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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죠 리우

category story ending Body bond level
미카미 치오리 스토리의 쿠죠 리우 쿠죠 리우 "와아~ 귀여워라!"
처음 보자마자 치오리를 와락 껴안고 쓰다듬는 이 여자아이의 이름은 '쿠죠 리우'이다. 엄마가 데려온 사람이긴 하지만 이쪽 세상은 모르는 다른 이웃들과 별반 다를 거 없어
보였다. 집의 화려한 장식을 보며 연신 감탄사를 내뱉고, 수많은 인형을 보며 다른 이웃들과 '같은 스타일'의 부러워하는 표정과 감탄을 내비쳤다.
흥, 어차피 이 사람도 다른 이웃집 애들처럼 부모님이 데려가서는 다시는 오지 않겠지!
"치오리, 이제부터 리우와 친구가 되도록 해. 이제부터는 리우가 너의 일상을 잘 돌봐줄 거란다. 그러니 둘이 잘 지내야한다?"
어머니는 치오리가 느끼는 위화감을 알아차린 듯했다. 손을 뻗어 치오리의 얼굴을 쓰다듬는 그녀에게서 아쉬움이 가득 묻어나왔다. 외과 의사인 어머니는 종일 메스를 쥐고 일
해야 하는 터라, 손가락이 다른 어머니들처럼 부드럽지는 않았다. 오히려 얕게 굳은살이 박혀 있어서 얼굴을 쓰다듬을 때면 따갑기까지 했다.
이런 친밀함이 오랜만이었던 치오리는 점점 긴장이 풀리기 시작했다. 그녀가 깨닫지 못하는 사이, 그녀의 작은 손은 이미 어머니에 의해 리우의 손에 잡혀있었다.
치오리는 바로 손을 빼려고 했지만, 리우의 손에서 느껴지는 어머니의 손과 비슷한 거친 감촉이 그녀를 망설이게 했다.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미카미 치오리는 어머니가 의사로서 지닌 책임감을 어렴풋이나마 이해하고 있었다. 어머니의 손이 주는 촉감은 아이에게 있어 가장 직접적으로 안정감을 느끼게 해주는 방식이다.
그래서일까, 쿠죠 리우의 이 두손이 든든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
"잘 부탁드려요, 치오리 아가씨. 우리는 아가씨와 메이드의 관계가 될 거에요!" 쿠죠 리우는 그녀의 손을 잡고서는 치오리의 망설임은 신경쓰지 않는 듯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
다.
병원에는 치오리의 어머니를 기다리는 많은 환자가 있었기 때문에 그녀는 두 아이가 친구가 된 것을 본 뒤 안도하며 급하게 자리를 떠났다.
우리 엄마는 대단한 사람이야. 미카미 치오리는 또 다시 떠나가는 부모님의 등을 바라보며 쿠죠 리우에게 말했다. "다들 그렇게 말했는걸. 엄마는 아주아주 많은 사람을 살려
낸 신님 같은 분이라고."
"신님은 어떤 분인데요?"
"바보야? 엄마가 신님 같은 분이면, 신님은 당연히 엄마 같은 분이겠지!"
"네! 치오리 아가씨!" 리우는 마치 영화에 나오는 메이드처럼, 치마자락을 붙잡고 고개를 까딱 숙였다. 하지만 꼬마애가 어설프게 따라한 것인지라, 우아하다기 보다는 우스꽝
스럽기까지 했다.
"하하하, 바보 같아. 그래서야 어떻게 치오리의 메이드가 될 수 있겠어?"
"에? 저는 안 되나요?"
"당연하지. 치오리의 메이드는 치오리처럼 대단해야 한다고!"
대단해야 한다면…… 어떤 식으로요?
흥! 대단한 메이드란 말이지… 치오리는 이전에 보았던 영화를 떠올리며 말했다. "당연히 차를 끓일 줄 알아야지."
그건 할 줄 알죠~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말이 끝나자마자 쿠죠 리우는 바람처럼 달려 나갔다.
"뭐, 뭐야! 덜렁거리기나 하고. 우아함이라곤 하나도 찾아볼 수 없잖아, 흥!"
하지만 미카미 치오리가 예상하지 못한 것이 있었는데, 쿠죠 리우가 가져다준 홍차는 정말 맛있었고, 거기에는 그녀가 좋아하는 우유까지 더해져있었다.
"차를 끓이는 정도는 아, 아무것도 아니라고! 그게 뭐 대단한 거라고, 흥!"
"치오리 님께서 원하신다면, 뭐든 열심히 배울게요!"
"나한테 아부해봤자 소용없어. 그런 말, 치오리는 벌써 천 번도 넘게 들었다고."
"아부가 아니에요. 리우는 치오리 님이 제일 제일 제일 좋은 걸요."
눈앞의 메이드가 지은 미소는 티 없이 맑았다. 치오리가 여태껏 봐 왔던, 속에 꿍꿍이를 품은 사람들과는……
전혀 달랐다…… 게다가, 방금 뭐라고 했지? 치오리를 제일 제일 제일 좋아한다고?
"흥! 이렇게 귀여운 치오리를 조, 좋아하는 건 당연하지! 기왕 이렇게 된 거 그럼 방법이 없겠어. 치오리 님 옆에서 이 치오리 님을 돌보는 걸 특별히 허락해줄게."
금발의 여자 아이는 눈시울을 붉히며 퉁명스럽게 고개를 치켜들었다. 방금 만난 메이드에게 감동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주 조금이지만 말이다.
'아주 조금', 딱 이정도가 치오리는 최대치라고 생각했다. 어디까지나 어머니 앞이었기에 그저 메이드라는 존재를 억지로 받아드리는 것일뿐, 친구로 받아드리지는 않았다. 물
론……
물론, 앞으로도 계속 치오리의 곁에 남아 있는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그해, 미카미 치오리는 5살이었고, 쿠죠 리우는 10살이었다.
絆レベル2