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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에게 대기실에서 쉬도록 건의한다

Character: 

콘서트의 주인공 중 한 명으로서 카나는 잠시 뒤 무대에서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쏟아낼 것이다. 때문에 휴식은 당연한 일이었다. 여기까지 생각이 닿자, 나도 매니저의 말을 거들기 시작했다.
[player]카나, 아직 콘서트 시작까지 시간이 좀 남았으니까 일단 휴식을 좀 취해 보는 건 어떨까?
[매니저]PLAYER? 언제 오신 거죠?
[player]음, 대략…… 매니저님이 한창 바쁠 때였을 거예요.
[매니저]그럼 카나를 데리고 대기실로 가 주세요, 당신이 있으면 카나도 마음이 좀 편해질 수도 있을 테니까요.
[후지타 카나]음, PLAYER…… 매니저 언니, 정말 '치사'해요.
하지만 무대 위의 긴박함과 더불어, 무대 뒤 분위기 역시 마냥 가볍지만은 않았다. 모든 사람이 분주한 모습으로 뛰어다녔고, 가끔 무대 조경을 들고 대기실 입구를 지나다니는 스태프들도 보였다.
그리고 난 카나가 그런 것들에 더 이상 방해받지 않도록 대기실의 문을 닫아 버렸다. 하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없어 보였다. 카나는 여전히 초긴장 상태였다.
[후지타 카나]미야하고 아카네의 리허설은 어떻게 되었을까…… 이번엔 무대 승강기 말고 와이어 장치도 있는데, 이따가 다시 점검해 봐야겠어……
[player]매니저님이 다 처리하실 거야, 카나는 이제 쉬는 것만 생각해. 무대에서 가장 빛나는 모습을 보여 줘야지.
[후지타 카나]무대…… 맞다, 오프닝 안무의 밸런스를 맞춰 봐야 해, 꼭……
[player]잠깐, 잠깐!
이제 막 자리에 앉았던 카나가 다시 몸을 일으키려 하자, 나는 매너같은 건 생각할 틈도 없이 재빨리 그녀의 손을 잡아 눌렀다. 그녀를 다시 자리에 앉히기 위해서였다.
[player]카나, 네가 이번 콘서트를 엄청 신경 쓰고 있다는 건 알아. 하지만 매니저님의 말도 맞아, 지금 너한테 가장 필요한 건 휴식이야.
[후지타 카나]하지만 아직 못 끝낸 일들이……
[player]W.I.N이 데뷔하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이미 수많은 콘서트를 해 왔잖아. 하지만 한 번도 무대 사고가 일어난 적은 없었지. 카나, 네 멤버들이랑 스태프들을 조금만 더 믿어 봐. 모두의 목표는 똑같아, 완벽한 무대를 만들기 위해서잖아.
긴장 상태가 오래 지속되어 카나의 체력을 더욱 빠르게 소모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나의 저지를 막아 낼 힘이 없다는 걸 깨닫자, 결국 잠시 침묵한 뒤 자리에 누웠다.
이어서 잠들었다고 생각될 때쯤, 카나는 방금 전 내가 내뱉은 말에 대한 대답을 던졌다.
[후지타 카나]믿지 못하는 게 아냐, 그냥 단지……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서.
[player]에?
[후지타 카나]아카네는 재능 있는 뮤지션이야, 우리 그룹의 곡은 대부분 아카네가 만들었어. 미야도 재능이 넘치는 아이돌이고. 비록 학교 때문에 트레이닝에 참가할 수 있는 시간은 적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랑 격차가 벌어진 적은 없었어.
[후지타 카나]그리고 그 둘에 비해서 내 재능은 보잘것없는걸. 무대에 설 수 있는 것도, 모두 팬들이 보내 준 지지와 격려 덕분이야.
[후지타 카나]그 누구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 나는 노력으로 보답할 수밖에 없어. 그래서 더 잘 하고 싶어……
리클라이너에 누워 있던 카나는 그렇게 말하며 몸을 웅크렸다. 그리고 그녀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져갔다. 25도로 설정해 놓은 방의 온도가 그녀에겐 조금 추운 듯했다.
