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9,999코인을 갚는 거보단, 치오리 가방을 한 달 들어 주는 편이 훨씬 쉽겠지!
가방 드는 법을 배우고 싶습니다!
그 말을 꺼내자, 근처에 있던 쿠죠 리우가 날 무섭게 째려봤다……
[미카미 치오리]치오리의 가방 집사가 되기로 했으니, 특별히 이치히메를 만나러 같이 가 줄게.
[player]이치히메가 어디 있는지 아는 거야?
[미카미 치오리]당연하지! 세상에 치오리가 모르는 건 없다구. 흐흥!
이치히메에게 가는 길
치오리의 값비싼 곰돌이 가방을 대신 들고 이치히메를 찾으러 가는데…… 이 길, 왠지 익숙하다……
[player]여긴 혼천 신사로 가는 길 아냐?
[미카미 치오리]쇠 냄새날 거 같은 그 머리로 생각이란 걸 하다니, 치오리 놀랐어! 그야 당연히 혼천 신사로 가는 중이지. 그게 아니면 뭐겠어?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치히메가 납치당했다고 확신할 수 있는 근거도 딱히 없는 것 같았다. 그 쪽지도 어쩌면 누군가의 장난일 수도 있고…… 특히 치오리의 표정을 보니, 왠지 어떤 속임수에 당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혼천 신사
[???]주인, 어서 오라냥~
혼천 신사에 도착하자, 붉은 무언가가 쏜살같이 내 품속으로 날아들었다. 이치히메였다.//n어떻게 된 일인지 묻기도 전에, 이치히메에게 끌려 혼천 신사의 정원으로 왔다.
오늘은 왠지 혼천 신사가 좀 달라 보였다. 사방에 꼬마전구가 반짝이며, 이런저런 장식들이 잔뜩 걸려 있었고, 맛있는 음식 냄새가 풍겨 왔다. 그리고 이치히메는 뭔갈 기대하는 듯한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player]……
[이치히메]……
[이치히메]이상하다냥, 왜 이치히메를 칭찬해 주지 않는 거냥?
[player]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
[이치히메]그야 이치히메는 오늘 아주아주 대단한 일을 해냈기 때문이다냥!
[player]무슨 일?
[이치히메]이치히메가 아침에 육포를 먹고 있다가, 주인이 혼천 신사에 처음 왔을 때 아무도 환영회를 열어 주지 않았던 게 갑자기 생각나 버렸다냥!
[player]환영회?
[이치히메]그렇다냥, 다 같이 박수치면서 신입을 환영해 주는 그런 파티 말이다냥~
[player]그러니까…… 이게 날 위해 준비한 환영회라고?
[이치히메]주인이 생각한 게 맞다냥~ 이 환영회를 하려고 이치히메가 얼마나 열심히 계획을 짰는지 아냥? 거의 십 분도 넘게 고민했다냥~
[player]쪽지로 납치됐다고 속인 것도 환영회 때문이었어?
[이치히메]이건 환영회 계획 중에서도 이치히메의 야심작이었다냥. 만약 주인이 혼천 신사에 계속 있으면 신사를 꾸밀 수가 없으니깐, 멋진 아이디어로 주인을 꾀어낸 거다냥. 후후.
[player]그럼 그 공원 앞에 있던 화과자 가게는 뭔데?
[이치히메]역시 미키다냥~ 이치히메의 뜻을 잘 헤아려서 주인이 계산을 하도록 이끌어 준 모양이다냥. 먼저 배가 든든해야 주인을 위한 환영회를 준비할 기운이 나지 않겠냥?
[player]……반박할 수가 없네. 그럼, 시라이시 선배가 한 말도 진짜라는 거야?
[이치히메]이치히메도 곤란했다냥. 그 녀석은 정~말 보고 싶지 않았지만, 치오리가 그 녀석한테 먼저 돈을 빌려야 자기도 돈을 빌려주겠다고 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었다냥……
이치히메 목소리가 점점 작아지고, 귀와 꼬리는 축 처지기 시작했다.//n시라이시 선배로부터 돈을 빌린 건 정말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었던 모양이다. 이치히메 대신 돈을 갚아 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player]돈을 빌린 건, 이 장식들을 사려고 그런 거야?
[이치히메]아니다냥~ 이 장식들은 사업가가 협찬해 준 거다냥. 이치히메가 빌린 돈은 여기에 썼다냥~
이치히메는 침실로 달려가 엄청 큰 선물 상자를 꺼내 왔다. 잔뜩 기대하는 눈빛으로 날 쳐다보고 있었고, 열어 보니 무려 이치히메의 것과 똑같이 생긴 고양이 귀와 꼬리가 달린 잠옷이 들어 있었다.
[player]이거…… 나 주는 거야?
[이치히메]냐냥~
이치히메는 정말 기쁜 모양이었다. 눈앞의 값비싸고 조금은 부끄러운 잠옷을 보니 약간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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