛이 좀 싱겁더라고요. 그래서 소금을 너무 조금 넣었나 싶어서 한번 더 넣었어요.
[쿠죠 리우] 머리가 조금 아프기는 하지만 정신은 말짱한 걸 보니, 단순히 미각이 조금 이상해진 것뿐이었네요. 다행이에요.
[player] ??
[player] 이게 '단순히'와 '다행이다'라는 말로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야?
[쿠죠 리우] 실례를 했네요. 다시 끓여 드릴게요.
[player]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감기가 심한 것 같은데, 약은 먹었어?
[쿠죠 리우] 별거 아니니 약은 필요없어요. 게다가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았어요. 약을 먹으면 졸릴 게 뻔해요.
[player] 하지만 치오리가 오늘은 푹 쉬라고 했잖아.
[쿠죠 리우] 안 그래도 쉬려고 했어요. 오늘은 원래 집 안 마루 전체를 두 번씩 닦으려고 했는데……
[player] 닦으려고 했는데?
[쿠죠 리우] 한 번씩만 닦으려고요.
[-] 그게 무슨 쉬는 거야!!
[player] 이대로 두면 안 되겠어.
[쿠죠 리우] 네? 왜 그러시죠? 설마 저보고 아무 것도 하지 말라고 하시는 건가요? 지금 제 능력을 의심하는 건가요?
[player] 오해하지 마. 그런 뜻이 아니야.
[쿠죠 리우] 그럼 잘 보세요. 이깟 감기는 아무 것도 아니라고요!
[player] 정말로 그런 뜻으로 말한 게 아니야!!!
[-] 해명을 듣기도 전에 리우는 이미 투지를 불태우고 있었다.
30분 후, 로비
[-] 나는 리우가 느리게 바닥을 닦는 모습을 묵묵히 바라보며, 입 밖으로 꺼내려던 말을 다시 삼켰다.
[쿠죠 리우] 후우…… 오늘따라 방이 큰 것처럼 느껴지네요.
[player] 체력이 평소 같지 않아서 그런 거 아닐까?
[쿠죠 리우] ……
[player] 하아, 그냥 나한테 줘.
[-] 나는 리우에게서 걸레를 받아 들었다.
1시간 후, 정원
[쿠죠 리우] 이상하네요. 이 화분이 왜 젖어 있는 걸까요?
[player] 그건 아까 네가 물을 줬기 때문이 아닐까?
[쿠죠 리우] ?!
[player] 그쪽으로는 안 가도 돼. 빠뜨린 곳은 내가 물을 줬으니까.
[-] 띵동. 리우가 인터넷으로 주문한 식재료를 가지고 온 배달원이 이상한 눈으로 우리를 훑어보더니, 땀을 닦으며 돌아갔다. 나와 리우는 바닥에 놓여진, 가히 성대한 연회를 열 수 있을만한 양의 크고 작은 봉투들을 보며 입을 떡 벌렸다.
[player] 점심을 대접해 주겠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정말로 기뻤는데 말이야,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 많지 않아?
[쿠죠 리우] 콜록, 콜록…… 주문할 때 수량을 잘못 입력했나 봐요……
[-] 리우의 얼굴이 붉어졌다.
[player] 어휴. 그러니까 가서 쉬라고 했잖아.
[쿠죠 리우] 아니에요, 괜찮아요.
[-] 리우는 아랫입술을 깨물면서 고집스레 식재료를 주방으로 옮겼고, 나는 그런 리우를 막아 섰다.
[player] 리우,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큰일 날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