평소엔 활력이 가득했던 카나가 이렇게나 자신감이 떨어진 모습을 보일 줄은 몰랐다. 무기력한 그녀의 모습은 마치 길을 잃은 작은 새와 같았다, 누구라도 보듬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할 만한 모습이었다.
[player]사실 내 마음속에서 카나는 이미 대단해.
[player]넌 아카네랑 미야의 재능만 봤지, 모두를 위해서 춤을 만들고 동선을 짜준 사람이 누구인지 잊은 버린 것 같아. 그룹에 대한 공헌을 따져보면, 너희들 중 그 누구도 부족한 사람은 없어.
[player]“카나쨩은 최고의 아이돌”이잖아, 난 그 말을 의심하지 않아. 스스로한테 더 믿음을 가져 줘.
카나는 나의 위로에 점점 안정되어 가는 모습을 보였다. 그녀가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본다. 그리고 이어진 다음 말에는 확신을 갈구하는 간절함이 실려 있었다.
[후지타 카나]만약…… 음, 만약에 말이야. 만약 어느 날 카나가 아이돌을 관두면, 그래도 예전처럼 날 응원해 줄 거야?
[player]당연하지,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이것밖에 없어.
[player]난 카나가 좋아, 그리고 그건 네가 아이돌인 후지타 카나이기 때문만은 아니야. 내가 널 좋아하는 이유는 단지, 바로 네가 카나이기 때문이야.
[후지타 카나]풋, 걱정 마. 물론 내가 아이돌을 관두는 일은 평생 없을 거니까.
카나는 아무래도 나의 대답에 매우 만족한 듯했다. 이어서 카나는 아까보다 조금 더 편안한 자세로 돌아서 누웠다. 모든 피로를 소파에 던져 버리듯, 긴장했던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것처럼 보였다.
[후지타 카나]어쨌든…… 고마워, PLAYER. 속에 있던 말들을 꺼냈더니 훨씬 후련해진 느낌이야.
[player]하하, 고마울 거 없어. 난 그냥 내 솔직한 마음을 얘기했을 뿐이야.
[후지타 카나]으흥, 널 콘서트에 불러 버려서 평소보다 좀 더 긴장되긴 하지만, 옳은 선택이었어!
[player]음? 내가…… 카나를 긴장하게 해?
[후지타 카나]훗, 왜냐면 넌 내 최고의 팬이니까. 그러니까 팬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 더 잘 해내야지.
[후지타 카나]이렇게나 확실하게 말했는데도 아직도 왜인지 모르겠다면, 역시 너무 둔. 한. 걸. 까. 나.
소녀가 갑자기 내게로 가까이 다가온다. 입술 끝에 은은한 미소를 머금곤, 코 끝은 이미 내 뺨에 거의 닿을 정도까지 와 있었다. 그녀는 마치 재미있는 무언가를 찾기라도 했다는 듯, 눈을 반짝이며 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카나가 나를 그렇게 뚫어지게 쳐다보자 부끄러워진 나는, 다른 곳으로 주의를 돌리기 위해 카나의 눈을 피했다.
[후지타 카나]저기, 내 말 좀 들어봐 PLAYER. 언제까지 그렇게 내 손을 잡고 있을 거야?
청초한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자, 난 방금 전에 억눌렀던 카나의 손을 아직도 놓고 있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얗고 부드러웠던 소녀의 피부가 빨갛게 변해 있었다.
[player]우앗…… 미, 미안!
[후지타 카나]풋.
그녀의 웃음소리가 방울처럼 대기실을 울렸다. 소녀의 눈이 보기 좋은 반달 모양을 만들며, 앞선 망설임들을 떨쳐내고 다시 활기를 띠었다.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이 정도라면…… 매니저가 요구한 '휴식'의 조건에 어느정도 맞춘게 아닐까!
콘서트가 이제 곧 시작된다. 팬들이 서서히 입장하자 카나와 그룹 멤버들은 마지막 준비를 시작했다. 그리고 메이크업에 들어가기에 앞서, 그녀는 기대감을 주기 위함이라는 명목으로 날 분장실에서 쫓아냈다.
나는 웃음을 가득 머금고, 그녀의 뜻에 따라 관중석으로 돌아갔다. 현장엔 이미 상당히 많은 팬들이 입장해 있는 상태였고, VIP석은 좌석의 쾌적함을 위해 간격이 비교적 넓은 편이긴 했지만, 모두의 토론 분위기에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새로운 사람이 다가오자, 팬들은 자연스럽게 날 대화에 참여시켜 주었다.
[팬 A]하이. 낯이 익은데, 혹시 우리 어디서 만난 적 없었나?
[팬 B]나도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음, 아, 생각났다! 어떤 각도에서 보면, 전에 카나랑 스캔들이 났던 그 '애인'이랑 비슷한 것 같기도.
[player]크흠흠, 분명 잘못 봤겠지. 내가 워낙 흔하게 생겨서.
팬들의 칼 같은 눈이 나를 압박하고 있었다. 그리고 난 애써 침착한 척을 하며 제발 그들에게 들키지 않기를 기도했다. 하지만 다행히 진짜로 내가 스캔들의 주인공이라고 믿는 사람은 없었고, 모두 하하 웃으면서 자연스럽게 화제를 넘겼다.
[팬 B]하하, 생각해 보니…… 진짜 그 '애인'이란 사람이 부럽긴 하네. 카나쨩이랑 그렇게 가까이 있을 수 있다니.
[팬 A]그렇게 따지면, 난 캣챗의 그 '신비한 사람'이 더 부러워.
[player]'신비한 사람'?
[팬 A]모르는 거야? 카나가 캣챗을 올릴 때마다, 항상 어떤 신비한 계정의 댓글이 간택을 받고 있잖아. 그래서 다들 이 계정의 주인을 '신비한 사람'이라고 부르고 있어.
[팬 B]내가 전에 '신비한 사람'의 댓글에 첫 번째 댓글을 단 적이 있는데, 카나쨩이 좋아요를 눌러 줬었어!
팬 C
[팬 C]나도 나도. 음, 그 녀석은 진짜로 부러워 죽겠다니까!
[팬 A]근데…… 너는?
몇 개의 눈이 날 노려보기 시작하자, 겨우 진정되었던 심장이 결국 다시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모두에게 내가 그 '신비한 사람'이란 사실을 들키지 않기 위해, 난 이어서 대화에 장단을 맞춰 나갔다.
[player]나, 나도 그 '신비한 사람'이 엄청 질투났어. 그 녀석한테 빙의라도 해서 카나랑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네.
[팬 B]역시 같은 팬끼리는 통하는 법이지!
나의 말에 공감이 되었는지, 앞줄에 있던 팬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나의 손을 붙잡곤 우산 한 자루를 건넸다.
[player]이건……
[팬 B]으아아앗, 조심해, 살살. 이건 카나쨩의 친필 사인이 들어간 우산이야! 네가 진심으로 카나쨩을 좋아하는 팬 같아 보여서, 아쉽지만 주는 거야.
[player]이런 귀중한 선물을!
[팬 B]하하, 이 사인이 들어간 우산에는 특별한 스토리가 있어. W.I.N의 첫 앨범이 발매됐던 때에 시 전체에 정전이 일어났었는데, 그 사건 때문에 모처럼 나온 앨범도 조명을 못 받았었지.
[팬 B]그리고 그 후로 그룹에 어떤 징크스가 생긴 건지, 앨범을 발표할 때만 되면 무슨 사건이 일어나는 거야. 카나쨩도 자주 언급하잖아, '만년 2등'이라고.
[player]후후, 뭔지 알아! 절망적인 징크스가 어쩌다 보니 컨셉이 되어 버린 거지, 카나도 분명히 답답했을 거야.
[팬 B]이 우산은 처음에 열린 앨범 사인회에 비를 뚫고 찾아갔을 때 카나쨩의 어떤 팬분께서 주신 거야. 그녀가 말하길, 이건 카나쨩이 준 우산이라고 하더라고. 카나쨩은 이 우산이 팬들의 비바람을 막아 주고, 서로를 도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어.
[팬 B]너랑은 모처럼 인연이 닿았으니까, 이 우산을 주도록 할게. 너도 만약 나중에 인연이 닿는 사람을 찾게 된다면, 이 우산을 건네 줬으면 좋겠어.
카나를 시작으로, 아이돌을 좋아하는 이 사람들은 이렇게 서로에게 선한 영향력을 전달하고 있었다. 어쩌면, 이것이 바로 아이돌의 존재 의미인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우산을 전해 받으면서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는 이 아름다운 일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한명의 계승자가 되었다.
기다리는 시간이 즐거운 대화로 인해 금세 흘러갔다. 이어서 무대 위의 거대한 화면이 내려오며 세 명의 아이돌이 인터뷰를 하는 장면이 띄워졌다. 레인보우 콘서트의 막이 오른 것이다.
[후지타 카나]아이돌이 된 계기 말인가요…… 처음엔 그냥 오락실에서 놀다가 캐스팅 당한 것 뿐인데…… 하하, 하지만 무대에 서게 된 그 순간에 알게 됐어요. 난 이곳을 사랑하는구나.
[아카네]많은 멜로디를 썼거든요, 더 많은 사람에게 들려 주고 싶었고……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 주길 바랐어요.
[후지타 카나]음, 그룹에 처음 들어오게 된 건 저였는데, 사실 불안했어요. 하지만 다행히도 아주 좋은 멤버들을 만나게 되었죠.
[미야]카나와 아카네를 만난 건 정말, 정말 큰 행운이었어요.
[아카네]W.I.N…… 은 저와 모두의 시작점이에요.
[후지타 카나]오늘날까지 저와 함께해 주신 모든 여러분들께 감사해요, 여러분이 저를 예전보다 더 나은 후지타 카나로 만들어 주셨어요.
[미야]팬분들의 존재가 알게 해 줬어요. 나의 노력이, 정말 보여지고 있다는 걸.
[아카네]그러니까, 노랫소리로 보답하는 것만이 제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이에요……
웅웅──웅──웅웅──
사전 인터뷰가 끝나자, 기타 소리가 울려 퍼지며 콘서트의 시작을 알렸다. 강한 비트가 깔린 음악이 장내를 가득 채운다. 그리고 모든 조명이 무대를 비추자 W.I.N의 멤버들이 드디어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팬들 앞에 등장했다.
팬들
[팬들]W.I.N! W.I.N! W.I.N!
[후지타 카나]들어봐, 별들이 구름을 밟고 서서히 다가오고 있어……
소녀의 경쾌한 목소리가 마이크를 통해 공연장 구석구석에 스며들어,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었다.
곧이어 조명과 입체 영상이 어우러져 무대 위에 거대한 별 무리가 만들어졌다. 카나, 미야, 아카네는 그 별들을 밟으며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 모습은 마치 인간 세계에 내려온 요정들 같았다.
그 모습만으로도 이번 콘서트를 위해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었다. 안무와 무대 디자인, 그리고 스타일까지 흠잡을 곳이 없었다. 모든 것이 나를 포함한 팬들의 기대를 아득히 뛰어넘고 있었다.
[후지타 카나]별빛이 떨어져, 누구의 눈으로 들어갔을까──
[팬 A]끄아아아아아아아아── 카나가 나한테 윙크를 날렸어! 헉헉, 심쿵…!
[팬 B]카나쨩, 영원히 응원할게!
[미야]외로운 별 사이, 만남은 하나의 기적인걸──
[팬들]오우!
[아카네 ]연약한 별빛아, 서로의 마음을 비춰 줘──
[팬들]오우!
[W.I.N]믿어야만 해, 모든 건 사랑의 증표잖아──
[팬들]오우!
3인이 함께 부르는 오프닝 곡이 끝나자 콘서트 장은 흥분에 휩싸였다. 팬들의 응원과 함성이 파도처럼 몰아친다. 이런 뜨거운 분위기 속에서 과연 누가 이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 모두들 응원봉을 휘두르며 자신이 사랑하는 가수를 향해 함성을 치며 분위기를 뜨겁게 만들었다.
무대 위에서의 카나는 눈부셨고, 주위의 팬들은 격렬한 감동을 경험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순간 나의 마음속엔 말로 설명할 수 없는약간의 괴로움과 야속함이 느껴졌다.
무대와 관중석 사이의 거리가, 마치 나와 카나의 사이를 무한히 갈라놓는 느낌이었다. 이제야 깨달았다. 자신과 최고의 아이돌인 카나와의 거리는 사실 이렇게나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을. 단지, 카나가 내 앞에서는 보통의 고등학생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기에 눈치채지 못했던 것 뿐이었다.
카나에 의해서 그녀의 영역으로 끌려들어 온 나, 하지만 그런 나조차도 다른 사람의 눈에는 그저 수많은 팬들 중 하나일 뿐인 것이다.
[player]카나는 원래 나만의 아이돌이 아니잖아……
[MC]모두 절 향해 큰 소리로 말해 주세요. 카나, 미야와 아카네의 목소리에 빠져 있는 게 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요.
[팬들]와아아~
[MC]다들 W.I.N이 나왔을 때보다 반응이 차가워지셨네요. 하하, 이해합니다. 제가 나올 땐 항상, 콘서트가 이미 중반을 넘겼다는 의미니까요.
[MC]하지만 어쩔 수 없답니다, 저도 무대에 올라야 하니까요. 개런티는 이미 받아 버렸고, 돌려줄 마음은 없거든요. 네, 잡담은 그만하겠습니다. 모두 큰 박수로 맞이해 주세요, W.I.N입니다!
[후지타 카나]헬로! 여러분! 최고의 아이돌, 카나예요! 오늘도 응원 잘 부탁드려요!
[미야]미야가 왔어요, Boom, Boom, 터뜨려 Sweet heart! 우리 모두 달콤하게 여름을 찢어보자!
[아카네]아카네입니다. 노래와 여러분, 모두 다 소중해요.
[MC]아, 모두들 제대로 응원봉의 색깔을 바꿔 주셨군요. 정말 대단합니다! 이제 게임에 들어갈 건데, 일등을 한 멤버에겐 “특별 보상”이 있겠습니다.
[MC]그럼 이제 관찰력과 상상력을 시험해 보는 게임을 해 볼게요. 바로! 그림으로 이름 맞추기!
[팬 A]카냐쨩 힘내!
[팬 B]카나쨩 파이팅, 우린 영원히 카나 편!
“특별 보상”의 유혹 때문이었을까, 카나는 게임에 굉장히 진지하게 임했다. 진행자의 조크에도 전혀 흔들림이 없어 보였다.
세 명 중 가장 어렸던 미야가 먼저 패배했고, 카나와 아카네는 점수가 1점 차이로 비등했다. 하지만 마지막 문제에서 결국 승자가 갈릴 것이다.
[player]음…… 이건……?
화면에 정답명이 나타났지만 그림은 도저히 눈 뜨고 볼 수 없을 만한 수준이었다. 나는 그 난잡하게 그려진 선들을 보며, 이 그림이 정답인 '영화관'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게 되었다.
화면에서 정답을 본 팬들은 크게 답을 외쳤지만, 귀마개를 착용하고 있던 카나와 아카네에겐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았다.
[MC]우선 설명드리자면, 이번 그림 맞추기에 제공된 그림은 모두 W.I.N의 글로벌 팬클럽 후원회에서 제공해 주셨습니다. 음…… 이 그림을 그려 주신 팬분이 오늘 현장에 와 계신지 모르겠네요?
[MC]카나와 아카네 씨에게 시간을 좀 더 드리겠습니다, 과연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인가.
두 사람 모두 화면 속에 나타난 그림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카나는 미간을 찡그리며 아득한 표정을 지어 보였는데, 그 순간 갑자기 무섭게 고개를 들곤 날 향해 도움의 눈길을 보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